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성 준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지금 대학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임에도 장교가 되려는 학생들의 열기가 뜨겁다. 필기고사, 신원조사, 면접시험으로 이어지는 각 군의 모집 일정이 4∼7월 중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각국은 육·해·공군 사관학교 졸업생 이외에도 일반대학 졸업자, 또는 대학 재학 중 일정한 군사교육을 이수한 자를 장교로 임명하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많은 국가 예산을 들여 운영하는 사관학교 출신만으로는 초급장교 충원을 감당하기 어렵고, 군 조직의 경직성 방지를 위해 다양성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학군사관(ROTC) 출신으로는 창군 이래 처음으로 남영신 참모총장이 육군의 최고 수뇌부가 됐고 비사관학교 출신이 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음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최근 비사관학교 출신 초급장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ROTC 지원자가 급감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ROTC를 폐지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비해 각 군 사관학교의 지원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이는 초급장교의 자질 향상과 군의 다양성 확대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게 된 것은 병사들에 비해 복무 기간이 길고, 과거와 달리 대기업이나 공기업 취업에서 유리한 점이 없어졌으며, 사병과 봉급 격차가 축소되는 등 장교의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에 따라 군은 복무 기간 단축 등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 중이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 단기복무장교의 취업 지원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취업지원 조직을 보강하며 후보생들에 대한 장려금 등도 대폭 인상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비사관학교 출신 초급장교 중 장기복무 대상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중요하다. 현재 전국 주요 대학에서는 각 군과 협약해 군사학과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군사학과 학생들은 대부분 장기복무 희망자고 사관학교와 거의 동일한 커리큘럼으로 4년간 교육을 받는다. 이를테면 국가의 별도 지원이 없는 사립사관학교다.
미국에도 지역마다 이른바 밀리터리 보딩스쿨이라는 이름의 기숙형 사립사관학교들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주 정부의 보조를 받고 있고 명실상부한 장교 양성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주요 대학에 설치된 군사학과와 단순히 협약을 맺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군 가산복무 지원금 인상 등 실질적 지원책을 강구하는 것이 우수한 비사관학교 출신 장교를 양성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원문 출처>
국방일보 :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10414/1/BBSMSTR_000000010052/view.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