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스타트업 중 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유니콘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800곳에 달한다. 가장 큰 유니콘 기업은 틱톡을 개발한 바이트댄스(Byte dance)로 1400억달러의 가치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5곳 정도가 유니콘 기업에 해당한다.
유니콘 기업은 창업의 대표적 사례다. 유니콘 기업을 일군 이들은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런 기업가정신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천성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기업가정신은 후천적인 교육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많은 연구 결과가 보여준다.
선진국은 창업 교육에 많은 공을 들인다. 미국에는 창업 고교가 있다. 이 학교에서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도 스스로 자기 고용을 할 수 있는 인재, 경제생활과 사회생활을 독자적으로 해낼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한다. 방학 중에는 실리콘밸리에서 인턴을 하고, 재학 중에는 스타트업 프로젝트 수행이 의무이다. 특히 샤크탱크(Shark Tank·미국에서 제작·방영된 창업 오디션 프로그램) 형태의 교육으로 실전 능력을 키워준다.
핀란드는 모든 초·중·고교 필수과목에 기업가정신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스라엘 역시 체계적이고 세밀한 어린이·청소년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선진국은 아니지만 중국은 ‘대중창업 만인창신(大衆創業 萬人創新)’이라는 구호 하에 국가 차원에서 창업을 장려하고 있다. 창업단과대학만 300곳 이상이 있다.
그러나 한국의 창업 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대학에서는 비교적 활발히 창업 교육이 이루어지는 편이다. 그럼에도 창업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한다. 그러다 보니 창업 교육이 형식적인 측면이 많다. 일부 초·중·고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창업 교육을 하고 있고,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창업 프로그램도 있지만, 일반 국민이나 청소년의 관심 수준은 매우 낮다. 학부모들도 창업을 위험한 것으로 인식해 창업이란 단어만 들어도 거부한다. 한국의 창업 여건이 척박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글로벌 기준 스타트업 실패율이 5년 기준 50%, 10년 기준 70%인데, 한국은 5년 이내 실패율이 72%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창업 교육 강화가 해답이다. 첫째, 새로운 생각, 혁신적 사고,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질문 중심으로 교육을 바꿔야 한다. 1990년 팀 버너스 리는 개인들을 연결하는 수단이 될 것을 기대하고 플랫폼 월드와이드웹(www)을 만들었다. 이는 세상의 모든 것을 연결시키는 계기가 됐고, 여기서 파생된 스타트업이 무수하다. 구글도 월드와이드웹이 나왔기에 가능한 기업이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도 2001년 화성 오아시스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애플은 새로운 생각으로 세상을 바꾸었다.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ce)가 애플의 모토이고, 혁신의 상징이 되었다.
둘째, 유치원부터 초·중·고까지 체계적 창업 교육이 필요하다. 교과서 속 지식이 세상 지식의 전부는 아니다. 어릴 때부터 창업 교육을 통해 혁신성, 진취성, 위험 감수성, 자율성과 같은 기업가정신을 키워줘야 한다. 그리고 이런 창업 교육은 창업 마인드, 창업 스킬, 창업 실무가 적절히 조화되어야 한다. 셋째, 국가의 장기적 창업 교육 플랜이 필요하다. 이스라엘은 모두가 인정하는 창업 국가다. 유럽연합은 창업 교육 구상인 ‘오슬로 어젠다’를 통해 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국처럼 인구는 많고, 자원이 빈약한 나라에서는 창업만이 살길이다. 이를 위해 전 생애적 창업 교육 플랜을 세울 필요가 있다. 정부가 나서 창업 교육 국가를 선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원문출처>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opinion/contribution/2022/08/29/3VQBJ6RL75ASBBDP5DA54ZVO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