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골프장 조세 관련법이 지속되는 한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도 골프장 이용료는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골프장 내장객이 증가하게 되자, 상대적으로 세제 혜택을 받는 대중제 골프장들이 인적·물리적 서비스품질은 낮추고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등의 이용료를 대폭 인상해 골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증가로 골프장 이용료가 급상승하는 상황 속에서 김구선 서경대학교 경영문화대학원 교수는 골프장 조세 적용체계를 정비하지 않고서는 코로나 이후의 골프 시장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교수는 현재 한국골프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구선 교수(서경대학교 경영문화대학원 교수·한국골프학회부회장)
김구선 교수는 "지금의 골프장 조세 체계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체계가 형성돼 해외여행이 시작돼도 국내 골프장 이용료가 일부 하락하겠지만 코로나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지속적인 골프대중화와 이용료 안정을 위해서는 골프장 조세관련법이 시급히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이뤄진 골프장 이용료 인상은 단순히 회원제와 대중제 골프장으로 나눠서 적용되는 세제의 부작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골프장 조세 적용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금의 골프장 그린피 급상승에 대해 많은 매체에서 수요증가에 따른 대중제 골프장의 비도덕적 행위의 측면을 주로 강조하지만, 실제로 살펴봐야 할 부분은 이면에 내포된 골프장 조세 적용체계의 문제점이다"며 "정부와 골프업계는 골프장 조세 적용체계를 정비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골프대중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국내 골프산업이 활성화되게 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구선 교수와의 일문일답
▲골프장 그린피가 급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골프장 내장객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부터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고 게임의 요소를 겸비한 스크린골프를 2030세대가 경험하면서 필드골프도 조금씩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기존의 국내 골퍼들과 스크린골프를 경험한 2030세대 골퍼들이 국내 골프장으로 몰려 골프장 이용료는 급상승했다.
물론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골프장 이용료 상승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이다. 그러나 골프대중화를 목적으로 회원제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대중제 골프장이 회원제와 동일한 수준이나 더 높은 수준으로 이용료를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골프장관련 조세법상 문제가 존재하는 것이다."
▲대중제와 회원제 골프장 세율의 차이는 어떤가.
"대중제 골프장의 취득세는 지방세법 제11조에 따라 4%에 불과하지만 회원제 골프장에는 지방세법 제13조 제5항의 ‘별장, 골프장, 고급주택, 고급오락장, 고급선박의 경우 기준세율보다 8% 높게 부과한다’는 조항에 의거해 12%를 부과되고 있다.
재산세도 회원제 골프장의 개발지와 원형보전지에 대한 세율은 각각 4%, 0.2∼0.5%이지만, 대중제 골프장은 0.2∼0.4%, 건물에 대한 세율도 회원제는 4%, 대중골프장은 0.25%로 큰 차이가 있다.
종합부동산세 또한 지방세법 제106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종합합산과세대상과 제2호에 따른 별도합산과세대상으로 구분해 회원제 골프장의 원형보전지는 종합합산과세대상으로 당해 과세대상 토지의 공시가격을 합한 금액이 5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0.75∼2%의 세율로 누진 과세하는 반면, 별도합산 과세대상 토지인 대중제 골프장의 개발지와 원형보전지는 공시가격 80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0.5∼0.7%의 세율로 누진 과세하고 있다.
대중제 골프장의 개별소비세, 농어촌 특별세, 교육세, 부가세 등은 2000년에 폐지되었으나, 회원제 골프장은 2만1120원으로 현재까지 유지되어지고 있다."
▲국내 골프장에 적용되는 조세관련 법령의 한계와 문제점은?
"골프장을 사치성 재산으로 규정하여 취득세와 재산세 등을 중과세하기 시작한 1973년도와 현재의 상황을 비교했을 때, 1인당 국민소득은 404달러에서 3만1000달러, 골프인구는 2만명에서 500만명이상, 골프장수는 약 10여개에서 500개 정도로 증가했다. 이미 골프가 경제규모와 대비해서 더 이상 사치스럽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한 정부는 당초 골프를 사치성 오락으로 간주하여 골프장업을 관광객이용시설업으로 규정했다가, 1989년 체육시설법의 시행과 더불어 체육시설업으로 변경했으며, 1991년에는 지적법상 골프장용지를 유원지에서 체육용지로 지목 변경함으로써 골프장이 국민의 건강 증진과 여가선용에 중요한 체육시설임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현행 지방세법에서는 회원제 골프장을 여전히 도박장, 유흥주점, 특수목욕장 등과 함께 재산세 중과세 대상으로 명시하고, 개별소비세 또한 스키는 1999년에, 대중제 골프장은 2000년에 폐지된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카지노·경마 등과 함께 개별소비세가 유지되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의 개별소비세는 내국인 카지노의 2배, 경마장의 12배, 경륜장의 30배로 가장 높다."
