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끝으로 적성고사 폐지
학생부 못 채운 중하위권에
‘학종’ 아니어도 대입 기회 열어줘
교과전형·정시 수능 모두 부담 땐
‘적성고사’로 역전 기회 노려볼 만
평균 70점 이상 합격 가능성 커
이비에스 교재로 문제 유형 익혀봐
적성고사는 수능과 유사하지만 응용문제가 적어 ‘쉬운 수능’으로 불린다. 국어·영어·수학만 보면 된다. 세 과목 통틀어 40~60개 문제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평균 70점을 기록하면 합격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비에스(EBS) 수능완성·수능특강’ 등과 연계 출제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느끼는 부담도 적다. 교과별 기본 공식 및 개념만 이해하면 합격할 수 있어, 중하위권 학생들한테는 ‘역전의 기회’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적성고사 전형을 통해 대학에 간 경기 ㅇ고등학교 졸업생 임아무개씨는 “적성고사를 통해 부족한 내신 등급을 만회할 수 있다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 매일 국어, 영어, 수학을 1시간씩 빼놓지 않고 공부했다”며 “‘노력하면 붙는 전형’이라는 생각으로 입시를 포기하지 말고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저 역시 비교과 활동이 다양하지 않아서 수시 학종은 먼 나라 얘기였거든요. 적성고사는 시험 범위나 과목 수 등이 수능보다 적어서 기본기를 다지기에 적합했습니다. 공부하다 보니 겸사겸사 정시도 대비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생각해요.”
■ 가천대, 수원대 등에서 대규모 모집
2021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적성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가천대, 고려대(세종), 삼육대, 서경대, 성결대, 수원대, 을지대, 한국산업기술대, 한신대, 한성대, 평택대 등 총 11개 대학이다. 홍익대(세종)는 빠졌다.
이 가운데 가천대는 적성고사 전형으로만 1063명을 선발하고, 수원대 528명, 고려대(세종)가 400명을 뽑는다. 고려대(세종), 평택대 간호학과를 제외하고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없다.
가천대 관계자는 “60분 동안 국어 20문항, 수학 20문항, 영어 10문항 등 총 50문항을 풀어야 하는 만큼 시간
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그만큼 교과 기본 개념을 숙지했는지, 상황 판단력이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문제 유형은 ‘수능형’이고 기출문제가 누리집에 공개되어 있다. 적성고사에서 당락이 갈리는 만큼 꾸준한 반복 학습이 중요하다”고 했다.
적성고사 전형에서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대학마다 10% 안팎으로 매우 낮다. 적성고사에서 한 문제만 더 맞혀도 부족한 내신 등급을 극복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인문계열의 경우 한 문항당 국어 4점, 수학 3점, 영어 3점이고 자연계는 보통 수학이 4점이다. <딱, 가천대 적성국어>를 펴낸 최승후 대화고 교사는 “‘50문항 가운데 37문항 이상 맞히기’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 뒤 학습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 학과 목표 세우고 곧바로 준비해야
2021학년도 적성고사 전형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살펴보면, 가천대는 내신 성적 등급 간 차이 점수가 6등급이 95에서 97.5점으로 변경됐다. 환산점수로 따지면 차이 점수가 18점에서 3점으로 줄어들어 6등급 학생들까지도 지원이 가능해졌다.
