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수의 '세상에 나쁜 돈은 없다']
코스피등 투자지표 상관관계 분석해보니
미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 통설은 안맞아
러-우 전쟁·인플레·가계소비 영향 살펴야
미 연준의 '매파' 득세
최근 모 일간 신문 기사에 나온 자극적인 기사 하나가 눈에 띈다. 미국 중앙은행(Fed) 부의장에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조만간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미국 연준(Fed)의 대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통했던 그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돌아서자 당일 나스닥지수가 급락했다. 우리가 미국의 기준금리 조정 등 통화정책과 관련된 경제 기사를 보면 자주 눈에 띄는 단어가 ‘매파’(the hawks)와 ‘비둘기파’(the doves)이다.
보통 매파는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일 때 기준금리를 인상해서 시중에 퍼져 있는 통화를 거둬들이고 물가를 안정시키자는 ‘긴축파’를 의미하고 반대로 비둘기파는 경기를 부양할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려 시중에 돈을 풀어 유동성을 늘리자는 ‘완화파’를 의미한다. 두 주장의 중립적 입장을 가진 쪽을 ‘올빼미파’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에 매파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FOMC 위원들중 다수는 연준 목표치(2%)를 크게 웃도는 물가상승률, 인플레이션 급등, 낮은 금리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당장 50bp(1bp=0.01%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일단 ‘빅스텝’보다는 소폭 상승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강성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올해 기준금리를 3.5% 내외까지 올리려면 신속히 움직여야 하고 0.75%포인트 인상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최근 인터뷰를 했듯이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은 그 폭이 문제이지 당분간 오른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2004~6년 미 금리인상기에 한국 원화·주가도 올랐다
이렇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인식되는 시점에 최근 20여년동안 2회 있었던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의 투자관련 변수별 영향을 두 변수 간에 어떤 선형적 관계가 있는지를 분석하는 방법인 상관관계분석(Correlation analysis)을 통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미국금리(USA_R)의 인상에 따른 한국(KOR_R)과 유럽금리(EURO_R), 원달러 환율(EX_R), 코스피지수(KOSPI200)와 코스닥지수(KOSDAQ), 미국 다우존스 공업지수(DOW_IND), S&P500지수(SNP500), 나스닥(NASDAQ) 및 금(GOLD), WTI유가(WTI)등 각 변수는 서로 독립적인 관계이거나 상관된 관계일 수 있으며 이때 두 변수간의 관계의 강도를 분석해서 연관된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때 상관관계가 0<ρ≤+1 이면 양의 상관, -1≤ρ<0 이면 음의 상관, ρ=0이면 무상관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r이 -1.0과 -0.7 사이이면, 강한 음적 선형관계, △r이 -0.7과 -0.3 사이이면, 뚜렷한 음적 선형관계, △r이 -0.3과 -0.1 사이이면, 약한 음적 선형관계, △r이 -0.1과 +0.1 사이이면, 거의 무시될 수 있는 선형관계, △r이 +0.1과 +0.3 사이이면, 약한 양적 선형관계, △r이 +0.3과 +0.7 사이이면, 뚜렷한 양적 선형관계, △r이 +0.7과 +1.0 사이이면, 강한 양적 선형관계로 해석한다. 즉 기준변수(미국금리)의 움직임에 따라서 다른 변수가 +1로 갈수록 같은 방향으로 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이고 –1로 갈수록 반대방향으로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최근 20여년 간 미국은 두 번의 금리 인상기를 보이는데 첫번째가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2년 동안 0.25% 포인트씩 17차례에 걸쳐 4.25% 포인트 인상했다. 당시 금리 인상은 미국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이어졌고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두 번째 인상기는 2016년 12월 기준금리를 인상(0.25%포인트)한 후 2017년 3회(3월·6월·12월), 2018년엔 4회(3월·6월·9월·12월)씩 금리를 올렸다. 당시 미국 연준(FRB)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2018년 3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10년 7개월 만에 역전되기도 했다. 아래의 표는 첫번째 금리 인상기에 대한 주요 변수들의 영향을 나타내고 있다.
2020년 1월 1일~2022년 3월 22일까지 22년간의 변수별 데이터 분석.
