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서기수 서경대 교수) 주식투자의 매매주체에는 흔히 개인과 외국인, 기관 투자자로 구분한다.
각종 주식 관련 보고서나 인터넷 사이트 등의 주식 관련 조회 메뉴에는 매매주체별 매수와 매도 종목에 대해서 표시해주는데 주식투자의 투자요소 중에 중요한 하나인 ‘거래량’과 함께 외국인들과 기관들의 주요 매수종목도 관심을 많이 받는다.
“아니 외국투자자들이 어련히 연구하고 분석해서 이 회사 주식에 투자했겠어?”
“그러게 말이야. 나도 어제 추적 매수했어. 이제 그들이 매도할 때만 잘 잡으면 되지 않겠어?”
외국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이 항상 높게 나오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외국인투자자들이 투자한 종목만 골라서 추격매수와 매도를 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물론 정확하게 주식을 분석하고 연구해서 투자가치가 높은 종목을 직접 발굴하는 것이 투자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겠지만 섣불리 누구에게 추천을 받아서 어떤 회사인지도 모르고 덥석 투자하는 것보다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와 매도 추격거래를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실제 2022년 상반기에도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수익률을 살펴보면 역시 외국인들의 수익률이 개인투자자들보다 훨씬 높게 나오고 있고 최근 10년 간의 기간으로 봐도 한 해도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넘어선 경우가 없다는 것은 명백하게 외국인투자자들의 탁월한 종목 선택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의 자료를 살펴보면 2022년 들어 상반기 기관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5%로 외국인(-12.3%)이나 개인투자자(-15.6%)보다 높았다. 기관은 KT 투자에서 수익을 내면서 그나마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지만, 개인투자자는 반도체와 IT 기술주 저가 매수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개인투자자들과 외국인투자자들의 투자 성적이 이처럼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가치있는 종목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능력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투자자들에 비해서 투자 전략과 분석 능력의 차이가 크고 개별 종목과 함께 투자의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감안해야 하는 글로벌 정치, 경제, 금융 시장의 동향과 환율 등의 흐름을 꿰뚫고 있지 않아서다. 그리고 개인투자자들은 습관적으로 추격매수를 하기 때문에 항상 ‘폭탄 돌리기’의 마지막 폭탄을 받는 경우가 많다.
즉,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들보다 개인투자자의 수익률 저조 이유에는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나 분석 능력, 위험 관리 측면에서 외국인이나 기관보다 낮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똑같은 현상이 발생했는데 한명의 개인투자자의 생각과 여러 펀드매니저나 기관의 자금운용 팀의 대응에는 당연히 큰 차이가 있을 수 있겠고 한 회사의 같은 공시내용에도 개인의 생각과 조직, 팀, 파트별로 회의를 통한 다양한 의견수렴과 전략을 수립해서 진행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다.
특히 개인이 합리적 위험 관리 방법인 손절매를 하는 경우가 드문 것도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이 낮은 중요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고 시장의 하락 시기에 대응전략이나 매도 타이밍을 잡는 경우에 개인투자자들의 개별적인 판단이 아무래도 투자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는 듯하다.
개인투자자의 투자행태에 대한 공통적 특징
자본시장 연구원의 보고서 중에 ‘국내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와 거래행태’라는 보고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개인투자자의 투자행태에 대한 공통적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직전 시점의 시장수익률이 높을수록 개인투자자의 거래량이 증가하고, 거래빈도가 높은 투자자 유형에서 이러한 관계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또한 거래빈도가 높은 투자자 유형에서 매수주식의 수익률이 매도주식의 수익률보다 낮은 경향이 뚜렷한데 개인투자자의 과잉확신 성향이 과도한 거래를 유발하고 투자성과를 저해하는 요인임을 보여준다.
둘째, 매수가격을 기준으로 주가가 상승한 주식을 매도할 확률이 주가가 하락한 주식을 매도할 확률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나, 개인투자자 거래에서 처분효과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처분효과는 투자경험이 부족한 투자자, 가치평가가 어려운 종목에서 현저하며, 처분효과가 강한 투자자일수록 투자성과는 저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셋째, 개인투자자는 외국인투자자나 국내 기관 투자자에 비해 복권형 주식을 보유하고 거래하는 비중이 높고, 특히 남성투자자와 연령대가 낮은 투자자에서 이러한 경향이 강하다. 복권형 주식 선호 경향은 낮은 분산투자 수준 및 높은 거래빈도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파악되며, 복권형 주식에 대한 선호가 높을수록 투자성과는 저조하다.
넷째, 종목별 순매수 개인투자자 비중은 일간 및 주간으로 양(+)의 시계열 상관관계를 보여 개인투자자의 단기군집거래 경향이 관찰된다. 단기군집거래 경향은 신규투자자와 연령대가 낮은 투자자에서, 그리고 투자자 관심도가 높은 주식에서 강하게 관찰되어 제한된 주의(limited attention)와 같은 행태적 편의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군집거래 이후 수익률 반전현상이 관찰되어 군집거래는 비합리적인 거래행태로 판단된다.
이상의 분석결과는 국내 주식시장 개인투자자가 다양한 행태적 편의에 노출되어 있으며 행태적 편의는 투자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사실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어떠한 호재성 소문에 우루루 투자를 한다거나 수익실현보다는 저가매수의 기회를 더 엿본다는 것으로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개선하느냐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수익률 향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료된다.
<원문출처>
조세금융신문 https://www.tfmedia.co.kr/mobile/article.html?no=132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