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인간중심 설계하려면
디지털 기술이 일상 속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며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가는 가운데, 금융 서비스 역시 이러한 기술과 접목되어 새로운 형태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과 같은 첨단 기술들은 금융 서비스의 운영 방식뿐 만 아니라 소비자 경험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며, 효율성과 접근성을 증대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발전이 가져온 편리함과 효율성 이면에는 새로운 윤리적 과제들도 제기되고 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편향성, 개인정보 보호 문제, 데이터의 오남용과 같은 이슈들이 바로 그것이다. AI기술이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이들을 공정하고 투명하며 책임 있게 사용하는 것은 이제 금융 서비스의 핵심 과제이다.
AI 기반 금융 서비스의 3가지 특징
AI 기술이 금융 생태계에 적용되면서 금융 소비자와 금융 종사자(금융기관)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효율성, 보안성, 접근성 측면에서 AI기술의 적용은 혁신적이다.
▶효율성: 고객 및 직원 경험 개선 & 업무 효율성 개선
AI 기반의 챗봇(Chatbot)과 콜봇(Callbot)은 금융서비스의 효율성을 증대시킨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고객 상담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금융 소비자와 금융 종사자 모두에게 큰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계좌 잔액 확인 및 이체, 적금 상품 추천 등의 간단한 요청은 챗봇이 24시간 응대할 수 있다. 더불어 직원용 AI 매뉴얼 챗봇은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빠른 답변 등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며, 사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보안성: 금융 거래의 신뢰성 강화
AI는 금융 거래의 보안성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상거래감지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은 금융 거래에서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해 부정 행위를 예방하며, 고객 계좌를 보호하고 금융 거래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만 사용하던 신용카드로 갑작스럽게 해외에서 큰 금액을 결제하거나, 대량의 송금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경우, 또는 통화 내용에서 '대출', '송금', '계좌번호' 등의 특정 단어 사용 빈도가 급증할 때, FDS는 이를 감지해 즉시 이상 거래를 차단한다. 부정대출감지시스템은 허위 정보나 위조 서류를 탐지하여 신뢰도 높은 대출 프로세스를 가능하게 하고,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은 과거의 사기 패턴을 학습해 유사한 사기 행위를 탐지함으로써 보험 소비자와 보험사 모두의 손실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AI 기술은 금융 시스템의 보안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며, 금융 소비자와 금융 종사자 간의 신뢰를 공고히 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접근성: 자산관리의 대중화
AI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자산관리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며, 고객의 투자 접근성을 크게 개선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개인의 재무목표와 투자 성향을 반영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여, 전문적인 투자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도 쉽게 투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기존에 전문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중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퇴직연금 관리에 로보어드바이저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퇴직연금 시장이 활성화되고 고객들의 노후 준비가 한층 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인간중심’ 설계를 위한 AI 윤리
AI 기술은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도구’이다. 그러나 이 기술이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올바르게 사용되어져야 한다. 이는 기술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고려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윤리적 측면이 반드시 반영되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윤리적 기준과 원칙이 무시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① AI 윤리 부재가 초래하는 위험
AI 기술이 윤리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을 경우, 그 부작용은 매우 광범위하고 심각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의 악용 사례를 들 수 있다. 딥페이크는 고도로 정교한 AI 알고리즘을 사용해 인간의 음성과 얼굴을 조작하는 기술로, 이를 악용하면 금융을 포함한 사회 전반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원을 도용해 생체 인증 시스템을 속여 허위 금융거래를 발생시키거나, 조작된 영상과 음성을 통해 허위 정보를 유포하여 금융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딥페이크로 은행 임원이나 관리자의 음성을 모방해 가짜 지시를 내리는 경우 조직 내 혼란과 금전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AI 윤리가 무시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전형적인 문제로, 기술의 긍정적 활용을 저해하는 심각한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이 외에도 알고리즘 편향, 데이터 오남용 및 개인정보 침해 등은 AI윤리의 부재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들이다.
② AI 운영 주체가 준수해야 할 윤리 원칙
AI는 도구일 뿐이며, 그 개발과 사용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인간에게 있다. 이는 기술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유지하고, 데이터 오남용과 편향성을 방지하며,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결국 AI를 설계하고 활용하는 인간의 몫임을 의미한다. 윤리적으로 설계된 AI는 금융서비스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사회적 리스크를 줄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AI 시스템의 운영 주체는 기술이 올바른 방향으로 활용되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통제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윤리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 AI가 활용하는 데이터는 안전하게 관리되고 책임감 있게 사용되어야 하며, 개인정보 보호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 AI의 의사결정 과정은 설명 가능해야 하며, 알고리즘의 편향이나 차별 없이 모든 사용자에게 공평한 결과를 제공해야 한다.
→ AI가 내리는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고, 문제 발생 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 AI 시스템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보안 취약점을 사전에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 AI 기술이 신뢰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데이터 품질 관리, 실시간 문제 탐지, 고객 피드백 반영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금융 생태계를 위한 ‘AI 리터러시’란
AI 기술의 발전은 금융 서비스에 혁신을 가져왔지만,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 리터러시(AI Literacy)’가 필수적이다. AI 리터러시는 기술의 작동 원리와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더불어 단순히 기술적 이해를 넘어 AI가 인간과 사회에 미칠 영향까지도 고려하는 포괄적인 사고능력을 포함한다. 이는 금융 종사자와 금융 소비자 모두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이라 할 수 있다.
금융 종사자는 AI 의사결정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데이터 관리와 보안 강화를 통해 기술의 신뢰성을 유지해야 한다. 더불어, 기술과 인간의 협업을 통해 더욱 나은 의사결정을 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반면, 금융 소비자는 AI 금융 서비스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기술의 한계를 인식하며,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방법을 숙지함으로써 자신의 권리를 지켜야 한다.
이러한 양측의 노력은 기술이 긍정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가져오게 할 뿐만 아니라, 금융 생태계 내 신뢰를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결론적으로, AI 리터러시는 기술을 ‘인간 중심의 도구’로 올바르게 활용하도록 돕는 핵심 요소이다. 이는 AI 리터러시가 인간중심 설계(Human-Centric AI)를 지원하여 기술이 인간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원문출처>
FP 웹진
https://www.fpkorea.com/2014/kfpa_2015/sub/sub.asp?page=1&p_bm_key=320&p_bd_key=30916&bm_key=&bd_key=&p_section_v=&is_sch=&p_is_open=&kWt=&ykey=&k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