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서경대학교 물류유통학과 특임교수
세계 친환경·미래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자율주행은 위급한 상황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 가능한 레벨4까지 발전하고 있다.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2500㎞, 5분 충전으로 16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세계 유명자동차 메이커들은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생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인천 부평에 있는 한국GM은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만 고집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2035년까지 배출가스 제로를 위해 하나둘 내연기관 생산을 중단하고 있지만 한국GM 부평공장은 친환경차 생산계획이 없다. 최근에는 부평에서 만든 트레일블레이저가 미국 소형 SUV 판매 점유율 톱3가 되었다고 들뜬 분위기다.
그러나 미 본토 GM은 테네시주 스프링힐시에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50%씩 투자한 축구장 35개 크기의 거대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올해 3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된 배터리는 한 번 완충하면 500㎞를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전기차인 캐딜락 '리릭'에 장착된다.
중국은 전기차 굴기를 내세우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최근 세계 전기차 시장은 중국의 BYD가 시장점유율 세계1위를 고수 하면서 테슬라를 앞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3위 지리, 세계5위 상하이자동차, 세계9위 창안 등 세계10위 안에 중국산 전기차 4개사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전기차는 아직 미국에 진출도 못 하는 상태다. 미국의 입장은 중국과 무역장벽을 세우지 않으면 중국의 파격적 저가 전기차 생산으로 미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은 무너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중국 저가 전기차를 따라잡지 못하게 되면 기업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정답은 한국에 있다. 우리나라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세계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업이 있다. 이처럼 한국의 세계적인 배터리 제조기술과 오랜 자동차 제조·생산 역사를 가진 한국GM 부평공장을 중국 BYD를 앞서는 아시아의 전기차 메카로 만들어야 한다. 미국 본토에서 생산해서 공급하는 물류비를 줄이고 아시아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가까운 한국에서 충족시키는 핵심기지로 활용해야 한다.
물론 GM 입장에서는 IRA와 반도체법을 통해 미국으로 모든 생산기업을 불러들이고 있는 정부 정책을 역행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벤츠의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벤츠 전체 브랜드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이 글로벌 5위다. 마이바흐는 대당 2∼5억 원대에 달하는 벤츠의 초고가 모델이지만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리고 있다. 특히 벤츠는 한국 소비자들의 고객 특성을 살피고 세계에 그 기준을 적용할 땐 실패 없다는 교훈을 얻고 있다. 그리고 벤츠는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배터리를 차량에 접목하는 등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런 벤츠의 판매전략처럼 GM도 한국의 세계적 배터리 기업들과 협업해서 부평을 통해 아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BYD를 능가하는 차를 만들 수 있다. 한국GM 부평공장 노동자들의 친환경차를 만들자는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한국에서 통하는 차를 만들어 아시아인들의 마음을 뺏어보자. 인천은 그동안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태동지이면서 한국GM 부평공장이 건재하다. 이런 이유로 GM의 아시아 전기차 생산기지로 도약할 수 있다. 성공 사례는 이미 벤츠가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원문출처>
인천일보 https://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255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