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여! 고개를 들어라, 인문대 반란 <5> 국제비즈니스어학부 일어전공 편 -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비서 겸 부번역관 강주연
조회 수 9138 추천 수 0 2018.11.15 17:21:04인문학의 사전적 정의는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인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인문대는 취직이 안 된다.”, “인문학을 전공해서 어디에 쓸 수 있냐?”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었을 것이다. 인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도 “내가 이 학문을 배워서 과연 취직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이런 의문들을 증명이라도 하듯, 입학자원의 감소라는 당면문제 앞에 인문대학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인문대학의 정원을 감축하기도 하는가 하면, 일부 대학은 인문대학을 아예 없애버리기도 했다. 우리 대학에도 인문학을 배우는 인문과학대학이 개설되어 있지만, 입시생 수 감소라는 현안에 직면에 인문대학의 총 정원이 200명 안팎으로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 인문과학대학의 굳건함은 타 대학과 다르다. 인문과학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국제비즈니스어학부, 아동학과, 문화콘텐츠학과는 인간 본질의 정수를 탐구하는 인문학의 토대 위에 실용성과 특성화의 가치를 함께 담아 사회가 필요로 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취업과 인문학의 탐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훌륭한 인재들을 사회로 배출하며 그 입지를 탄탄히 다져나가고 있다. 만약 “인문대는 취직이 안 된다.”, “인문학을 전공해서 어디에 쓸 수 있냐?”라는 이야기에 아직도 의문이 드는 학생들이 있다면 이후 소개할 서경대 인문과학대학을 졸업한 선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국제비즈니스어학부 일어전공은 한일간 국제비즈니스 교류가 심화, 확대되는 시대적 환경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재학생들이 실용일어 구사능력을 갖추어 제반 비즈니스실무 분야에서 일본지역 전문가로 활약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일어전공의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교환학생제도를 이용해 일본어 실력을 쌓은 뒤 현재는 주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서 비서 겸 부번역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주연 졸업생을 만났다.
김은지 학생기자 : 안녕하세요. 선배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강주연 비서 겸 부번역관 : 안녕하세요. 저는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서 비서 및 번역 업무를 맡고 있는 03학번 일어전공 졸업생 강주연입니다.
김은지 학생기자 : 반갑습니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강주연 비서 겸 부번역관 : 주한일본대사관에서의 업무는 일본에서 파견 나온 외교관 분들과 함께 한일 양국 간의 교류협력 및 발전을 위한 각종 외교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로, 현재 일본문화원장의 비서 및 번역(한일/일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은지 학생기자 :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위치까지 가게 되셨나요?
강주연 비서 겸 부번역관 : 교환학생을 마치고 귀국해, 일본의 대학원으로의 국비유학을 알아보던 중에, 주한일본대사관 홈페이지에 공지된 직원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007년 겨울, 계약직원으로 채용되어 첫 사회생활을 이곳 대사관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지금은 정직원으로서 여러 부서를 거쳐 문화원장 비서가 되었고 동시에 ‘부번역관’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되었습니다. 정직원으로 채용되기 전에는 SM엔터테인먼트 해외사업부에서 2년 정도 K-POP 공연 및 J-POP의 한국 라이선스 발매 업무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김은지 학생기자 : 오랜 기간 동안 경험을 쌓으시면서 현재의 자리까지 오르시게 되신 거군요. 일을 하실 때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강주연 비서 겸 부번역관 : 대학교 4학년 때 첫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동안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사회라는 곳은 더 치열하고 현실적인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조금은 특수한 업무 환경으로, 매일 매일 한국 속의 일본으로 출근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한일 간에는 역사나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보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현상을 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은지 학생기자 : 그렇다면 현재 하시는 일과 관련하여 인문대에서 공부한 경험은 어떤 도움이 되셨나요?
강주연 비서 겸 부번역관 : 사회생활은 나 혼자만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인문학’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업무를 통해, 국내외의 정치, 경제, 문화ㆍ예술 각 분야의 전문가 분들과 만나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집단에 속하고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도, 인간 그리고 서로 다른 사상을 이해하는 ‘인문학적 소양’은 필수 불가결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김은지 학생기자 : 학교나 학과 생활에서 어떤 도움을 받으셨는지 자랑 한 번 해주세요.
강주연 비서 겸 부번역관 : 언어는 단순히 단어나 문법을 외우는 주입식 교육보다, 일상에서 즐기며 익힐 수 있는 체험 위주의 접근방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 학교 국제비즈니스어학부 일어전공의 커리큘럼은 다양한 방법으로 일본어를 학습하고 일본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저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1년간 오이타 국립대학교에서 유학생활을 했었어요. 일본에서 직접 생활하면서 문화를 몸소 접하고,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교류하는 것은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때부터 일본어 구사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은 것 같아요. 유학생활은 단순히 언어 실력 향상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타국에서의 생활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또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유학을 고민하는 후배님들에게, 우리 학교의 자랑인 교환학생제도를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김은지 학생기자 : 현재 학교를 다니는 인문대학 재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강주연 비서 겸 부번역관 : ‘기술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문학(Humanities)과 결합된 기술만이 우리의 심장이 노래하도록 만들 것이다.’ 라고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말했다고 해요. 이렇듯 최첨단 시대가 도래해도 인간을 탐구하는 인문학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인간관계가 바탕이 되는 사회생활을 잘해 나가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학문이며, 그것이 곧 인간의 기본 소양이 되는 것이죠. 재학생분들이 인문학도임에 자긍심을 가지고, 나아가 인문학도로서 ‘인간’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은지 학생기자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선배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강주연 비서 겸 부번역관 : 지금 제 자리에서 만 65세의 나이로 명예롭게 퇴직하신 선배님이 한 분 계신데요. 4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신 분이고 우리 서경대학교(전 국제대학교)의 자랑스러운 선배님이시기도 합니다. 대사관에서는 유일한 ‘번역관’이라는 타이틀로 수많은 주요 문서를 번역해 내셨으며, 얼마 전에는 ‘조선통신사’ 관련 책을 번역, 출판하시기도 하셨어요. ‘번역’은 많은 배경 지식과 무엇보다도 고난도의 한국어 실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인데 특히나 외교문서의 경우, 글자 하나로 뜻과 어감이 달라질 수 있기에 더더욱 민감하고 세심하게 작업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선배님의 노고와 업무에 대한 애착을 본받아, 언젠가는 저도 그런 선배가 되고, 오래도록 기관에 기억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김은지 학생기자 : 마지막으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강주연 비서 겸 부번역관 : 훌륭하신 많은 선배님들 중에 제가 학과를 대표해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이었어요. 자신이 선택한 전공, 하고 싶은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끝까지 노력해 꼭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서경대학교 파이팅! <홍보실=김은지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