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성준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초빙교수
코로나19로 일상생활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 사태가 종결된다고 해도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해 또 다른 감염병이 지구촌을 위협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최근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 발생 주기가 계속 빨라지고 있음이 이를 방증한다.
이른바 비대면(Untact) 온라인 접촉(Ontact) 상황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유비쿼터스 환경이 현실화되고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등장에 따라 모든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초연결·초영역적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앞으로 겪어야 할 소통 방식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 걸음 앞당겨진 셈이다.
온택트 사회는 사람과 사물 등 모든 것이 사이버상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사회다. 온택트를 통해 대면접촉과 같은 공감적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술개발은 계속 확대될 것이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오프라인 사회에서의 커뮤니케이션보다 늘어날 것이고, 개인 대 개인 또는 집단 대 집단, 집단 대 개인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의한 정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할 수밖에 없다. 우리 군으로서도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접목해 진화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다만 여기서 반드시 짚고 가야 할 점이 있다. 바로 군 전력의 생명과도 같은 보안 문제다.
안보적인 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인프라가 구축돼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적으로 완전한 개방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공격에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반해 우리의 사이버안보 위협의 주체인 북한의 경우 대외적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폐쇄성을 유지하고 있다. 안보를 위협하는 주체는 있으나 이를 무력화하거나 보복하기 위해 공격할 대상이 없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사이버 안보 위해 활동은 일반적인 군사적 수단에 비해 비용은 적게 드는 반면 파급효과는 크므로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사이버상에서의 안보위협 주체는 전 세계 모든 나라, 경우에 따라서는 우방국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미 닥쳐온 사이버상의 온택트 상황을 우리 군이라고 피할 수는 없다. 대신에 이에 따른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을 더 엄중하게 각인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줌·구글 등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회의 플랫폼의 경우 사실상 모든 정보가 그대로 노출된다는 전제하에 사전에 철저한 보안성 검토를 거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내부망과 외부망을 철저히 분리하는 등 기본적 보안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군의 장교·부사관과 병사들의 철저한 사이버 보안 의식 함양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원문출처>
국방일보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01216/1/BBSMSTR_000000010053/view.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