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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단가 치솟았지만 효과 입증 어려워
과감한 투자 꺼리는 건 아닌지 걱정돼

박재항 서경대 광보홍보영상학과 교수

박재항 서경대 광고홍보영상학과 교수 칼럼[박재항의 소소한 통찰] 슈퍼볼 광고에서 한국 기업이 사라진 까닭.jpg

미국 프로 아메리칸풋볼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중계에 광고를 집행하길 소망했다. 삼성전자가 주요 광고주인 광고회사의 미국 주재원으로 현지에 부임했을 때 얘기다. 당시 삼성전자는 일본 경쟁사들을 누르고 최고의 전자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미국 소비자들은 삼성을 ‘언더독’(약자) 이미지로 보고 있었다. 미국인들에게 달라진 삼성의 위상을 실감하게 할 무대로 슈퍼볼만큼 어울리는 곳이 없었다.

당시 30초짜리 슈퍼볼 광고 단가가 200만달러 이상이었다. 한화로 25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한국에서 1년 광고비로 25억원을 집행하면 제법 큰 광고주 행세를 한다. 그런 돈을 30초라는 순간을 위해 투자한다면 확실한 효과가 보장돼야 했다. 슈퍼볼 광고로 성공한 기업을 줄줄이 댈 수도 있지만 직접 광고와 성과 간 연관 관계를 증명하기는 힘들다. 심한 경우 기업 규모에 걸맞지 않은 슈퍼볼 광고 투자로 망했다는 기업도 꽤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과 2013년 연속으로 슈퍼볼에 광고를 집행했다.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슈퍼볼에 광고를 집행한 곳은 현대자동차였다. 현대차는 2008년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빠지지 않았다. 기아도 2010년 뛰어들어 코로나19가 휩쓴 2021년을 제외하고는 지난해까지 슈퍼볼 광고 개근생이었다.

현대차·기아는 2009년 전후로 이미지 면에서 2000년대 초 삼성과 비슷했다. 품질과 기술 수준이 오르고 매출도 늘고 있는데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다. 기존 이미지를 깰 파격적인 대형 무대가 필요했다. 2010년대 현대차·기아는 슈퍼볼 광고 후 여러 브랜드 영향력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 올해는 슈퍼볼 광고를 중단했다. 이유가 뭘까?

일단 급상승한 비용이 원인으로 꼽힌다. 슈퍼볼 광고는 올해 단가가 800만달러를 돌파했는데, 원화 가치가 낮아져 한화로 120억원에 가까워졌다. 작년만 하더라도 700만달러에 한화로는 93억원 정도로 계산했는데, 1년 새 20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글로벌 대기업이라 해도 지출에 따른 심리적 부담이 큰 금액이다.

올해 슈퍼볼 광고에 등장한 인물 중 가장 화제가 된 이는 83세의 배우 해리슨 포드였다. 30여 년 전 영화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의 주연 남녀 배우가 60대, 70대가 돼 영화 주요 장면을 재현해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최고의 평가를 받은 보험 광고 모델들은 80대인 대니 드비토와 70대인 아널드 슈워제네거였다. 젊은 이미지를 추구하는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성격과는 거리가 있다.

자동차와 같은 고가에 무거운 상품일수록 광고 효과가 매출로 이어지는 기간이 길다는 점도 슈퍼볼에 계속 참여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자동차업종은 전통적으로 슈퍼볼 광고의 큰손이었다. 2010년대만 하더라도 6개사 이상이 슈퍼볼 광고를 꾸준히 집행했다. 업종별 광고 수로 자동차는 맥주, 스낵류와 1위를 다툴 정도였다. 2023년 3개사로 확 줄었다가 2024년 전기차를 다투어 내보내며 4개사로 늘었다. 그런데 올해는 단 한 개사만 이름을 올렸다.

슈퍼볼 광고에 정답은 없다. 상황에 따라 집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슈퍼볼 광고 불참 결정이 브랜드 위상에 대한 자만이나 과감한 실행을 가로막는 보신주의적 행태로 내려진 게 아니길 바란다.

<원문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21466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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