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모든 것들에 대한 모든 것의 도전


나라 안팎으로 비통한 소식들과 다사다난했던 일들이 끊이지 않았던 올 한해였다. 그래도 조금은 마음을 추스르고 다가올 새해의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된 까닭으로, 매서운 한파를 무색하게 할 만큼 뜨거웠던 카타르 월드컵의 감동을 다시금 음미해본다.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은 지난 남아공 월드컵 이후 무려 12년 만의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축구팬과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쾌거 달성의 원동력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도입한 빌드업(build-up) 축구라는 전술 변화와 성공적인 세대교체다.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빠르고 간결한 패스를 중심으로 공의 점유율을 높여 공세를 이어나가는 빌드업 방식은 강팀에서나 가능하지, 한국축구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었고, 전술을 원칙으로 삼은 선수기용 방식에 대해서도 고집불통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주목할 것은 거듭된 시행착오와 경질 위기에 처할 때마다 선수들은 벤투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지지를 표현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우루과이, 포르투칼, 브라질 등 세계의 축구 강호들과 당당히 맞서 싸워 온 국민의 가슴 속 깊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했다. 더불어 이강인, 조규성, 백승호 등 미래를 이끌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던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감동이 꼭 이어졌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정부조직법 개편안이다. 지난 10월 여성가족부 폐지,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청 신설, 국가보훈부 승격을 골자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첫 정부 조직개편안이 발표됐다. 이에 발맞춰 51개 부처별로 대대적인 직제 개편 시행 또한 예정이다.

정부 조직개편은 문민정부 이래 총 5번의 정부에서 평균 4회 이뤄졌고, 현 정부의 국정운영의 철학을 담은 의제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축구로 치면 이른바 핵심 전략과 전술을 입안하여 비전을 선포한 것과 같다.

어려운 대내외 상황 속에서 기민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조속한 처리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여성가족부 폐지를 둘러싼 여야의 견해차로 인해 그 협의 과정은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 된다. 더욱더 주목해야 할 문제는 부처의 통합과 분리를 반복하는 식의 조직개편이 오히려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내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며, 특히 MZ세대 공무원들을 둘러싼 조직 내 변화의 바람이다.

베이비붐 세대와 MZ세대 사이에 낀 이른바 X세대들이 공직사회의 중간관리자급으로 위치하기 시작하면서, ‘당연하다고 여겼던 모든 것들에 대한 도전’을 받고 있다. 공직사회는 조직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경직될 수밖에 없다. 근태는 물론이고 업무분장에 이르기까지 개인주의적 성향이 도드라진 MZ세대의 특성은 관계의 갈등을 넘어서 민감한 사항은 관여하지도 않고 책임지려 하지도 않는 ‘일탈’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주의할 것은 갈등을 편협하게 바라보는 시각이다. MZ세대의 공직사회 진출이 불러일으킨 세대 갈등에 조응하여 고압적인 분위기가 해소되거나 불합리한 지시 자체가 줄어들고, 응당한 개인의 권리를 찾아가는 현상들은 오히려 긍정할 것들이다.

결국 정부 조직 형태를 재단하는 마름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실제로 그 조직이 기능하게끔 하는 공직자들이며, 이들이 세대교체 과정에 직면해 있다면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조직개편안의 핵심 과제로 다뤄져야 할 것이다.

공직사회의 세대교체는 정책서비스의 대상이 되는 세대를 대내외 고객 관점으로 상정한 다음 투트랙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 바뀐 정책환경에 맞춘 틀을 갖추는 것이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반려동물 행정 수요에 발맞춘 농식품부의 동물복지정책국이나, 사회·인구구조 변화에 발맞춘 교육부의 인재정책실 신설 등은 정책서비스의 민감도를 높인 우수사례라고 꼽을 수 있다.

둘째, 공직사회의 변화를 세대 갈등으로 폄하할 것이 아니라 조직혁신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개인주의적 성향을 억지로 꺾기보다는, 명확한 책임 한계의 설정과 업무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체계의 마련, 인사 적체 및 부처 간 칸막이 해소나 근로 여건 개선 등 기존에 도외시 됐던 기대를 선진화된 기준으로 승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벤투호 4년의 결실은 새로운 전술 변화와 이 전술을 운용할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원동력이었다. 이를 되새기며 안으로는 공직사회의 신뢰를 얻고, 밖으로는 국민을 감동을 줄 수 있는, 과정과 결과 모두 성숙한 정부 조직개편안 논의와 처리를 기대한다.


