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유는 섹슈얼리티를, 섹슈얼리티는 자유를 갈망하는가?”
19세기 황량한 미국의 서부 대륙을 떠돌던 자유를 펜으로 담아낸 시인 휘트먼, 20세기 불안한 파도처럼 꿈틀거리며 요동치는 욕망을 현대무용으로 창조해낸 이사도라 던컨, 성(性)을 해방시켜 옷에 녹여낸 21세기 패션디자이너 톰포드. 시대는 다르지만 이들 세사람의 자아를 관통하는 코드는 “자유와 섹슈얼리티”였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고전주의적 탐미 ‘그리스 문화’를 해체하면서, 개인의 자유로운 정서를 상징화시킨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러기에 지독한 섹슈얼리티는 파라오시스에서 출발해 보들레르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같은 공식의 증명을 2021년 5월28일 서경대학교 사진전 ‘說花: 꽃들의 이야기’에서 목격하게 된다.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모델연기전공 3학년에 재학 중인 신승호 신동인 황슬이 젊은 모델 3인방을 통해서이다. 이들은 파라오시스, 보들레르처럼 꽃을 성적 모티브로 삼은 의미심장한 예술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화보 속 젊은 남녀모델은 인위적이면서 기교적이지만 공허한 형식을 파괴하고, 반발한다. 그런데 이는 고대 그리스의 조각같은 기괴하고도 아름다운 파라독스로 재탄생된다.
긴 줄을 휘감은 듯한 그리스 옷을 걸친 반 나체 그대로, 구축된 섹슈얼리티는 ‘역동’ 그자체이다. 그러면서도 성공하는 예술가의 전제조건인 고급스러운 기호 안에 드라마틱한 상상을 불어넣는 테크닉을 놓치지 않는다.
우리는 이를 영감(Inspiration)이라고 부르고, 예술적 가치라고 부른다. 이것의 또 다른 이름은 재능이다.
<원문출처>
무비스트 http://www.movist.com/movist3d/view.asp?type=76&id=atc000000006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