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시스테마’가 서경대학교에 재현됐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시스템’ 이라는 뜻의 스페인어이지만,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뜻하는 고유명사로 통한다.
서경대학교 산학협력단 산하 서경음악교육센터(사업전담교수: 한정섭)는 9일 서울특별시와 『2016년 우리동네 예술학교 운영사업』 을 위한 운영총괄기관 협약을 체결했다. ‘우리동네 예술학교’란 서울지역 문화소외계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다. 오케스트라, 뮤지컬이 주요 과목이다. 이들의 감수성•창의성•예술성을 키워주고 이를 통해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사업이다. 대한민국 판(版) ‘엘 시스테마’인 셈이다.
우리동네 예술학교 운영사업이 처음 시작된 것은 아니다. 올해로 일곱 해 째다. 그럼에도 의미가 남다른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이 사업을 수행했다. 서울시 산하 예술단체가 맡아온 일이 이번에 처음으로 민간 대학으로 넘어온 것이다.
서경대 서경음악교육센터는 다수의 민간예술단체 및 대학들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이 사업의 총괄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자체 개발한 교재와 악보(512곡)를 바탕으로 사회취약계층 학생에 대한 음악 교육을 진행해왔고 ^초등학생용 음악교재를 개발했으며 ^연간 교육결과 발표회인 ‘하모니 페스티벌’ 을 주최하고 ^여름음악캠프 및 가족음악회를 여는 등 음악 방면의 노하우를 발전시켜온 그간의 노력을 인정 받은 셈이다.
올해 12월 말까지 진행될 프로그램의 총 사업비는 5억6280만원이다. 서경음악교육센터는 이 사업비로 서울시내 9개 자치구에서 진행되는 음악교육 프로그램 사업을 지원하고 감독하게 된다. 9개 자치구는 일정 부분의 사업비를 분담한다. 현재 9개 자치구 가운데 6개 자치구의 운영지원기관을 1차로 선정할 계획이다. 27일 신규지원기관에 한하여 나머지 3개 자치구의 운영기관을 공모한다.
‘엘 시스테마’는 1975년 경제학자이자 아마추어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설립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빈민가 차고에서 빈민층 청소년 11명으로 출발한 엘 시스테마는 2014년 현재 190여 개 센터, 26만여 명을 품에 안은 조직으로 성장했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세계 각국 음악인과 민간 기업들의 후원으로 엘 시스테마는 미취학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악교육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우리동네 예술학교 사업이 처음으로 민간 주도로 전환된 만큼 그 첫 기수를 맡게 된 서경대 산합협력단 서경음악교육센터가 대한민국 엘 시스테마 운동의 진원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