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서경대학교 광고홍보콘텐츠학과 진세근 교수.jpg
진세근 서경대학교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우리는 반대말이란 개념에 흔히 속는다. 전쟁의 반대말은 평화인가? 아니다. 일상(日常)이다. 남자의 반대말은 여자인가? 물론 아니다. 전쟁과 평화, 남자와 여자 모두 마주 보고 있는 개념일 뿐, 반대말은 아니다.

 

그럼 승리의 반대말은 뭘까? ‘이기지 않음 혹은 못함(不勝)’이다. 이기지 않거나 못한 게 패배는 아니다. 비겼거나 차원이 다른 이김을 챙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패배는 뭔가? 이기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전리품도 없는 경우다. ‘빈손 되고 옷까지 털린경우다. 패배란 이기지 못한 상태에서 더 나아간, 최악의 경우다. 그리고 패배를 선택하는 것은 이기지 못한 자’, 자신이다.

 

내가 오늘 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두나니

 

성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하나님 말씀을 들으면 복이 되고, 말씀을 떠나면 저주를 받게 된다는 말이다. 복과 저주를 정하는 주체가 사람 자신이라는 뜻이다.

 

선진(先秦)시대 좌구명(左丘明)이 쓴 좌전(左傳) 양공(襄公) 23화복무분, 유인소소(禍福無門, 唯人所召)’라는 구절이 보인다. ‘화가 들어오는 문도, 복이 들어오는 문도 없으며, 오직 사람 스스로가 화복을 부른다는 말이다.

 

역경(易經)에도 같은 얘기가 나온다. ‘길흉회린(吉凶悔吝)의 도. “일을 도모할 때 그것이 길()한가, ()한가, 혹은 뉘우침()으로 흉함에 이르지 않을 것인가, 길할 수 있는데 상황을 잘못 판단해 흉으로 갈 것인가() 길흉화린의 네 가지 경우를 잘 따져서 판단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길과 흉은 판단에 따라 갈린다. 후회할 것을 후회하면 흉을 막고 길을 불러들이고, 고집을 부려 판단을 그르치면 길을 피하고 흉을 청하니 말이다.

 

민주당 경선 결과를 놓고 경선 직후부터 나흘 내내 시끄러웠다. 이낙연 후보 측은 과반 득표를 인정할 수 없으니 결선 투표를 치르자고 주장했다. 대선 후보로 결정된 이재명 후보를 향해 구속될 것이란 막말까지 나왔다. 어차피 구속될 후보이니 결선 투표를 통해 새 후보를 정하자는 얘기다. 이게 말이 되는가?

 

규정 얘기도 그렇다. 민주당 특별당규 591항은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데 601항은 경선투표에서 공표된 개표 결과를 단순 합산해 유효투표의 과반을 득표한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고 규정한다. 이낙연 후보 측은 601항의 공표된 개표 결과라는 구절을 근거로 사퇴한 후보에게 투표한 것만 무효이고 사퇴 이전에 얻은 공개된 개표 결과는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사퇴한 후보에게 누가 투표하나? 헌데 왜 사퇴 전 투표사퇴 후 투표를 구별해야 하는가? 이건 두 규정 사이의 미묘한 충돌 지점을 찾아내 몽니를 부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들 주장대로라면 이 규정에 따라 치러진 과거 선거들의 결과는 또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낙연 후보 측이 13일 오후 경선결과 승복을 선언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끝까지 몽니를 부렸다면 회() 아닌 인()의 결과를 맞았을 것이다. 이 후보 측도 이 점을 간파하고 걸음을 멈췄겠지만.

 

승복하지 않는 자는 이기지 못한 자가 아니라 패배한 자가 된다. 안타깝게도 이낙연 후보는 패배한 자에 매우 가까운 이기지 못한 자가 되고 말았다. 정치인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이다.

