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스타일링 등 ‘공짜’
男선수들 ‘투 블록 컷’ 선호
“선수들 만족땐 피로 사라져”

▲ 여자 크로스컨트리스키에 출전하는 스웨덴의 에바 안데르손이
8일 평창선수촌 내 미용실에서 헤어 스타일링 서비스를 받고 있다.
8일 오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평창선수촌 미용실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평창선수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 서경대 헤어메이크업디자인학과의 교수, 석·박사 과정 학생 60여 명이 평창선수촌과 강릉선수촌에서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보조 스태프는 학부에서 전문적으로 미용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다.
선수촌 미용실에선 커트, 스타일링이 ‘공짜’다. 또 시중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염색이나 파마로 단장할 수 있다. 양쪽 선수촌에 하루 40명가량이 찾아오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손님이 늘어나고 있다. 고객의 남녀 비율은 반반. 한국의 미용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어서 만족감이 무척 높다.
스웨덴 크로스컨트리스키 여자대표팀의 에바 안데르손(19)은 머리를 조금 다듬고 헤어드라이어로 볼륨을 강조했다. 안데르손은 “기자회견이 있어 머리를 꾸미기 위해 미용실을 찾았다”며 “너무 마음에 들어 다음에 친구들과 함께 오겠다”고 말했다.
남자 선수들은 짧은 머리를 선호한다. 특히 옆머리는 짧고 윗머리를 조금 길게 남겨놓는 ‘투 블록 컷’이 선수촌에서 유행이다. 훈련하고 경기할 때 머리칼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 이탈리아 바이애슬론대표팀의 토마스 보르몰리니(27)는 “‘어떤 스타일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모자를 벗으며 헝클어진 머리칼을 보여줬다. 보르몰리니는 “이틀 전 방문했을 때 둘러봤는데 괜찮은 곳이어서 다시 찾아왔다”며 “훈련하는 동안 머리가 많이 자랐고, 올림픽이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기에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평창선수촌 미용실의 김유정 교수는 “핑크색으로 머리끝을 염색한 미국의 키칸 랜달(36·크로스컨트리스키)은 옆머리 한쪽을 짧게 밀고 오륜기 마크를 새겨넣었다”며 “여기서 머리를 다듬은 선수 중 금메달리스트들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영광스럽고 자부심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다양한 국적, 인종의 선수들이 찾아온다. 인종과 국적에 따라 모발이 다르기에 신경 쓰인다. 굵기는 물론 곱슬 정도가 다 달라 집중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스타일을 표현할 수 없다. 그래서 선수촌 미용실 봉사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와 스태프 전원은 사전에 ‘특별’ 교육을 받았다.
서경대 교수진과 석·박사 과정 학생들은 미용실 원장이거나 여러 곳의 헤어숍을 운영하는 전문 헤어디자이너들이다. 생업을 팽개치고 평창과 강릉으로 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두 곳 선수촌의 미용실을 총괄하는 진용미 헤어메이크업디자인학과장은 “미용실의 모든 근무자, 봉사자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길 바라고 있다”며 “먼 곳까지 왔기에 피곤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서비스를 받은 선수들이 활짝 웃을 땐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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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02090107203931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