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누비며 골목청소를 하는 대학생들이 화제다. 고려대, 국민대, 동덕여대, 서경대 등 성북구 내 대학생 연합 동아리(ASEZ) 회원이 주인공이다.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청소를 약속하며 지난 8일 정릉3동주민센터와 '청정한 마을만들기' 업무협약도 했다.
이들은 우선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쓰레기 분리배출 홍보 문구와 번역 안내문 제작, 부착하는 활동을 했다. 대학가 특성상 외국인 유학생이 많이 거주하지만 우리의 생활쓰레기 배출과 분리배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접할 기회가 적어 별다른 생각 없이 무단투기 하는 유학생을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다.
정릉3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유학생 수가 급증하는 등 지역 구성원의 변화가 급격한데 행정이 미처 눈 여겨 보지 못한 부분이었다”며 “쓰레기 분리수거 안내문 제작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24일에는 국민대 후문에서 정릉 성원아파트로 이어지는 약 2Km거리를 청소했다. 청소취약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20여명의 대학생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오랫동안 쌓여있던 폐기물을 정리하고 골목을 쓸었다.
골목 청소에 참여한 박성환 국민대 학생은 “우리 주변에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는지 몰랐다. 학생이지만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함께 청소에 나선 정릉3동주민센터 직원은 “북한산 자락에 위치해 있어 수려한 환경을 자랑하는 마을이지만 원룸촌이 형성되면서 쓰레기 불법투기가 늘고 이로 인한 민원이 증가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제한적인 청소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 버거웠는데 대학생들이 팔 걷고 나서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며 반가워했다.
주민도 반겼다. 정릉3동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함원녀 씨(65)는 “그동안 대학생들이 정릉동에 살지만 마을에는 무관심한 편이라 주민도 그들을 졸업하면 떠날 타인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컸는데 골목청소를 하는 학생들을 보니 새삼 이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성북구에는 대학이 8개나 소재해 대학생 거주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으나 이들이 지역에 갖는 애정과 관심도는 낮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성북구 내 대학생 연합 동아리의 청정한 마을만들기 활동이 대학과 지역이 울타리를 넘어 소통하고 연대함으로써 전국에서 대학이 가장 많은 도시 성북 역량이 한층 높아지는 귀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성북구 내 대학교 연합 동아리 회원들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깨끗한 거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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