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지난주를 苦難(고난)주간으로 지켰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수치와 고통 그리고 죽음의 의미를 헤아리는 시간이다. 회개와 순종이 목적이다. 기독교인에게 苦難은 救援(구원)을 이루는 과정이 된다.
코로나19의 진원지 중국에서도 苦難이 화두다. 2009년 출간된 『苦難輝煌(휘황)』이란 기록 문학이 새삼 인기다. 1917년 러시아 10월 혁명부터 1936년 시안(西安)사변에 걸친 중국 공산당의 정치 역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총 16장으로 구성된 『苦難輝煌』에는 극한의 苦難을 딛고 長征(장정)을 완성한 걸음들이 선혈처럼 배어 있다. 정치 드라마이자 휴먼 드라마다. 저자 진이난(金一南)은 500여 권의 서적을 탐독해 300만 자의 초본과 30년간의 연표를 완성했다. 15년에 걸친 苦難의 결과다.
“長征 때 우리에겐 ‘참 인간’이 많았다. 금전에 초연했고, 지위를 눈에 두지 않았으며, 苦難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지금은 이상이 사라졌다. 신념, 도덕, 정의도 희미하다.”
저자가 밝힌 『苦難輝煌』의 집필 동기다. 苦難을 상기시켜 국가적 유익을 끌어내려고 이 책을 썼다는 얘기다.
苦難은 苦痛(고통)과 災難(재난)을 합친 말이다. 정신적, 육체적 괴로움을 포괄한다. 孟子(맹자)는 『告子下(고자하)』편에서 “하늘은 큰 임무를 인간에게 맡기기 전에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苦難에 빠지게 하고, 살과 뼈를 곤하게 하며, 몸과 피부를 굶겨 몸을 공허하게 하고, 뜻대로 되는 일이 없게 만든다. 이를 통해 그 심지를 굳게 하고, 이전에 없었던 능력을 갖추게 한다”고 말했다.
지구촌 주민 전체가 지금 苦難 중이다. 코로나19의 공격은 나라와 인종을 가리지 않는다. 소중한 생명들이 희생됐다. 그렇다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고난을 고난으로 끝나게 해서는 안 된다. 유익을 얻어내야 한다. 그게 孟子의 가르침이다.
코로나19가 들춰낸 우리의 민낯부터 직시하자. ‘코로나19, 그 이후’는 미흡한 제도를 보완하고, 부실한 시스템을 고치며, 잘못된 문화는 바로 잡을 기회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코로나 苦難’은, 없었던 능력을 갖추라고 하늘이 우리에게 허락한, 축복의 기회가 될 것이다.
苦難주간 다음이 復活(부활)주간이다. 지구촌 전체에 復活의 기쁨이 충만하기를 기대한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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