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사전적 정의는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인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인문대는 취직이 안 된다.”, “인문학을 전공해서 어디에 쓸 수 있냐?”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었을 것이다. 인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도 “내가 이 학문을 배워서 과연 취직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이런 의문들을 증명이라도 하듯, 입학자원의 감소라는 당면문제 앞에 인문대학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인문대학의 정원을 감축하기도 하는가 하면, 일부 대학은 인문대학을 아예 없애버리기도 했다. 우리 대학에도 인문학을 배우는 인문과학대학이 개설되어 있지만, 입시생 수 감소라는 현안에 직면에 인문대학의 총 정원이 200명 안팎으로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 인문과학대학의 굳건함은 타 대학과 다르다. 인문과학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국제비즈니스어학부, 아동학과, 문화콘텐츠학과는 인간 본질의 정수를 탐구하는 인문학의 토대 위에 실용성과 특성화의 가치를 함께 담아 사회가 필요로 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취업과 인문학의 탐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훌륭한 인재들을 사회로 배출하며 그 입지를 탄탄히 다져나가고 있다. 만약 “인문대는 취직이 안 된다.”, “인문학을 전공해서 어디에 쓸 수 있냐?”라는 이야기에 아직도 의문이 드는 학생들이 있다면 이후 소개할 서경대 인문과학대학을 졸업한 선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문화콘텐츠학과는 인문학적 소양의 바탕 위에서 새로운 학문 수요에 맞춰 학제적 교육을 실시하고 산학협동을 통한 이론과 실무의 조화를 통해 디지털 사회 전반을 포괄하는 광고, 영화, 에니메이션, 마케팅, 방송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사진 출처 : JYP 홈페이지
소유진 학생기자 : 안녕하세요. 선배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영아 사원 : 안녕하세요. 2018년 8월에 갓 졸업한 13학번 김영아입니다. 현재 JYP 엔터테인먼트 배우매니지먼트본부에서 배우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선배님과 같은 문화콘텐츠학과 재학생으로서 졸업하자마자 취업현장으로 가신 게 자랑스럽습니다. 배우 매니저는 어떤 일을 하나요?
김영아 사원 :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나오는 것처럼 배우의 컨디션과 스케줄을 관리하고, 같이 현장을 다닙니다. 현장에서 배우를 케어하면서 배우가 업무를 잘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연차가 쌓이게 되면 함께 작업했던 감독님들에게 배우를 홍보하고, 작품에 캐스팅될 수 있도록 마케팅하는 업무까지 맡게 됩니다. 배우와 상의하여 작품을 결정하고, 계약서를 진행하는 것 또한 배우 매니저의 업무입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로드 매니저로서 일을 하시는 군요. 이 일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김영아 사원 : 저의 원래 꿈은 영화 및 드라마 제작이었습니다. 그 방향으로 관심을 가지다보니 매니지먼트 일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JYP 부사장님이 학과에 특강을 오셨는데, 그 때 특강을 들으며 매니지먼트 분야에 도전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JYP 엔터테인먼트의 채용기간이어서 학과의 김의준 교수님께 도움을 받아, 자기소개서를 준비하고 면접을 봤습니다. 실무에서 활동하시던 분이라서 여러 방면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교수님께서 정말 큰 도움을 주셨네요. 이렇게 직접 매니지먼트부서에서 일하니까 어떠신가요? 힘드신 점은 없으세요?
김영아 사원 : 현장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드라마 현장은 촬영 일정이 촉박해 새벽에 퇴근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체력적으로 지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주 52시간 근로법이 제정되어 있어서, 현장의 근로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습니다. 또한 회사에서는 매니저들의 휴무를 보장하기 위한 여러 복지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얼굴에서 즐거움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매니저의 어떤 점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영아 사원 : 지루할 틈이 없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 직접 와보니까 적게는 50명에서 많게는 200명이 넘는 스태프 분들이 하나의 영화 또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수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사귀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함께 고생하여 만든 영화나 드라마가 대중들에게 인정받을 때 배우 및 스태프들과 함께 큰 성취감을 느낍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맡은 배우가 대중에게 인정받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점들이 저에겐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일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으신 것 같아요. 졸업하신 지 얼마되지 않으셨는데, 과에서 배운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되나요?
김영아 사원 : 문화콘텐츠학과는 인문과학대학에 소속되어 있어 철학과 국문학을 함께 배웁니다. 저도 철학을 복수전공 했고요. 실무와 관련된 수업은 현장에서 당연히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저의 꿈을 실현시키는 데에 밑거름이 되기도 했고요. 이와 더불어서, 제가 이전부터 느껴왔고, 현장에 와서 느낀 것은 인문학이 없는 콘텐츠는 이 세상에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콘텐츠든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문학을 모른 채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교를 다니면서 배운 철학 수업은 저에게 있어 실무 수업만큼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저도 철학을 전공하는데, 인문학을 배우면서 콘텐츠를 기획하는 힘이 더 길러지는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인문학이 선배가 일 할 때에 어떻게 도움이 되시나요?
김영아 사원 : 업무 특성상 영화나 드라마의 대본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철학을 배우면서 사유하는 훈련을 많이 했기 때문에 대본을 볼 때 남들보다 조금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장에서 수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데 철학과 교수님들에게 배운 인생의 팁이 사람을 대할 때에 큰 도움이 됩니다. 대학 시절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뇌가 있었기에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며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선배님의 말을 들으니까 저도 좀 더 사유하는 훈련을 해봐야 할 것 같고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해지는데, 앞으로 선배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김영아 사원 : 현재 드라마, 영화, 예능, 광고 등 다양한 현장을 둘러보며 재미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을 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매니지먼트라는 분야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목표는 크게 잡아야 한다고, 앞으로 더 많은 경험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노력해서, 나중엔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려 보고 싶습니다.
소유진 학생기자 : 정말 멋집니다. 나중에 현장에서 뵈면 좋겠어요. 선배님. 그럼 마지막으로 현재 인문과학대학을 다니고 있는 재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김영아 사원 : 인문학이란 게 짧게 보면 왜하나 싶지만 길게 보면 쌓이고 쌓여 발전할 수 있는 학문입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계속해서 쌓다보면 언젠간 성숙해진 자신을 마주하게 되고,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늘 기운 잃지 마시고, 이쪽으로 관심이 있는 분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 <홍보실=소유진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