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산업경영시스템공학과 이영우 학우와 대학생 봉사동아리 ‘자주(ZAZU)’의 日 우토로 마을 평화기념관 건립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성공 스토리
조회 수 6260 추천 수 0 2018.10.26 14:48:04이영우 학우(왼쪽에서 두 번째)와 봉사 소모임 ‘자주’ 회원들
"석달 전, 광복절을 앞두고 3년 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알린 '우토로 마을'이 떠올랐어요. 방송 후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서 자료를 찾다가 평화기념관을 건립한다는 걸 알게 됐죠. 이거다 싶었어요."
서경대학교 산업경영시스템공학과 이영우 학우(13학번)가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대학생 봉사동아리 '자주(ZAZU)'의 회장을 맡고 있다.
일본 우토로 마을은 1941년 일제 강점기 군 비행장 건설에 동원된 조선인들이 거주했던 마을로, 반세기 동안 차별과 빈곤, 강제 철거의 위협 속에 버텨왔다. 이후 한국 정부의 지원과 민간의 모금으로 우토로 마을 토지 일부를 매입했고 현재 우토로 주민 39가구가 시영주택에 입주했으며 나머지 20가구도 2020년까지 입주할 예정이다. 우토로 마을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배달의 민족’ 특집 당시 유재석과 하하가 우토로 마을을 방문하면서부터다. 이때 맺은 인연으로 유재석은 꾸준히 우토로 마을을 위해 기부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7월 30일부터 우토로 마을에 평화기념관 건립 비용 약 20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아름다운 재단과 함께 ‘기억할 게 우토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이 캠페인에는 유재석 외에도 일반 시민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하하 들리 참여했다.
그리고 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이어받아 이영우 학우와 대학생 봉사동아리 '자주'는 지난 8월 13일부터 우토로 마을을 기억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크라우딩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에 '다시는 잊혀지지 않을; 우토로 북보틀(tumblbug.com/hopeforutoro)'이란 프로젝트를 개설해 후원금을 모금했는데, 두 달만에 1,000만 원을 돌파하며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했다. 봉사동아리 ‘자주’는 ‘MBC 오늘아침’에 출연해 펀딩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18일 모 카페에서 이영우 학우를 직접 만났다.
이영우 학우가 진행했던 크라우드 펀딩
김현지 학생기자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영우 학우 : 안녕하세요 산업경영시스템공학과 13학번 이영우입니다. 크라우드 펀딩 소모임 ‘자주’의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김현지 학생기자 : 크라우드 펀딩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이영우 학우 : 기존의 많은 활동들과는 색다른 방식의 활동을 하고 싶어서 크라우드 펀딩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에 타 대학 친구들과 함께 봉사 소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봉사시간을 체크하는 봉사보다 조금 더 영향력 있고 보람찬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김현지 학생기자 : 펀딩 주제를 ‘우토로 마을’로 선정한 이유가 있나요?
이영우 학우 : 우토로 마을은 2015년 ‘무한도전’에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봉사 소모임 친구들과 주제를 찾기 위해 회의를 하던 중, 우토로 마을이 방송에 나온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기념관을 건립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희는 건립사업에 도움을 주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김현지 학생기자 : 펀딩 과정에서 어려웠거나 힘들었던 것은 없었나요?
이영우 학우 : 기념관을 건립하기 위해 후원을 부탁한다고는 했지만, 정작 우토로 마을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저희가 알려드리고 싶은 내용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고 그들에게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김현지 학생기자 :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이영우 학우 : 우선, 리워드(후원하면 주는 상품) 위주로 지속적으로 홍보를 했습니다. 방송에 방영된 내용들을 재창작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또 20대가 자주 보는 웹툰작가님께 부탁드려 ‘과격자매단’의 바쉬작가님이 그려주신 그림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했습니다.
김현지 학생기자 : 크라우드 펀딩 결과는 어땠나요?
이영우 학우 : 최종적으로 570명의 후원을 받아 1,000만 원을 모았습니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우토로 마을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김현지 학생기자 : 현재 재학 중이신데 학업과 활동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나요?
이영우 학우 : 모금을 진행한 기간은 한 달이었지만, 모금 시작 1~2개월 전부터 미리 펀딩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여름 방학 기간에 펀딩을 진행하고 홍보했기 때문에 학업과 병행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김현지 학생기자 : 학과 공부가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되었나요?
이영우 학우 : 크라우드 펀딩은 스토리 작성, 디자인, 홍보마케팅, 제품 생산, 비용 관리, 재고 관리, 고객 응대 등의 일을 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요하기도 했고 상당히 역량 집약적인 활동입니다. 소모임 내에서 제가 유일한 공대생이었고 산업경영시스템공학과의 전공을 살려 리워드의 생산 수량과 물류 관리 등을 전담할 수 있었습니다.
김현지 학생기자 : 추천해 주고 싶은 교내활동이나 교외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영우 학우 : 교외에서 조별과제 수준 이상의 팀 활동을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대학, 다른 전공의 학우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확실하게 스스로의 장점과 단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현지 학생기자 :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이영우 학우 : 제가 소모임을 이끌어 1,000만 원을 모을 때까지 경험한 것들이 수 없이 많았습니다. 그 동안 몸으로 직접 부딪혀 배운 교훈들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전공 외, 학교 외 활동으로 주저하지 마시고 뭐든지 한번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김현지 학생기자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이영우 학우 : 우토로 마을을 위해 펀딩을 진행한 것이 동아리는 물론 저에게 큰 커리어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친구들끼리 시작한 소모임이 이 정도로 큰 이슈가 될 줄 몰랐습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스스로 목표를 정해 도전하고 최선을 다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홍보실=김현지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