한 해가 마무리되고 비시즌이 되면 프로야구의 각 구단들은 선수들과 연봉계약을 하고 FA(자유계약선수)자격을 취득한 다른 구단 선수를 데려오기도 하는 바쁜 시즌을 보낸다.
하지만 이때 추운 겨울을 맞이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바로 FA자격을 취득했지만 오라는 구단이 없거나 아예 구단에서 재계약 불가 즉, 방출통보를 받는 선수들이다. 수십 년간 야구선수로 지내다가 소속팀이 없어진다는 것은 일반인이 직장을 잃은 것 이상의 상실감과 실패의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이렇게 방출통보를 받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인데 현역 선수로 뛰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아서 앞으로 구단에서 선수로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고 보거나 나이는 젊은 편인데 2군에서도 성적이 나오지 않아 구단에 기여도가 전혀 없는 경우이다.
그런데 얼마 후 이렇게 기존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가 1년 정도의 단기 계약으로 새로운 소속 구단을 찾는 기사를 보게 된다. 계약한 구단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체력적으로 1년 정도는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은 구단의 신인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에게 무언가 자극과 경험을 심어주기 위해서 데려오는 경우도 있다.
한때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팬들도 많았던 선수지만 나이가 들면서 예전의 기량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경우에도 올림픽 등 국가대표 경험이나 우승 경험이나 큰 대회, 중요한 경기에서의 경험들을 실전 경기가 아닌 훈련이나 수시로 후배들에게 전수를 해달라는 취지이다.
이처럼 무엇을 달성하거나 이루고자 할 때 목표에 부합하는 분야의 성공사례나 귀감이 되는 본보기를 선정해서 참고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좀 더 목료 달성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보여진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목표로 하는가?
그것은 바로 투자를 통해서 남들보다 나은 수익률을 거두고 궁극적으로 재무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드시 거창하게 ‘부자’까지는 할 수 없더라도 상당한 자산을 만들어서 여유로운 미래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공통된 목표일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현재 대한민국의 부자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떻게 투자를 하고 있고 어떤 투자에 관심이 많은 가를 알고 접근하는 것이 목표 달성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우리의 롤모델이자 본보기는 일단 대한민국의 부자들이라고 보고 이들의 모습을 살펴보도록 하자.
대한민국 부자들의 모습 엿보기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발간한 ‘2022년 한국 富者 보고서’에서 금융자산 10억 이상 보유한 개인인 ‘한국 부자’는 2021년 말 기준 42만 4000명으로 2020년 39만 3000명 대비 3만 1000명(8.0%)이 늘었고, 부자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도 2021년 말 기준 2883조원으로 전년 대비 10.1% 증가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한국 전체 인구에서 ‘한국 부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0.82%로, 2020년 대비 0.06%p 상승했고, 부자의 보유 총 금융자산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한국 가계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 4924조원 중 58.5%를 차지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국민 중에 0.82%의 사람들이 전체 자산의 58.5%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 부자는 서울에 45.1%인 19만 1000명이 살고 있으며, 경기 9만 4000명, 부산 2만 9000명, 대구 1만 9000명, 인천 1만 3000명 순으로 살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 한국 부자의 70.3%가 집중되어 있고, 수도권에서만 전년 대비 2만 2000명이 늘었다. 서울 내에서는 서초, 강남, 송파 등 강남 3구에 부자의 45.3%가 집중되어 있고, 전년 대비 5100명의 부자가 늘었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부동산자산은 2021년 말 기준 2361조원으로 추정되며,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2020년 전년 대비 증가율 18.6%에 이어 2년 연속 10%대였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지나친 양적완화정책과 저금리로 인한 시장의 유동성 증가로 인한 자산 가격 급등에 기인한 것이지만 2022년 들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인상이 이루어지면서 당분간 부동산 시장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2021년 부자 구분별 부동산자산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 부자 중 ‘자산가’의 부동산자산은 2020년 대비 2021년에 19.2% 늘어나며 최근 4년간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고, ‘고자산가 이상 부자(고자산가+초고자산가)’의 부동산자산은 2020년에 전년대비 33.5% 증가하며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고자산가 이상 부자의 경우 보유한 부동산자산 중 법인명의 부동산자산 비중이 높아 2019년 대비 2020년에 부동산자산 증가율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앞에서 한국은행 국민대차대조표,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대법원 부동산 등기부등본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 금융 자산은 2115조원(부자가 소유한 법인 자산의 이중합산을 방지하기 위해 부자가 소유한 부동산 법인의 주식규모인 768조원을 부자의 총 금융자산인 2883조원에서 차감), 총 부동산자산은 2361조원으로 추정했다. 한국 부자의 총자산 중 총 금융자산 비중은 41.2%, 총부동산자산 비중은 52.8%이었다. 이는 기타자산 6%를 제외한 비중이다.
2022년 부자 가구의 총자산은 금융자산 비중 38.5%와 부동산자산 비중 56.5%로 구성됐다. 금융자산 비중과 부동산자산 비중은 부자 가구별 자산 비중의 중간값으로 보았다. 부자 가구의 총자산 중 부동산자산 비중은 부동산 가격 상승영향으로 2021년까지 증가하다 2022년 들어 소폭 감소하는 모습이다. 일반 가구의 총자산이 금융자산 비중 16.1%와 부동산자산 비중 79.5%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부자의 금융자산 비중은 일반 가구의 2.4배 수준이다.
한국 부자의 자산 세부 구성을 보면 거주용 부동산 비중이 27.5%로 가장 크다. 이어 ‘유동성 금융자산’(14.2%), ‘빌딩/상가’(10.8%), ‘거주용 외 주택’(10.8%), ‘예적금’(9.5%) 순이었다. 2021년 하반기 이후 금리상승 및 주택경기 냉각, 주식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유동성 금융자산(+1.6%p)과 예적금(+1.4%p) 비중은 늘었다.
최근에 한국 부자들이 크게 관심을 두고 있는 자산관리 분야는 ‘국내 부동산 투자’(34.0%), ‘세무상담’(31.5%), ‘경제동향 정보수집’(30.0%)이었다. 올해 ‘세무상담’에 대한 관심이 늘어 2021년 3위였다가 2위로 한단계 올라섰다. 투자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수익 확대보다는 절세를 통한 관리에 관심이 증가한 때문으로 생각된다.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에 대해서도 지난해에 비해 한 단계 상승했다. 2021년에 비해 순위의 차이가 큰 분야는 ‘은퇴/노후상담’으로 2021년 5위에서 올해는 7위로 두 단계 떨어졌다.
부자들은 미래에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나름대로의 대응방안도 잘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가치 상승이 예상되면 달러를 매수하고 투자시장의 리스크를 검토해서 장기와 단기 투자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오히려 기회로 보고 투자관심 부동산 지역이나 물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정책변화를 관심 있게 보면서 향후 전망이나 투자가치 종목발굴이 습관화가 되어있다.
필자에게 질문을 하는 유형도 달라서 일반인들은 주로 ‘현재’를 바라보는 관점에서의 질문유형이 많고 부자들은 ‘미래’의 예상에 대한 질문과 자산운용의 변화에 대한 질문이 많다.
[프로필] 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현)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
(현)서울시민대학 사회경제분야 자문교수
(전)한미은행, 한국씨티은행 재테크팀장
<원문출처>
조세금융신문 https://www.tfmedia.co.kr/mobile/article.html?no=139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