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풍경은 바람과 빛을 합친 말이다. 1600여 년 전, 중국 동진(東晉) 시대에 처음 사용됐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의미는 풍광(風光)이다. 남송(南宋)시대 편찬된 세설신어(世說新語) 언어(言語)편에 보인다. “장강(長江)을 건너는 이들아, 풍광은 옛날과 다르지 않구나. 다만 산하를 통치하는 자가 달라졌을 뿐(過江諸人, 風景不殊, 正自有山河之異!)”. 나라를 빼앗긴 울분을 토로한 말이다. 

풍채(風采) 혹은 풍도(風度)라는 뜻도 있다. 진서(晉書) 유의(劉毅)편에 “선비들이 풍도를 중시하도록 이끌어서 마을 전체가 맑아졌다(故能令義士 宗其風景 州閭歸其淸流)”라고 유의를 상찬했다. 정경(情景)이란 의미도 있다. 2009년 중국에서 상영된 『아들딸 영웅전(兒女英雄傳)』이란 드라마 23회에 “보아하니 집안 분위기가 여전하구만(看了看家中風景依然)”이란 대사가 나온다. 

풍경은 영어의 랜드스케이프(Land scape)와는 격이 다른 말이다. 랜드스케이프의 본래 의미는 토지 소유권이다. 서양인에게 풍경은 물적 대상일 뿐이다. 건축가 승효상은 이를 두고 “마치 장사치와 선승(禪僧)이 쓰는 언어의 차이처럼 보인다”고 표현했다. 풍경은 냉랭하지 않다. 자연과 환경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살아 움직이는 사람과 자연의 복합체다. 인간의 감정, 그리고 집단의 문화가 녹아 있다. 이를 한자 문화권에선 ‘인문경관’(人文京觀), 서양에선 ‘문화풍경(Culture Landscape)’이라고 부른다. “풍경이 가지는 아름다움의 본질은 인간이 존재함으로써 완성된다(J.B. 잭슨)”는 말이 가능한 이유다.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완성된 감동적인 풍경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서는 살풍경(殺風景)으로 변하는가 싶더니, 극적으로 훈풍이 되살아났다. 북한을 물리적 상대로, 혹은 이용해야 할 자원으로만 본다면 그건 ‘랜드스케이프’, 즉 장사치 수준에 머무는 일이다. 북한을 살아 숨쉬는 풍경으로 대할 때 비로소 마음이 오가고, 마음이 오가야 신뢰도 쌓을 수 있다. 협상은 그 다음에야 가능한 일이다. 
  
진세근 서경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원문출처>

중앙일보 http://news.joins.com/article/22699337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71070

이철민 서경대학교 화학생명공학과 교수, TBS의 ‘김성수의 시시각각Q’에 출연, 현 라돈사태 진단과 해결책 제시, 주목 받아

최근 매스컴을 통해 생활용품에서 라돈이 고농도로 검출되어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보도는 과거에도 있었으며 보도 내용과 형식 또한 놀라울 만큼 유사하다. 서경대학교 화학...

[진화하는 대학 사회공헌] 맞춤형·재능기부로 업그레이드 file

학생 취미·재능·전공분야 살려 … 교육부, 대학평가 지표 반영으로 측면 지원 대학과 대학생들의 봉사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복지센터나 복지시설 지원, 김장 봉사, 독거노인 방문 등 자원봉사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학...

[진세근 서경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칼럼] 귀하신 몸, 푸얼 차<하> file

귀하신 몸, 푸얼 차<하> “우리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둥(广东), 푸젠(福建) 등 각지 소매상에게 파는 가격은 한 병(餠-357g) 당 150 위안(약 2만5000 원)이다. 이들은 여기에 고수차(古樹茶-수백 년 된 차 나무에서 채취한 푸얼 ...

서경대 등 서울 동북 4구 대학, 산학협력단장 포럼 개최 file

▲ 서울 동북4구 산학협력단장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서울과기대(총장 김종호)가 12일 대학본부 대회의실에서 ‘서울시 동북4구 대학 산학협력단장 포럼’을 개최했다. ‘서울 동북4구 대학 산학협력단장 포럼’은 서울 ...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연기전공 학생들, 연극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성황리에 개최 file

6월 7일(목)부터 9일(토)까지 사흘간 교내 북악관 8층 북악홀서 2018년 1학기 네 번째 정기 공연 펼쳐 공연예술학부 연기전공 B팀 학생들이 선보인 연극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홍보 포스터 서경대학교 예술대학 공연예술학...

[반성택 서경대 교수 칼럼 : 디지털인문학] 적성검사를 다시 생각한다 file

지난 겨울의 평창올림픽은 선언으로만 보이는 올림픽 정신이 스포츠를 넘어서서, 선언을 넘어서서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보여준다. 평창올림픽은 몇 번의 실패 뒤에 유치되나 촛불시위 국면에서는 걱정거리로 전락하며, 외국에서 제기...

서경대학교 미용예술대학 뷰티테라피&메이크업학과 1~3학년 학생 9명, ‘제11회 2018년 대한민국 시데스코 뷰티테라피 기능경진대회’에 참가해 최고상 수상과 함께 전원 입상하는 쾌거 이뤄 file

서경대학교 미용예술대학 뷰티테라피&메이크업학과(학과장 김주연 교수)의 1~3학년 학생 9명이 지난 6월 8일(금)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11회 2018년 대한민국 시데스코 뷰티테라피 기능경진대회’에 참가해 최고상의 수상과...

[진세근 서경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칼럼: 漢字, 세상을 말하다] 風景<풍경>

풍경은 바람과 빛을 합친 말이다. 1600여 년 전, 중국 동진(東晉) 시대에 처음 사용됐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의미는 풍광(風光)이다. 남송(南宋)시대 편찬된 세설신어(世說新語) 언어(言語)편에 보인다. “장강(長江)을 건너는 이들아,...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무대패션전공 주최 HUB6 : ‘마주치다’ 개최 file

2018년 6월 8일(금) 오후 4시 · 8시(2회 공연), 서경대 본관 8층 컨벤션홀서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무대패션전공(주임교수 박은정)이 주최하는 HUB6(2018 통합형 공연예술 창의인재 양성 프로그램) & 제3회 무대패션전공 ...

최내경 서경대학교 국제비즈니스어학부 교수, ‘2018 프랑스학 공동학술대회’ 참가해 ‘대학프랑스어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문화활용 교수법 모색’ 주제로 발표 예정 file

6월 9일(토) 오전 10시 30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서 최내경 서경대학교 국제비즈니스학부 교수가 6월 9일(토) 오전 10시 30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열리는 ‘2018 프랑스학 공동학술대회’에 참가해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프랑...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