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말,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 감염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사회는 비대면, 비접촉의 언택트(Untact) 시대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관중이 없는 스포츠 경기가 치러지고 락 페스티벌 등은 전면 취소되거나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모니터로 중계되었다. 계획 중이던 여행은 물거품이 되었고 가볍게 편의점에 갈 때에도 마스크를 쓰는 등 모든 것이 변화된 2020년, 대학들 또한 코로나 19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코로나의 여파로 야구장이 비어있다.(사진 출처 = 세계일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기존에 시행해 왔던 대면 방식의 수업이 어려워지자 각 대학들은 구글 플랫폼과 학교 포털 사이트 등에 녹화된 강의 영상을 올리거나 ZOOM과 같은 라이브 방송 플랫폼을 통해 수업을 실시했다. 대면 강의의 경우 수업 시간이 약 3시간 정도이지만 비대면 강의를 시행하면서 강의는 약 1시간 30분 정도로 분량이 축소되었다. 이처럼 상황이 변화되면서 학생들은 대면 방식의 수업에서 충족하지 못한 학습 내용에 대한 보완을 학교 측에 요구했고 학생들의 요구를 어떻게든 수용해야만 했던 대학들은 온라인으로 비교과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저마다의 해결책을 고안해 냈다.
언택트 시대의 취업 프로그램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대면 강의를 시행할 수 없었던 올 1학기, 많은 대학들은 기존에 실시했던 취업 프로그램이나 학생역량개발 사업 등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온라인으로 새롭게 대체해 실시하였다.
명지대 대학일자리센터는 지난 4월 16일 비대면 방식으로 진로·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고 밝혔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1:1 자기소개서 컨설팅과 면접 클리닉을 실시했다. 약 한 달 전인 6월에는 ‘찾아가는 1:1 진로 및 취업 컨설팅’ 행사를 열었다.
인하대의 경우 2019년 이후 졸업생들의 취업을 위해 ‘미취업자 커리어 매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5월에 시작되어 올해 9월까지 총 4개월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코치잡’과 전화를 활용하여 온라인 상담 5회, 입사 지원 1회 등 모두 6차례에 걸쳐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각 대학들, ‘코로나 블루’ 방역 실시
올 3, 4월 경에는 각 대학들이 ‘코로나 블루’ 방역에 나서기도 했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19’와 ‘blue(우울감)’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일상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우울감이나 심리적 무력감을 겪게 되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심리 상담의 주요 대상은 들뜬 마음으로 입학을 앞두고 있던 신입생들이었다.
서경대학교 진로·심리상담센터는 대면으로 이루어지던 진로, 심리 및 취업 상담 프로그램을 코로나 19 여파로 중단하였다. 이후, 안전한 상담을 제공하기 위해 전화로 상담을 신청한 후 최초 1회의 상담은 대면으로 진행하되 그 이후의 상담은 전화 통화로 진행되었다. 또 대면상담의 경우 철저한 방역 절차를 통해 감염 위험을 최소화시켰다.
서경대학교 상담 운영 변경 안내
삼육보건대는 코로나 블루를 예방하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지원했다. 교내 학생상담센터에서는 라이브 방송 플랫폼 ZOOM과 자체 SNS 채널을 이용해 학생들의 불안감을 덜어주었다. 삼육보건대는 성격유형 탐색, 자기이해 증진, 마음건강 검진으로 구성된 총 3가지 단계로 구성된 무료 심리검사를 제공하였다.
호서대는 심리상담 프로그램 ‘어깨동무’를 운영하며 학생들이 서로의 문제를 들어주며 우울감과 불안감을 해소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상담프로그램은 전문 상담가가 배치되어 또래 상담자를 훈련시키고 관리하였으며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비대면으로 진행되어 학생들의 감염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심리상담센터에서 보낸 간식꾸러미를 받은 학생들(사진 출처 = 호서대)
달라진 전공 실습
비대면 강의가 진행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우려했던 것들 중 하나가 실습 위주의 전공 강의였다. 실험이나 실습의 경우 현장에서 교수에게 직접 지도를 받아야 하는데 온라인으로는 이와 관련한 피드백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각 대학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분 대면 강의를 실시하는 등의 대안을 모색했다.
서경대학교의 경우 1학기 중간고사까지는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하였다. 교수들은 강의 영상을 녹화해 구글 드라이브에 게시하였으며 학생들의 질문은 메일을 통해 답변이 이루어졌다. 중간고사 이후에는 실습이 필요한 강의에 한하여 부분적으로 대면 강의를 실시하였다. 문화콘텐츠학과 박세리(17학번) 학생은 “비대면 강의의 경우 즉각적인 피드백이 어려운데 대면 강의로 전환된 후부터 교수님께서 지도해 주시는 점이 좋았다.”며 이전까지 실시되었던 비대면 강의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또 연기 전공 이정주 학생(15학번)은 “중간고사 이후에라도 연기와 관련된 지도를 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졸업 작품전 또한 코로나 19로 인해 이색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화여대의 건축학 전공과 조형예술대학 디자인학부는 각각 지난 7월 10일(건축)과 7월 15일(디자인)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전시회를 진행하였다.
이화여대 디자인학부 졸업작품전(http://2020ewhadesign-mayday.com/)
2학기, 대학들의 결정은?
우여곡절 끝에 맞이한 1학기 종강과 여름방학, 상당수의 대학들은 이미 대면·비대면 강의를 병행하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형태의 수업 방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19의 확산 속도를 예상할 수 없는 미래에 대비한 것이다.
중앙대학교는 지난 7월 9일 공식 홈페이지에 2학기 학사운영과 관련된 안내문을 게시했다. 2학기에는 일일 확진자 수에 따라 대면·비대면 방식의 수업 운영이 달라진다. 성적의 경우 1학기와 동일하게 절대평가 원칙을 적용한다.
중앙대학교 2학기 학사운영 방향(출처 = 중앙대학교)
서울대는 교과목 특성에 따라 실험 및 실습 강의(A·B군)와 이론 강의(B·C군)로 전체 과목을 분류하고 있다. 또 각 강의 군에 따라 A군은 대면 강의를 15주, D군은 비대면 강의 15주를 실시하는 등 각기 다른 형태의 수업을 실시한다.
서울대학교 2학기 수업운영방식 방안(출처 = 대학저널)
연세대는 대면·비대면·혼합 수업 등 세 가지 방식으로 강의를 운영하기로 했다. 수강생이 50명을 초과하는 강의는 전체 비대면 수업으로 한다. 한양대와 경희대는 수강생 20명을 기준으로 두고 20명 이하는 대면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는 온라인 수업으로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삼육대도 수업 인원 규모에 따라 △25~50명 △51명 이상 등으로 구분해 20명 내외는 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하고, 25~50명 수업은 주마다 대면·온라인 수업을 혼합해 최소 6주 이상 대면 수업이 가능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51명 이상 강의는 모두 비대면 방식이다.
2학기 평가방식은 대부분 학교가 대면 평가를 권장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학기 온라인 시험을 통한 각종 부정행위 등의 논란이 일어난 데 따른 것이다. 경희대와 삼육대 등은 중간·기말 시험은 대면 평가를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와 이화여대도 대면 시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대학들의 움직임 속에서 서경대학교는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에 대해 학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보실=민경범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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