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억 서경대 교양대학장 한중교육교류협회장
20년 전의 중국과 지금의 중국이 확연히 다르듯이 20년 전의 중국 교육과 현재의 중국 교육은 완전히 다르다. 필자가 중국에서 유학할 당시인 1990년대 초만 해도 모든 학문적 해석의 바탕은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이었다. 이제 20여 년이 흘렀고, 중국의 학문세계도 사상적으로 많이 개방되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된 지 3년이 흘렀다. 그 사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에는 부패와의 전쟁도 시작됐다. 부패 척결을 통해 중국몽(夢)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것이 바로 교육이다. 시 주석은 교육을 통해 부패와의 고리를 끊고 중국식 정신문명을 건설하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정신문명 건설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것은 바로 애국주의이다. 2014년부터 시 주석은 교육계에 이와 관련한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
중국은 신중국 건립 이후 홍(紅·이념이나 사상)과 전(專·전문성)의 투쟁을 거쳐 왔다. 시대에 따라 ‘홍’이 강조되기도 하고 ‘전’이 강조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시진핑 시기 중국은 ‘홍’을 과거보다 더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교육의 방향 역시 사회주의 이념이나 철학을 학교 교육 속에서 내재되도록 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다. 애국주의 교육을 강조함으로써 중국인으로서 단합하고 단결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볼 부분이 있다. 애국주의 교육은 바로 민족주의, 중화주의의 발로로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은 인접한 한국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강대국 틈바구니에 있는 한국으로선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만큼 중국 내에서 민족주의, 중화주의적 입장이 표출될 때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대처능력을 기르는 것이 요구된다. 중국이 사회주의 이상을 버릴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최고 집권자가 되면 보통 10년은 그 임기를 보장한다. 앞으로 7년은 시진핑 주석이 주도한다는 의미이다. 그 기간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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