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금기깨기' 주제 ···환경·자신·사회에 대한 '금기깨기' 꿈꿔야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초청해 11월 2일(화) 오전 10시 학내 문예홀에서 '대한민국 금기깨기'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특강에는 교직원과 학생 등 200여 명이 참여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이날 특강에서 현실을 극복하고 변화시키려는 가장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을 '금기깨기'라고 정의했다. 김 전 부총리는 첫째, 남이 낸 문제 즉,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환경에 대한 금기깨기 둘째, 내가 낸 문제, 즉 자신의 틀을 깨기 위한 자신에 대한 금기깨기 셋째, 사회가 낸 문제, 즉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회에 대한 금기 깨기 등 세 가지 금기깨기를 꼽았다.
김 전 부총리는 과거 청계천 무허가 판자촌에 살면서 힘든 유년기를 보냈으며, 이후 만 17세의 나이에 가장의 역할을 하게 된다. 당시 어려운 가정형편에 하루빨리 일을 해야 했고, 은행에 취직하면서 경제적 안정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김 전 부총리는 "먹고 사는 것은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마음 한구석에 항상 갈증이 느껴졌다"라며 "당시 은행을 다니면서 야간대학에 진학해 일과 공부를 병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과 대학을 병행하던 시절 우연히 쓰레기통에서 주운 고시 문제집을 통해 공직에 입문하게 됐고, 이후 치열한 경쟁 속에 미국 유학길에 오르고 열심히 공부했지만 '왜 공부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찾아왔다"라며 "'남이 하고 싶은 일'을 '내가 하고 싶은 일'로 착각하고 살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그 후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을 선택하고 잘 알지는 못하지만 스스로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고, 그 일을 찾았다는 것.
한편, 김 전 부총리는 “현재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로 국가 과잉, 격차 과잉, 불신 과잉을 들 수 있다”면서 “여기에서 비롯되는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추격경제, 세습경제, 거품경제 등 3대 금기를 깨고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구체적으로 추격경제, 거품경제의 금기깨기와 관련, “지금까지는 선진국 따라잡기에 치중했고 성공적이었다. 기술 사이클이 짧은 것을 따라잡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정보기술(IT) 산업이다. 추격 경제는 굉장히 효율적이지만 두 가지 문제에 봉착했다. 선진국을 추월하지 못하고 후발국은 턱밑까지 따라왔다. 추격경제의 금기를 깨기 위해선 벤처 붐 거품은 언제든 깨지는 것이라는 금기를 타파해야 한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2차 벤처 붐이 지속되게 해야 한다. 또 대기업은 규제해야 하고 더 이상 늘어나면 안 된다는 금기도 깨야 한다.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더 이상 검색 전문 회사가 아니다. 플랫폼 전쟁 시대에 이런 대기업들이 많이 생겨야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총리는 또, 세습경제 금기와 관련, “공무원이 되면 성공하는 것이라는 철밥통 금기를 깨야 한다. 젊은이들이 공시족이 되고 공공기관과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매달린다면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다. ‘뭉치면 산다’는 기득권 카르텔 금기도 깨야 한다. 왜 끼리 끼리 모이나. 왜 공무원들은 ‘관피아’ ‘금피아’라는 말이 생기나. 특정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똘똘 뭉치는 순혈주의를 깨지 않으면 미래가 밝지 않다. 직장은 취업해 들어가는 것이라는 금기도 깨야 한다. 왜 우리는 수많은 창업과 창직이 일어나지 않나. 교육개혁은 제도만 바꾸면 된다는 금기도 깨야 한다. 지금까지 수없이 교육제도를 바꿨지만 진정한 개혁은 일어나지 않았다. 교육 제도만 바뀐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교육은 전문가가 하는 것이라는 금기부터 깨야 한다. 교육개혁은 생각과 철학을 가진 사람들, 세상 돌아가는 변화를 아는 사람들, 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이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정치줄이기, 권력나누기,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제시했다.
김 전 부총리는 마지막으로 서경대학교 후배들에게 귀감으로 들려줄 것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지나치게 너무 먼 미래를 내다보지 말고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에서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당부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충북 음성군 출신으로, 서경대 법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미시간 대학교 대학원 정책학 석사, 미시간 대학교 대학원 정책학 박사를 졸업했으며, 1982년 제26회 행정고시와 제6회 입법고시를 동시에 합격했다. 이후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 세계은행 선임정책관, 기획재정부 제2차관, 국무조정실장, 아주대학교 총장, 제7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