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사전적 정의는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인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인문대는 취직이 안 된다.”, “인문학을 전공해서 어디에 쓸 수 있냐?”라는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었을 것이다. 인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도 내가 이 학문을 배워서 과연 취직은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이런 의문들을 증명이라도 하듯, 입학자원의 감소라는 당면문제 앞에 인문대학의 입지는 날이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인문대학의 정원을 감축하기도 하는가 하면, 일부 대학은 인문대학을 아예 없애버리기도 했다. 우리 대학에도 인문학을 배우는 인문과학대학이 개설되어 있지만, 입시생 수 감소라는 현안에 직면에 인문대학의 총 정원이 200명 안팎으로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 인문과학대학의 굳건함은 타 대학과 다르다. 인문과학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국제비즈니스어학부, 아동학과, 문화콘텐츠학과는 인간 본질의 정수를 탐구하는 인문학의 토대 위에 실용성과 특성화의 가치를 함께 담아 사회가 필요로 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취업과 인문학의 탐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훌륭한 인재들을 사회로 배출하며 그 입지를 탄탄히 다져나가고 있다. 만약 “인문대는 취직이 안 된다.”, “인문학을 전공해서 어디에 쓸 수 있냐?”라는 이야기에 아직도 의문이 드는 학생들이 있다면 이후 소개할 서경대 인문과학대학을 졸업한 선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우리 대학의 아동학과는 ‘믿고 뽑는 서경대 아동학과’라는 말이 보육현장에서는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로 어린이집 보육계의 브랜드가 된 학과이다. 서경대 아동학과는 생애발달 관점에서 아동의 발달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심리, 교육, 사회학적 측면에서 체계적으로 연구하며 아동의 발달 특성과 아동을 둘러싼 가정과 사회 및 문화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교육함과 동시에 실습과 현장 경험을 통해 영유아 교육 및 보육, 가족 관련 전문인을 양성하고 있다.
상담 중인 김지연 원장
소유진 학생기자 : 안녕하세요, 선배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지연 원장 : 안녕하세요, 저는 서경대학교 아동학과 02학번으로 2006년 2월에 졸업한 김지연입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반갑습니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지연 원장 : 네, 저는 현재 직장보육시설인 을지로푸르니하나금융어린이집 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의 임직원들 자녀를 위한 보육시설로 푸르니보육지원재단에서 교육적 지원을 해주고 있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라는 표현에서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보육교사가 꿈이셨나요?
김지연 원장 : 네, 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장래희망이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유치원 교사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준비했고, 서울 시내 대학 중 아동학과, 유아교육과만 지원했습니다. 아동학과에 입학하여 아동의 발달에 대해 공부하고, 건강한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게 되면서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되었어요. 공부를 마치고 현장에 취업하여 재학 중 아이들과 같이 생활하며 공부했던 실무경험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었고, 인간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과정들이 참 즐겁게 느껴졌고, 지금도 참 재미있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네, 정말 직업에 대한 애정이 넘치시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한 보육기관의 원장님까지 되셨나요?
김지연 원장 : 학과공부를 마치고 바로 대학 부설 어린이집에서 7년간 근무를 하였고, 보다 나은 교사가 되기 위해 더 고민할 수 있고, 내가 가진 교사로서의 꿈을 실현해볼 수 있는 직장을 찾기 위해 이직을 하였습니다. 이직한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평교사로 지내고, 중간관리자의 역할도 수행하다보니 현재는 한 기관의 책임자로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오랜 기간동안 일하시면 이 자리까지 오르시게 되신 거군요. 초기에 일하실 때는 힘드시지 않으셨나요?
김지연 원장 : 네, 힘든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학교에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희 학교는 6주 동안 실습을 해야 보육교사 자격증이 나오는데, 다른 보육기관에서 서경대에 협조 요청이 오면 학생들이 바로 현장으로 투입되어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되요. 그런 점들이 도움이 됐고, 또 혼자 해결하기 힘든 점이 있으면 교수님에게 도움이나 조언을 구할 수 있어서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저희 학교 교수님들께서도 아동학계에서 영향력 있고, 훌륭한 역량을 가지신 분들이셔서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역시 이래서 믿고 뽑는 아동학과라는 말이 있는 거군요. 그렇다면 학과 자랑 한 번 부탁드려요!
