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전규열의 나도 한다! 스타트업(4)
“비영리단체에서 오랜 시간 행사 기획 파트에서 일하다 대행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됐습니다. 그것도 친환경적인 방식과 비영리단체의 생리를 이해하는 대행사가요. 그렇지만 이런 조건을 충족한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창업에 대한 꿈을 꾸게 됐습니다.”
국내 유일의 비영리단체 및 공익행사 전문 대행사 홍구기획의 김홍구 대표(46).
국내 유일의 비영리단체 및 공익행사 전문 대행사 홍구기획의 김홍구(46) 대표 이야기다. 자신의 전문분야를 살려 창업에 성공한 홍구기획 지난 2013년 10월에 창업해 올해로 만 5년째다. 홍구기획은 모금액이 100억 미만인 비영리단체 행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일명 벼룩시장이라는 바자회 행사 담당을 하다 2013년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하이서울 페스티벌 팀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고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2014년 봉은사에서 다문화 행사 사업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창업을 하게 된 것이다.
첫 시작은 초라했다. 자본금도 없이 달랑 노트북 1대만 가지고 시작했다. 비영리단체인 아름다운 가게 간사로 크고 작은 캠페인, 행사 담당, 환경운동연합 등의 종사 경력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마케팅을 통해 성장하게 된 것이다.
첫해 2013년 매출 1천만원, 2014년 1억, 2015년 2억 2016년 3억 2017년 5억 등 매년 1억원씩 매출이 늘어나게 되면서 급성장 했다. 1인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3명의 상근직원이 있고 2명의 비상근 PD도 함께 근무 중이다.
김 대표는 변화하는 비영리단체 전시 환경과 추세와 관련 제품들을 알아보기 위해 박람회를 활용하고 있었다.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박람회나 전시회 활용은 여타 1인 창조기업 대표들과 다르지 않았다. 결국 큰 기업이든 1인기업이든 시장환경 변화에 적절한 대응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서울시 NPO 지원센터가 주관한 2017년 ‘NPO 파트너 페어’ 행사다. 이 행사는 NPO 산업을 이루고 있는 기관과 기업, 전문가그룹, 지원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정보와 인프라를 공유하는 장이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2017 'NPO 파트너스 페어'.
이 행사는 NPO 산업을 이루고 있는 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보와 인프라를 공유하는 장이다.
올해는 난민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전달과 UNHCR의 난민지원 사업을 알리기 위해 ‘맛나는 만남’을 주제로 ‘UN 난민기구 푸드 페스티벌’ 행사를 이달 22일~25일까지 진행한다.
통상 스타트업을 하면 3~7년 차에 ‘데스밸리(일명 죽음의 계곡)’라고 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홍구기획은 5년 동안 성장을 멈춘 적이 없다. 그 점은 매우 다행이지만 인원 1명이 늘면 그만큼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더 많은 일, 질 좋은 일을 위해서 인력이 중요한데 앞으로 1~2년 동안 미래를 만들어내는 성장동력으로서의 인력 계획이 절실할 것 같고 또 행사기획에 머물지 않고 신기술 도입(AR, VR 같은), LED 같은 영상기기 활용 능력 등 기술적 부분의 성장을 통한 도약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고객들이 예산은 너무 적은데 큰일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투입인력에 대한 인건비 부분도 단체마다 조건이 달라 어려움이 많았다.
김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창업해 좋은 기회를 잡은 경우다. 세상에 억지로 하는 일은 잘 안 되는 법이라 차근차근 순리에 맞게 욕심부리지 말고 준비하면 잘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많은 돈 투자하지 말고 돈이 들어가지 않는 일을 천천히 하라고 말한다. 역설적이지만 돈이 최대한 들지 않고 돈이 있어도 절대 쓰지 말라는 것이다. 거창하게 처음부터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 창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본금이 바닥이 나기 때문에 경계했다.
비영리단체의 미션을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친환경적인 행사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는 김 대표 현장에서 오랜 기간 실력을 쌓은 덕분에 비영리단체의 신임을 얻어 많은 단체로부터 행사 요청을 받고 있다. 최근 비영리단체의 미션과 비전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캠페인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홍구기획'를 찾는 곳이 비영리 단체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 공헌팀까지 다양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 대표의 성공에는 소기업이지만 기업가 정신이 있었다. 대표가 이익만을 생각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직원을 대표가 월급을 주니까 일을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파트너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이런 노력은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평소 공연행사 등의 업무 특성상 야근 등도 많아 고생하는 직원들을 위해 매년 비수기인 12월 말에서 1월 말까지 전원 유급휴가를 주고 있었다.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고생하는 직원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었다.
이 대표의 꿈은 NPO, NGO 등 비영리단체를 전문으로 하는 종합 PR 대행사를 만드는 것이다. 행사도 커뮤니케이션의 일부이고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시민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포괄적인 업무가 가능한 PR대행을 하고 싶은 것이다.
전규열 서경대 경영학부 교수 jky9618@hanmail.net
< 원문 출처 >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3044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