한기영(서경대 교수) 415han@naver.com


한기영 서경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칼럼 뜨거웠던 월드컵의 감동을 되새기며 .jpg

<원문출처>
쿠키뉴스 https://www.kukinews.com/newsView/kuk202212160054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74210

[2023 정시특집/서경대학교] 대학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 대응…수업방식·교육과정 혁신 역량 집중 file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스포츠앤테크놀로지학과 신설…미래 융복합 과목 운영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플립러닝 방식 수업 가능한 첨단 강의실 구축 완료 고부가가치 창출 ‘산학 공동연구 기술개발’ 활발…다양한 미래 학생성공 지원...

[정시특집-서경대] 서경대식 학과·전공 특성화-취·창업 지원···자·타공인 ‘특성화 新명문대학’ file

특성화 교육과정, 차별화 교육으로 ‘성공적 사회진출’ 성과 ‘학생 미래가 대학 미래’라는 철저한 학생중심 교육시스템 <원문기사> Usline http://www.usline.kr/news/articleView.html?idxno=21425

서경대학교 뷰티테라피&메이크업학과, 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 공유회-‘스코블레 perfume & cosmetics 전시회’ 성료 file

‘향연(香緣)’ 주제로, Perfume 기획개발 11종 및 다양한 화장품 문안작성 프로젝트 선보여 12월 7일(목)부터 9일(금)까지 3일간, 서경대 5층 뷰티아트센터서  서경대학교 뷰티테라피&메이크업학과(학과장 김은숙)는 대학혁신지...

성북 정릉에 함께 어우러진 주민·상인·대학생 file

골목형 상점가 ‘웃음 장터’ 열려 서경대생 문화공연 축제 분위기 지난 9일 서울 성북구 정릉골 골목형 상점가에서 열린 ‘정릉골로 모이는 소담소담 웃음 장터’에서 서경대 학생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서울 성북...

한기영 서경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칼럼: 뜨거웠던 월드컵의 감동을 되새기며 file

당연하다고 생각한 모든 것들에 대한 모든 것의 도전  나라 안팎으로 비통한 소식들과 다사다난했던 일들이 끊이지 않았던 올 한해였다. 그래도 조금은 마음을 추스르고 다가올 새해의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된 까닭으...

서경대학교, COSTUME GALA SHOW ‘HUB 14’ PRIME TIME 성료… 조직위원장 무대패션전공 이지우 학우 인터뷰 file

<사진= 서경대학교 무대패션전공 인스타> 서경대학교 대학혁신지원사업 선정 통합형 공연예술 창의융합인재 양성 프로그램 COSTUME GALA SHOW ‘HUB 14’가 지난 12월 2일(금) 서경대 본관 8층 컨벤션홀에서 성공적으로 ...

서경대학교 뷰티테라피&메이크업학과 ‘향료학’ 수업의 ‘향(香)연(緣)’ 전시회 성료 file

서경대학교 미용예술대학 뷰티테라피&메이크업학과(학과장 김은숙 교수)는 ‘향료학’ 수업에서 제작한 다양한 향수를 12월 7일(수)부터 15일(목)까지 9일간 서경대 유담관 5층에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는 많은 서경대학교 학...

서울시, 대학 용적률 1,000%까지 완화…‘혁신성장구역’ 도입 file

서울시, ‘대학 도시계획 지원방안’ 12일 발표 창업·산학협력공간, 대학 R&D 시설 등 활용 서울시는 대학이 창업과 기술혁신의 거점으로 역할하도록 '도대학 시계획 지원방안'을 지난 12일 발표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한국과 일본의 달라진 음주 문화[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지난달 학교 연구소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주조 가즈오(中絛一夫) 원장님을 모시고 일본 전통 술과 한일의 음주 문화에 대한 강연회를 열었다. 행사를 마치고 회식 자리에 원장님이 두 병의 술을 가지고 오셨는데, ...

서경대학교 한불문화예술연구소,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학 언어교육원과 언어문화교류협정체결 file

서경대학교 한불문화예술연구소(CFCSK, 소장 최내경 교수)가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학 언어교육원과 12월 13일(화) 언어문화교류협정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금번 언어문화교류협정을 통해 언어, 문화, 교육 분야 교류 증진 및...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