김지연 원장 : 제가 아동학과를 다니면서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근본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수업이 많았고 아동모의 수업, 행동지도 발달 관련된 수업 등이 있어서 아이들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어요. 이밖에도 종이접기 소모임, 풍선아트 소모임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능력을 기르기 위한 소모임에 들어가서 직접 강사님께 배워도 보고, 자격증까지 취득해서 현장에서 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또, 제가 졸업한 아동학과는 저처럼 어린이집 교사나 유치원교사, 혹은 상담사 등을 목표로 하기도 하지만, 제가 공부를 하며 가장 좋았던 것은 아동학의 여러 전공수업을 들으며 나의 아동기, 청년기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또 지금까지도 학부 때 공부하며 생각했던 것들, 교수님들께서 들려주셨던 이야기들이 마음 속에 남아있고, 실제 현장에서도 많이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실무에 필요한 이론을 배우는 것을 넘어서, 자신도 돌아보게 된다는 점이 의미도 있고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아동학을 정말로 사랑하시는 것 같은데, 아동학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김지연 원장 : 네, 저는 무엇보다 아동학을 전공하고 어린이집에서 일하며 한 인간의 유년기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그들의 유년시절에 내가 굉장히 큰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하면 매우 벅찬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이렇게 아동학을 전공하여 누군가의 인생에서 의미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 참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저의 전공을 너무나도 좋아하고, 다시 대학을 가라고 해도 같은 전공을 택할 것입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된다는 점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현재 하시는 일과 인문대를 나온 데에 있어서 그 관련성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김지연 원장 : 저는 아동학을 전공하는 사람을 넘어서 아동을 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인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문학은 인간과 인간의 근원, 인간의 사상, 문화 등에 대한 가치를 탐구하는 학문이지요. 한 생명을 키워낸다는 것은 기술로만 되는 것도 아니고, 지식으로만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성찰을 통해서만 아동의 존재, 아동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고, 인문학적 고민 없이는 저마다 다른 특성을 가진 인간에 대해 적절하게 상호작용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교생활 중 배웠던 교육철학, 문화, 교육사 등 인문학 강의를 통해 인간의 특성에 대해 많이 고민해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네, 한 생명을 키워내는 데 인간에 대한 고민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 이러한 인문학이 실제로 도움이 되신 적이 있으신가요?
김지연 원장 : 원장은 아동과 교사, 학부모를 상대합니다. 원장으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에 인문학에서 중요시하는 문화와 사람에 대한 이해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그렇게 보육철학을 드러냄으로써 부모님들도 저를 믿고 맡겨주시더라고요. 또,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둔 보육철학으로 일상에서 아이들을 존중하면서 아이들을 살펴보면 아이들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됩니다. 단순히 성인입장에서 귀찮은 행동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입장에서 그 의미를 파악하고 아이들을 존중하니까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되더라고요.
소유진 학생기자 : 원장님께라면 정말 누구든지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처럼 인문학이 중요한데,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현재 학교를 다니는 인문대학 재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김지연 원장 : 저도 학생시절에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사회인이 되고 보니 대학시절이야말로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나의 인생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할 수 있는 시간, 내가 하고싶은대로 할 수 있는 시간들이지요. 특히 인문학을 공부하면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살지 않습니까?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취업도 중요하지만 ‘나’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마지막으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지연 원장 : 합격 소식을 듣고 지금은 없어진 ‘테디 하우스’라는 곳에서 학과 오티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 옆에 앉았던 처음 보는 친구와 지금도 가장 친하게 지내고 있고, 개강파티, 종강파티는 물론이고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했던 페리도 너무나도 생생한데, 제가 선배가 되어 이런 인터뷰를 한다는 사실이 참 감회가 새롭고 감격스럽습니다. 후배님들! 지금까지 공부하기 힘들었고, 취업 등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고민하느라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시겠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나의 젊은 날을 꼭 의미있게 보내고 즐기시길 바랍니다.<홍보실=소유진 학생기자>
아이들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있는 김지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