 

<원문출처>

경북일보 http://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5423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73870

서경대학교 현장실습지원센터가 운영 중인 ‘국가근로장학 취업연계 중점대학’ 프로그램에 참여해 ‘실무경험 쌓고 취업도 앞당기자!’···‘국가근로장학 취업연계 중점대학’ 프로그램 참여 학생 릴레이 인터뷰 <5>‘마케팅 관련 분야’ file

코로나 19 펜데믹이 2년째 지속되면서 구직활동과 같은 여러 사회활동이 크게 위축되었고 침체된 경제마저 회복세가 더디기만 하다. 기업들도 공개채용을 줄이거나 아예 폐지하고 상시채용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 마저도 경력자만...

서경대학교 미용예술대학, ‘뷰티 공유경제 플랫폼 활용’ 청년 미용인 취·창업 지원교육 실시 file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 미용예술대학(학장 윤영란 교수)은 ‘고용노동부 2021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으로 ‘뷰티 공유경제 플랫폼’을 활용한 청년 미용인 취·창업 지원 교육을 2021년 10월 16일(토) 개강식과...

진세근 서경대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칼럼:[아침광장] 승복할 것인가, 패배할 것인가 file

진세근 서경대학교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우리는 반대말이란 개념에 흔히 속는다. 전쟁의 반대말은 평화인가? 아니다. 일상(日常)이다. 남자의 반대말은 여자인가? 물론 아니다. 전쟁과 평화, 남자와 여자 모두 마주 보고 ...

수능까지 D-37… '10월 대학교 브랜드평판' 순위가 쭉 발표됐습니다 file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대학교 브랜드평판 2위 한양대·3위 연세대, 1위는 바로… '10월 브랜드평판' 1위에 오른 대학교가 공개돼 이목이 집중됐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12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10월 대학교 ...

서경대학교 현장실습지원센터가 운영 중인 ‘국가근로장학 취업연계 중점대학’ 프로그램에 참여해 ‘실무경험 쌓고 취업도 앞당기자!’···‘국가근로장학 취업연계 중점대학’ 프로그램 참여 학생 릴레이 인터뷰 <4>‘영상 관련 분야’ file

코로나 19 펜데믹이 2년째 지속되면서 구직활동과 같은 여러 사회활동이 크게 위축되었고 침체된 경제마저 회복세가 더디기만 하다. 기업들도 공개채용을 줄이거나 아예 폐지하고 상시채용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 마저도 경력자만...

서경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모교 방문 특강 개최 file

‘대한민국 금기깨기’ 주제로, 11월 2일(화) 오전 10시 서경대캠퍼스 문예홀서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법학과 78학번 동문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초청해 오는 11월 2일(화) 오전 10시 서울 성북구 정릉에 있는 서경대...

서경대학교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김진 학우(15학번) 팀,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2021 대한민국 경제자유구역 영상 공모전]서 ‘대상(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수상 file

서경대학교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김진 학우(15학번) 팀이 지난 9월 28일(금)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이 주최한 ‘2021 대한민국 경제자유구역 영상 공모전’에 ‘인천자유경제구역(IFEZ)’을 주제로 참가해 ‘대상(산업통상자...

서경대학교 미용봉사단 한국농어촌공사 2021 농촌재능나눔 참가 file

재능을 함께 나누는 참교육 현장 최근 서경대학교 미용예술대학 미용봉사단이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일원으로 한국농어촌공사 2021 농촌재능나눔 활동에 참가하였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하고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가 시행하...

권재욱 서경대 특임교수 칼럼:[시론] 바람이 불어 오는 곳 file

바람이 분다. 맑은 바람이 분다. 회색빛 먼지를 밀어 내고 솜털 같은 구름 한자락 동무 삼아, 몸 가벼웁게 바람이 분다. 뜨거운 햇볕을 견뎌내며 타 들어간 속내는 아직도 열기가 남아 있는데, 때가 되니 바람이 분다. ...

진세근 서경대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칼럼:[아침광장] 오열(5列)을 오열(嗚咽)케 하라 file

진세근 서경대학교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겸임교수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한국에 유행시킨 작가 김성종의 소설 『제5열』을 기억하는 독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신문사 논설위원인 아버지가 특정 조직을 비판하는 사설을 쓴 후...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