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미생물 40분 이내로 포집·농축 가능"
실내공기 생물학적 유해인자 감시대응 체계 [사진=한국환경산업기술원]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내공기 중 유해 미생물을 실시간으로 포집·측정한 후 진단·대응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황정호 연세대 교수와 서성철 서경대 교수 등 연구진이 실내공기 바이러스 자동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 지원을 받아 개발된 이 기술은 실내공기 중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 유해 미생물을 실시간 자동 포집·측정하고 진단·대응할 수 있는 국내 최초 기술이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플랫폼 시작품 제작을 완료해 본격 실증에도 들어간다.
프로토타입(시작품)으로 제작한 유해 미생물 자동측정 시스템은 다중이용시설 현장에서 자동으로 측정된 유해 미생물 데이터가 사물인터넷(IoT) 기반 관제 플랫폼으로 전송되고, 이 데이터 값이 안전관리기준 이상으로 확인되면 즉각적으로 대응한다. 대응 시나리오에 따라 환기, 공기정화장치 가동, 소독 등 조치를 내리도록 설계됐다.
현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의심되면 일정 기간 시설을 전체 폐쇄(셧다운)해야 하지만 이 기술이 적용되면 바이러스 저감 조치에 따른 농도 감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필요시 특정 부분만 폐쇄하면 된다. 운영 재개 시점도 신속히 파악할 수 있다.
연구진 관계자는 "실내공기 중에 매우 낮은 농도로 존재하는 유해 미생물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포집해 농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주로 사용되는 방법은 배양법인데 미생물을 분리·배양하는 데 시간이 24시간 이상 오래 걸리고 결과도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반면 연구진이 개발한 전 처리된 시료 속 유해 미생물을 측정하는 시스템은 40분 이내로 포집·농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비는 고정형 상시 측정기와 휴대용 정밀 측정기 2가지로 구성된다. 자동 투입된 시료와 측정기에 내재된 진단시약이 반응해 모두 1시간 내외로 정확하게 바이러스 검출이 가능하다. 또 측정값을 색깔로 표현해 직관적이다.
유해 미생물을 상시 감지하는 고정형 측정기는 '생체 감염 모사 나노구조체'에 기반을 둔 기술을 적용해 저병원성·고병원성 바이러스를 높은 효율(민감도 96%, 특이도 100%)로 측정할 수 있다.
휴대용 정밀 측정기는 기존 유전자 검출 방식에 유전자 가위 기술을 도입해 1시간 이내로 민감도·특이도 100% 효율로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다. 함께 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간편하게 측정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유해 미생물 자동측정 시스템은 2024년 경기 부천 시내 어린이집, 의료기관 등 15개 다중이용시설에 시범 적용하고 이후 부천시 다수 시설과 부산시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서성철 교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생물학적 유해인자 감시·대응 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혁신적인 시도"라며 "이번 기술 개발로 유해 미생물을 상시 감시하고 조기에 감염 여부를 파악해 확산을 최소화함으로써 국민 불안 해소와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