▲해외 골프장에 적용되는 조세관련 법령은?
"한국이 골프장을 사치성 재산으로 보고 취득세와 재산세를 중과세하는 반면, 일본은 골프장에 대하여 취득세, 고정자산세를 중과세하지 않고 다른 부동산과 같이 표준세율로 과세한다.
미국의 경우 정부(주 정부, 시 정부, 카운티 정부)가 소유 및 운영하는 대중제 골프장은 소득세와 재산세가 면제된다. 프라이빗 비영리 골프장은 비영리 목적 단체로 분류하여 연방 소득세, 소비세 및 재산세를 면제시켜주고 있으며, 준 프라이빗 영리골프장은 영리목적이므로 연방소득세와 주 소득세가 부가되지만, 재산세의 경우 많은 주들이 토지가 여가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간주하여 특혜적 과세 프로그램을 통해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토지에 대한 과세를 평가할 때도 시장가치보다는 현재사용가치를 사용하여 재산세 부담을 경감시켜 준다."
▲골프장 조세 관련법은 어떻게 개정해야 되는가.
"골프장 조세관련법 정비는 골프장이 사치성 소비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회원제 골프장도 대중제 골프장과 동일한 세율을 적용한다는 전제에서 시작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골프가 대중화되었으니 대중제 골프장에 적용했던 세제 혜택의 환수를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면 회원제와 대중제 골프장 모두에 사치성 소비재에 부과하는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이는 골프의 대중화라는 개념과 논리적 충돌이 생기기 때문에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회원제와 대중제로 양분해서 일괄적으로 적용했던 기존의 골프장 세율을 회원제와 대중제 구분 없이 골프장 등급에 따라 이용료 상한선을 정해놓고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높은 이용료를 부과하는 골프장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을, 낮은 이용료를 부과하는 골프장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골프장은 자사의 등급에 맞는 인적·물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골퍼들 또한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받게 된다.
근본적인 문제는 현재의 대중제 골프장이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 골퍼들에게 제공하는 인적·물적서비스의 질 대비 높은 이용료를 부과하는 것이다. 따라서 등급제를 실시할 경우 골퍼들이 받는 불이익은 해소될 수 있다. 또한 등급에 따라 세율을 적용할 경우 회원제와 대중제로 구분하여 세율에 차등을 둔다던지 대중제 골프장이 회원모집을 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등의 규제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요와 공급 상황을 고려할 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골프장 증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통계자료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미국의 골프장 수가 약 1만5000개, 일본이 약 2200개인데 반해 한국은 약 500개 정도다. 국내 골프산업 활성화를 위해 골프장 인·허가 규제가 완화된 시기인 2001-2010년 에는 256개의 골프장이 신설되었지만, 골프장 인·허가 규제가 재차 강화된 2011-2019년에는 89개 골프장이 신설되는데 그쳤다.
골프장 내장객은 2018년까지는 18홀 기준 6~7만 명 정도였으나, 스크린 골프를 경험한 골퍼들이 필드골프에 참여하면서 2019년에는 8만 명으로 증가하였고,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1년에는 9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내장객 일부 감소를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내장객 대비 골프장은 부족한 현실이기에 골프장 이용료 안정화를 위해서 골프장이 증설돼야 한다고 본다."
▲골프장은 어떤 형태로 증설되어야 하는가.
"공시지가 상승, 골프장 인·허가 규제강화 등으로 민간이 골프장을 신설하는 것은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래서 지자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휴지를 활용한 공공 골프장 신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우와 같이 지자체 운영 골프장에 대해서는 소득세와 재산세를 면제해 주어 이용료를 대폭 낮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되면 전체적인 골프장 이용료 안정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내 골프산업 활성화를 위해 첨언을 한다면?
"모든 골프관련 산업은 골프를 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골프장은 골프산업의 중심에 있다. 골프대중화를 지속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골프장에 적용되는 세율 적용체제 정비와 공공 골프장 증설이 필요하다.
또한 한국의 골프시장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시장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용품 및 의류시장은 해외 브랜드가 상당부분 점유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 대비 상대적으로 영세한 국내 골프 브랜드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원문출처>
스포츠한국 http://sports.hankooki.com/lpage/moresports/202106/sp2021062215353813654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