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1차적 원인은 학생 수 감소다. 교육부가 2021년까지 38개 사립대가 폐교할 것으로 발표할 정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앞으로 100개 이상의 대학이 사라질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학생 수 감소는 곧바로 대학의 재정부족으로 이어져 대학경영을 어렵게 한다. 이럴수록 대학교육의 질을 높여 한국대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야 한다.
취학률 높지만 경쟁력은 낮아
그러나 최근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가 한국의 교육경쟁력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대학교육과 경영교육 모두 40위권에 머물고 있다. 세계경제포럼도 한국이 고등교육 취학률은 세계 1위지만, 고등교육체제의 질이나 경영교육은 50∼60위권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년 더타임스가 발표한 세계100대 대학을 보면 한국은 서울대(63위)와 성균관대(82위) 2개가 진입해 있다. 이를 아시아와 비교해보면 칭화대 22위, 싱가포르국립대 23위, 베이징대 33위, 홍콩대 36위, 도쿄대 42위로 순위나 경쟁력에서 우리보다 한수 위다. 대학이 당면한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파고 앞에서 교육패러다임의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학내부의 학과주의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새로운 시대에 대한 대응도 부족하다.
대학이 처한 이런 상황 속에서 교육부는 얼마 전 2018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결과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 우대라는 말과 지방대학 차별이라는 말이 동시에 나온다. 물론 평가결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입장이 있을 수 있다. 다만 현재는 어떻게 하면 우리 대학이 안고 있는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 평가를 바라봐야 한다. 학생 수 감소에 대응하되 대학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평가 방안이 무엇인지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어떤 대학이 좋은 대학인지, 미래사회 인재양성에 적합한 모델은 무엇인지 탐구가 필요하다. 이제 기존의 대학교육 패러다임으로는 대학자체의 생존이 어려울 수도 있다. 기존의 모델을 뛰어넘는 새로운 대학들 예를 들면 미네르바대학, 에꼴42 등이 출현하고 있다. 우리는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이는 대학평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문제다.
둘째, 대학평가과정에서 한 대학의 교육의 질을 정확히 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공정성이나 객관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실제 필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 물론 평가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객관성은 필요하다. 그러나 한 대학의 교육의 질은 절차의 객관성만으로는 측정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유연하고 혁신적인 문화 필요
셋째, 현재의 평가를 통한 대학구조조정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현재는 위법성이 없다면 퇴출이 용이하지 않다. 또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대학도 어떻게든 평가만 잘 받으면 연명가능성이 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다. 대학은 사회발전의 척도다. 대학교육의 질이 낮아지면 사회발전의 질도 낮아진다. 국가발전도 정체된다. 이제 대학교육 패러다임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유연하고 혁신을 받아들이는 대학문화의 창조도 필요한 때다.
< 원문 출처 >
한국교육신문 http://www.hangyo.com/news/article.html?no=86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