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아시아 대학평가]
10년새 100위권내 대학 11→23곳… 통큰 투자로 전세계 인재들 영입
올해 '아시아 대학 평가'의 특징은 중국 상위권 대학들의 눈부신 선전이다. '아시아 대학 톱 10'에 중국의 칭화대(3위)·베이징대(5위)·푸단대(6위)가 올랐으며, 지난해보다 전부 순위가 상승했다.
특히 칭화대는 역대 최고인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아시아 톱3'에는 싱가포르·홍콩·일본·한국 대학만 이름을 올렸는데, 처음으로 중국 대학이 들어갔다. 톱 20위 이내 대학 수(5개), 톱 100위 안에 든 대학 수(23개)도 중국이 가장 많다. QS 측은 "경쟁이 치열한 아시아 대학 시장에서 중국 대학들이 거대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중국 대학의 상승세는 지난 10년간 100위권 내 대학 숫자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은 아시아 상위 100위 안에 든 대학 수가 2009년 17곳에서 올해 18곳으로 거의 제자리걸음이었다. 반면 중국은 11곳에서 23곳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국가별 상위 10개 대학의 평균 순위에서도 한국은 2009년 평균 33.7위였다가 올해 25.8위로 8계단 올랐지만, 중국은 같은 기간 평균 40.2위에서 출발해 올해 22.7위까지 18계단이나 뛰었다.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고등교육 투자가 결실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1990년대부터 중국 정부는 '211공정(100여개 대학 육성)' '985공정(39개 대학 집중 육성)'이란 이름으로 소수의 대학에 예산을 집중하는 정책을 펼쳤다. '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을 먼저 부자가 되게 하라'는 선부론(先富論) 정책이다. 2006년엔 세계 100위권 대학에서 1000명의 인재를 데려와 중국 100개 대학에서 연구하도록 하는 '111 공정'을 추진했다.
대학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 2017년 중국 교육부가 밝힌 칭화대 1년 예산은 223억3500만위안(약 3조6544억원), 베이징대는 193억4500만위안(약 3조1652억원)이다. 서울대 1년 예산(7972억원)의 4배가 넘는다. 이 대학들에는 중앙 정부가 주는 예산 말고도 지자체 예산, 기부금, 산학 협력 수익 등이 쏟아져 들어온다.
여기에 개별 교수들의 연구를 독려하는 경쟁 시스템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 구자억 서경대 대학원장은 "교수 승진 심사가 '논문 수'에 따라 결정되고 논문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교수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는다"며 "성과가 탁월한 교수는 죽을 때까지 임기를 보장해주므로 교수들이 연구·교육 역량에 전력을 다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올해 평가에서 베이징대와 칭화대는 학계 평가에서 기존 강자인 일본·싱가포르를 위협할 만큼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전 세계에서는 우수한 교수와 학생들이 중국 대학으로 몰려온다. 중국 정부는 세계적 학자 2000명을 영입한다는 '천인계획(千人計劃)', 자국 내 고급 인재 1만명을 육성하기 위한 '만인계획(萬人計劃)'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임대근 한국외대 교수는 "세계 곳곳의 두뇌를 중국 대학에 유치하고 유능한 학자를 길러내기 위한 인적·물적 투자의 결과가 오늘날 칭화·베이징·푸단 등 세계적인 대학 배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원문 출처 >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24/2018102400241.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