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석 서경대학교 물류유통학과 특임교수
교육기본법 제13조(보호자) 제3항에는 “부모 등 보호자는 교원과 학교가 전문적인 판단으로 학생을 교육·지도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존중하여야 한다” 또한 제14조(교원)제3항에는 “교원은 교육자로서 지녀야 할 윤리의식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에게 학습윤리를 지도하고 지식을 습득하게 하며, 학생 개개인의 적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즉 학부모와 선생님이 학생교육을 위해 지켜야 할 본분을 법으로 정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학교는 어떤가? 과거 같으면 사소한 장난으로 끝날 일을 지금은 학폭으로 신고하고, 친구에서 원수가 된다. 교사들은 친구와의 사소한 다툼을 늦은 밤까지 따져 묻는 전화민원에 시달리고, 매일 아침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아이를 깨워달라는 지나친 요구를 받는다. 학부모가 수업 중인 교실에 찾아와 차별했다고 학생들 앞에서 폭언과 욕설 후 폭행하는 등 교권 침해 사례가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초등학교는 1만9805건(전년 대비 4.7%↑), 중학교는 2만9007건(3.9%↑), 고등학교는 1만2273건(12.8%↑)의 학교폭력이 발생했다.
유형으로는 신체 폭력이 1만3587건으로 가장 많고, 언어폭력(1만1082건), 성폭력(3685건), 사이버폭력(3422건), 강요(1777건), 금품갈취(1772건), 따돌림(1701건) 순이었다.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영상물을 만들어 배포해 입건된 10대 청소년도 2021년 51명, 2022년 52명, 2023년 91명, 올해 1∼7월 131명으로 3년 새 2배 이상이 됐다.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를 입은 교사들은 교권보호위원회를 여는 것 외에 별다른 방안이 없다고 한다. 다행히 인천교육청이 발 빠르게 딥페이크 신종 범죄에 대한 예방·대응·사후 지원에 이르는 원스톱 통합 지원 시스템을 구축 운영했다는 보도가 반갑게 느껴진다.
과거의 선생님들은 엄격함 그 자체였다. 누구도 선생님의 훈육을 거역하지 못했다. 또한 부모님들은 자녀가 다투었다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우선 사과부터 하고 자기 자식을 먼저 나무랐다. 그러나 지금은 자녀 싸움이 부모싸움으로 이어진다. 오직 내 자식밖에 모르다 보니 양보와 용서가 없다.
이렇다 보니 교권은 무너지고 교사들은 학생들을 훈육하는데 자신감을 잃게 된다. 학생들은 괴롭힘을 당하는 광경을 보고도 모른 척하고 교사들은 이를 묵인한 채 소극적으로 대응한다. 왜냐면 교사가 폭력적인 학생을 제지하다 아동학대로 신고당하거나, 야단을 치다 감정적 학대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에 방해가 되는 학생을 교실 밖이나 뒤로 내보낼 수 있지만 그 이후에 학부모들이 아동학대로 고소하면 기소된 교사는 자동으로 정직 처분받게 되고 일자리를 잃을 수 있게 된다. 이렇다 보니 교사들은 아동학대범이라는 낙인이 두려워 학생훈육에 멈칫거리게 되며, 서로에게 달려들어 공격할 때도 개입을 꺼리게 된다. 정작 교실을 지키고 우리들의 자녀를 지도해야 할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한없이 작아지게 되는 것이다.
교권 추락의 상징이 된 '서이초 교사 사태'가 일어난 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학교 현장에선 '범죄' 수준의 교권 추락이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교권 침해 건수는 총 5050건으로 2019년(2662건)과 비교해 4년 새 1.9배 증가했다. 또한 학부모 요구로 교체된 담임교사도 지난해 79명이나 됐다.
모두 다 내 탓으로 돌리자. 그리고 우리 모두 반성하자. 학교에서 더 이상 학폭과 교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보자. 이제는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그런 학교가 되도록 우리 모두 함께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광석 서경대학교 물류유통학과 특임교수
<원문출처>
인천일보 https://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269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