X축의 첫 번째 지표인 미국의 기준금리(USA_R)에 대한 다른 변수별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한국의 KOSPI200과 KOSDAQ은 0.96과 0.92로 상당히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미국의 주요 지수인 다우존스와 S&P500, 나스닥의 상관계수인 0.8, 0.91, 0.83보다도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것이다. 금(GOLD) 가격에 대한 상관관계도 0.86으로 비교적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고 유가(WTI)도 0.9로 강한 양적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달러가치가 상승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원달러 환율(EX_R)은 –0.86의 음의 상관관계를 보여서 오히려 달러가치보다 원화가치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의 결과로 살펴보면 일단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해 국내주식시장과 금값, 유가는 모두 강세를 보여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달러가치와 원자재가격의 반대의 움직임'이라는 정설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원화가치의 상대적 하락으로 인해서 환율도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즉,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시장의 부정적인 이벤트가 다른 긍정적인 요소들로 인해 상쇄돼 시장은 오히려 활성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04년 당시 세계 증시는 이른바 ‘차이나 쇼크’의 후폭풍으로 크게 휘청거렸는데 2004년 4월 29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긴축을 천명하고 은행의 신규 대출을 사실상 동결해서 세계 주요 증시가 급락했고 국내 증시도 8월까지 20%나 하락했지만 이후 적립식펀드의 열풍과 국내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 외국인 자금의 유입세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시장은 활성화되었다. 유가는 배럴당 40달러를 돌파한 이후 3년간 100달러 수준까지 오르는 상승세를 보였고 원화가치도 오름세를 이어가 2005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2016~18년 미 금리인상기에 미 주가도 같이 올랐다
두번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기인 2016년 12월부터 2018년까지의 다른 변수별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한국의 KOSPI200과 KOSDAQ은 0.63과 0.6으로 첫 번째 인상시기보다는 약한 강도의 양의 움직임을 보였고 미국의 주요 지수인 다우존스와 S&P500, 나스닥의 상관계수는 0.93, 0.92, 0.94로 첫 번째 인상시기보다는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금(GOLD) 가격에 대한 상관관계는 0.094로 거의 유의한 상관관계라고 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고 유가(WTI)는 첫 번째 상승기인 0.9보다는 낮지만 비교적 강한 상관관계인 0.8의 결과를 나타내고 있어서 금리인상으로 인한 유가의 변화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원달러 환율은 첫 번째 미국금리 인상기와 같이 음의 상관관계지만 강도는 약한 –0.56을 보였다.
2016년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등 대외 악재가 발생할 때마다 코스피지수가 타격을 입었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국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기업 실적도 개선되고, 외국인 자금도 유입되는 긍정적 흐름이 있었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
2020년 1월 1일~2022년 3월 22일간 22년간의 변수별 데이터 분석.
통설은 증명되지 않는다...'미 금리인상 두려워말자'
이처럼 최근 두 번에 걸친 미국의 금리 인상시기에 대한 다양한 투자관련 변수에 대한 상관관계를 분석했는데, 일반적인 통설인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달러가치 상승으로 원달러 환율 급등이나 국내 주가지수의 하락,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국내외 경제 상황 호전으로 인한 주가지수의 상승과 함께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세가 이어졌고 원자재 가격은 수요와 공급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한 상승세를 확인했다.
따라서 2022년부터 향후 2년여간 이어질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지나친 걱정과 우려보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붕괴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계 소비의 영향,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장의 변화 등 다른 다양한 경제변수를 점검하고 향후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한 대응전략이라 할 수 있다.
※ 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는 경영학 박사(재무관리)로 한국씨티은행 재테크 팀장으로 17년 근무한 자산관리 컨설팅분야 전문가다. 현재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 전북은행 WM 사업부 자문교수 등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사이버PB 서팀장의 천만원부터 시작하기', '돈의심리 부자의 심리', '서기수의 부자특강', '꿈의 습관', '이명박 정부시대의 부동산 투자전략', '재테크 선수촌' 등이 있다.
<원문출처>
더칼럼리스트 https://www.thecolumnist.kr/news/articleView.html?idxno=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