최 교사는 “을지대는 국어 영역을 20문항에서 15문항으로 줄이며 국어 영역만 배점을 5, 6, 7에서 7, 8, 9로 변경했다. 전체 문항 수가 55문항에서 50문항으로 변경됐으나 시험시간은 60분으로 동일하다”고 말했다. “수학은 지난해처럼 단답식도 출제됩니다. 한국산업기술대는 적성고사 모집인원이 300명에서 200명으로 100명 줄었고요.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전에 과목별 문항 수와 모집인원 등을 확인하고 시작하길 권합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적성고사는 국어, 수학, 영어 모두 교육과정 안에서 출제하고 출제 경향도 수능과 유사해지면서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적성고사 전형은 논술전형, 학생부 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등을 지원하기 힘든 중하위권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에 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라는 이야기다. “적성고사는 40~60문항을 60~80분 이내에 풀어야 하는 시험입니다. 고려대(세종)를 제외하고는 인문계열, 자연계열 공통이지요. 국·영·수를 기본적으로 반영하지만 가천대(10문항), 고려대(세종‧20문항), 을지대(20문항)는 영어를 추가로 반영합니다. 영어를 못하는 경우 영어 문항 수가 많은 을지대에 지원하기보다는 다른 곳을 생각하는 게 좋겠지요.”
적성전형 내신 반영비율은 60%로 높지만 실질반영비율은 매우 낮다. 내신 3~4등급 학생들이 주로 이 전형에 지원하는데, 등급 간 점수 차이는 가천대와 한국산업기술대가 3점, 평택대가 6점이다. 가천대의 문항당 배점이 3점, 4점이고 한국산업기술대는 2점, 3점, 평택대는 8점이므로 적성고사 한 문제만 더 맞히면 내신 한 등급을 따라잡을 수 있다. 최 교사는 “다만 내신 5등급이 넘어가면 감점 비율이 높아지므로 내신 준비도 신경 써야 한다”며 “내신이 5등급 넘어가는 학생들은 상향 지원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 EBS 연계 교재 적극 활용하자
적성고사는 수학의 변별력이 높다. 합격생과 불합격생의 과목별 점수 편차를 살펴보면 수학 점수의 편차가크다. 공통 출제범위는 수학 나형 범위인 수학2, 미적분1, 확률과 통계다.
적성고사 수학은 교과서 예제와 기본문제 수준으로 출제되는 문항들이 있으므로 교과서의 개념 정리가 돼 있어야 한다. 개념 정리가 끝난 뒤에는 이비에스 연계 교재로 준비하면 좋다. 예제, 확인, 레벨1 문제들은 스톱워치 등을 활용해 속도를 내서 푸는 연습을 꼭 해보자. 그다음은 기출문제를 거듭해 풀며 실전 연습을 해야 한다.
최 교사는 “적성고사 문제 유형이 수능형으로 바뀌면서 적성고사 학습 전략은 명확해졌다.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다”라며 “고려대(세종)와 평택대(간호학과)처럼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있는 대학은 수능 최저를 통과한다면 합격할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남은 기간 이비에스 연계 교재인 수능특강과 수능완성 문제집을 반복적으로 풀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적성고사가 수능 형태라는 의미를 자세히 따져보면, 수능보다 시험이 쉽다는 의미이지, 문제 유형이 수능과 완전히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따라서 적성고사 대비용으로 나온 기출문제 등을 통해 유형을 반드시 익혀야 하지요.”
수능 정시와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전형인 적성고사. 입학을 원하는 학교의 누리집을 방문해 최소 3개 연도의 기출문제를 내려받아 풀어볼 것을 권한다. 희망하는 학교가 어떤 유형의 문제를 내는지 감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최교사는 “기출뿐 아니라 올해 모의 적성고사 역시 주의 깊게 살펴본 뒤 오답 노트에 정리해두자. 자신이
반복적으로 틀리는 유형을 파악해야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을지대의 경우 영어에 변별력을 두기 때문에 인문계열 학생들이 참고할 만합니다.”
한편 최 교사는 “문제 유형, 영역별 문항 수·배점을 잘 따져서 자신과 잘 맞는 맞춤형 대학을 지원한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전형”이라며 “수능은 체급 제한이 없는 무한 경쟁이지만 적성고사는 비슷한 체급끼리의 공정한 경쟁”이라고 말했다. “중하위권 학생들이 수능 공부를 끝까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적성고사는 확실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수능이 또 연기된다면 적성고사 시험일이 변경될 수 있으므로 최종 수시모집 요강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원문 출처>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94740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