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종합대학 내에 설치된 김일성 동상의 모습.
지난 1일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는 통일부의 허가를 받아 북한 김일성대에 대학생 교류를 제안하는 내용의 서신을 발송했다..
/연합뉴스
서언회는 김일성대 신문학과에 두 가지를 제안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선조들의 독립운동 정신과 조국통일 준비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북한에 있는 역사 유적지 등에 대해 공동취재를 진행하자는 것이다.
서언회는 "언론계를 이끌 남북 각 학생들이 교류함으로써 남북의 문화와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공동체 의식을 쌓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청년의 통일 담론을 이끌고 여론을 형성함으로써 통일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신을 마무리했다.
서언회 최의종 회장(25·건대신문 편집장)은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는 이때 미래 언론인끼리 교류도 하고 북한 답사도 해보자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김일성대와의 교류를 추진해왔다"며 "지난해 서울대 총학생회와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위원회 간에 서신을 교환한 사례가 있어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월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가 통일부에 제출한 ‘북한 주민 접촉 신청서'.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2009년에 설립된 서언회는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등 28개 서울권 소재 대학교 학보사들의 연합 조직이다. 지난해 11월 통일부로부터 북한 주민 접촉을 승인받았고, 이날 직접 김일성대 신문학과 학생대표자에게 이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남북한 대학생 사이에 서신이 오고간 적이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꾸려진 ‘서울대-김일성대 교류추진위원회’는 지난해 6월 "전격적으로 서울대와 김일성대의 만남을 성사하자"는 서신을 김일성대에 전달했다. 이에 김일성대 학생위원회는 지난해 8월 "통일 조국의 첫 세대는 바로 우리 청년 학생들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답문을 보내왔다.
다음은 서언회가 자신들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전문이다.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를 맞이하여 귀 단체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다가오는 해는 우리 민족 독립운동사에 시초가 된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일본제국주의에 저항하여 독립을 위해 외쳤던 목소리를 기념하고 기억해야할 해이기도 합니다.
일본제국주의에 저항하여 광복을 이룬지 이제 7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 민족은 휴전선이라는 벽에 부딪혀 분단의 아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휴전선을 기준으로 나뉘어져 왕래하지 못한 이산가족들도 이제는 세월의 바람에 이기지 못하고 있고, 함께 손 맞잡고 독립을 외쳤던 우리는 아직도 적대적 경계를 그만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판문점과 평양에서 남북의 정상들이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많은 노력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의 염원인 통일에 이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우리민족은 5000년 동안 함께 있다가 70년 잠깐 붙잡던 손을 놓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는 길이 어렵고 험준하더라도 우리가 잠깐 놓았던 손을 이제는 다시 붙잡기 위해 가시밭길은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이하 서언회)는 서울권에 소재하고 있는 건국대학교, 경희대학교, 고려대학교, 광운대학교, 단국대학교, 덕성여자대학교, 동국대학교, 동덕여자대학교, 명지대학교, 삼육대학교, 서강대학교, 서경대학교, 서울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서울예술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숭실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체육대학교, 한성대학교, 한양대학교 등 28개의 대학교 학보사들의 연합 조직입니다.
서언회는 2009년 설립된 이후로 2011년, 2014년,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공동취재, 일부 학보사 편집권 침해 관련 공동성명서 발표, 2017년 대통령 선거 후보 기자간담회 등 대학사회와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고자 여러 공동행동을 진행해왔습니다. 특히 우리 서언회는 미래의 우리 사회의 언론계를 이끌 인재들이 많습니다. 귀 단체가 신문학과로서 엄중한 보도윤리와 공정한 원칙으로 대중들의 알 권리 보장과 민생을 위한 인재들이 되기 위한 조직이라는 점에서 서언회와 공통된 점들이 많아 보입니다.
다가오는 우리 겨레의 안녕을 위해 우리가 손 맞잡고 함께 준비해야할 일들이 많습니다. 그런 일들을 조금씩 함께 하고자 본 서신을 보내드립니다. 우리 서언회는 이번 서신을 통해 귀 단체와 공동행동 2가지를 제안합니다.
1. 3.1운동 100주년 기념 선조들의 독립운동 정신과 조국통일 준비에 관련 토론회 개최
2. 남북에 소재되어있는 선조들이 남긴 역사 유적을 비롯한 일부 지역 공동 취재
위와 같은 2가지 제안사항에 대한 고민과 긍정적인 검토를 부탁하며 답신을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위 같은 기회로 언론계를 이끌 남북 각 학생들이 교류함으로써 남북의 문화와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남북공동체 의식을 쌓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또한 청년의 통일 담론을 이끌고 여론을 형성함으로써 통일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201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하며 조국 통일을 위해 한발자국 나아가는 역사적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9년 1월 1일
<원문 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02/201901020188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