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개벽은 개천벽지(開天闢地)의 줄임 말이다. 하늘을 열고 땅을 쪼갠다는 말이다. 새로운 천지를 연다는 의미다. 
  
개벽의 원래 의미는 여러 가지다. 
  
첫째, 천지창조다. 후한서(後漢書)에 “역신(逆臣) 동탁(董卓)이 황실을 뒤엎고 법전을 불살라 하나도 남기지 않았으니 개벽 이래 이처럼 참혹한 일이 없었다”고 기록했다. 둘째, 개간이다. 춘추외전(春秋外傳)에 “전답을 개벽하니 창고는 요족하고 백성은 풍요롭다”고 적었다. 셋째, 개창 혹은 창립이다. 청말(淸末) 철학자 캉유웨이(康有爲)는 대동서(大同書)에서 “대지가 100번의 10만 년을 지낸 뒤 비로소 짐승과 조류를 뛰어 넘어 문명 개벽의 대운을 맞았다”고 인고와 희망을 노래했다. 그 밖에도 건축, 개통의 뜻으로도 사용됐다. 
  
우리나라에선 좀더 큰 의미로 쓰였다. 동학의 후천(後天) 개벽 사상이 대표적이다. 양반 중심의 사회가 끝나고 백성들이 바라는 새로운 세상, 즉 후천이 열릴 것이라고 동학은 얘기했다. 후천에는 선천(先天) 시대에 억눌린 사람들이 참다운 자유와 평등을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후천은 죽음 이후가 아니라 살아 있는 이 세상에서 이뤄낼 세상이다. 


원불교를 개창한 소태산 박중빈은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 법어를 내걸었다. 물질 문명만 발전하고 정신 문명이 뒤처지면 제대로 된 문명이 될 수 없으니 정신 문명을 일으켜, 정신과 물질이 하나 되는 완전한 문명을 이루자는 주장이다. 


사실 한반도만큼 정신개벽에 집중한 곳이 또 있을까? 수천 년간 외세에 시달리고 식민과 분단에 신음하면서 우리만큼 염원을 갈고 닦은 민족이 또 있을까 싶다. 
  
그 덕분인가. 4월27일 한반도에서 개벽이 일어났다. 남북 정상이 분단과 상잔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마주 앉았다. 우리 스스로가 먼저 소스라쳤고, 세계도 따라 경악했다. 큰일에는 잡음이 따르는 법이다. 들려오는 몇몇 견폐(犬吠)는 축가로 들을 일이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다. 후천 개벽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진세근 서경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겸임교수 


<원문출처>
중앙일보 http://news.joins.com/article/22616277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74317

[진세근 서경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칼럼]화수분 중국 경제? 새 성장판으로 급부상한 구이저우 file

중국경제처럼 복잡한 생물이 또 있을까? 넓은 땅에 많은 인구가 얽히면서 저마다의 색깔로 살아가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잡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길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성(省)끼리 비교하면 의외로 답이...

[진세근 서경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칼럼] 돈의 흐름, 결혼의 흐름 file

과거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厦门)시에 신촌(新村)이란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의 별칭이 ‘얼나이춘’(二奶村)이다. 얼나이는 ‘첩’이란 뜻이다. 대만 사업가들의 첩이다. 인륜적으로 보면 민망한 노릇이지만 양안 관계로 보면 실익이 ...

[구자억 서경대학교 혁신기획처장 겸 서경혁신원장 인터뷰] 급변하는 국제정세,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다 file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혁신교육, 미래사회 적합인재 육성에 주력 최근 이뤄지고 있는 남북관계의 변화는 사뭇 드라마틱하다. 지난 평창올림픽에서의 화해모드 조성 이후, 특사단 방북과 친서 전달, 4월 말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서경대학교 대동제 5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본교 캠퍼스에서 열려…총학생회 주최로 먹거리, 놀거리 외에 학우들과 연예인이 나서 다양한 이벤트와 화려한 공연 무대 펼쳐…술 대신 참신한 아이디어로 축제의 즐거움과 의미 더해 file

서경대학교에서는 총학생회(회장 장규섭) 주최로 2018년 5월 9일(수)부터 11일(금)까지 사흘간 본교 캠퍼스에서 대동제가 개최됐다. ‘다함께 크게 어울려 화합한다’는 뜻을 지닌 대동제는 학우들로 하여금 잠시나마 학업과 진로 ...

[신혜원 서경대 교수 칼럼]놀아주지 마세요, 놀이에 '참여'하세요 file

[좌충우돌 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아이가 이끄는 대로, 아이 맘대로 요즘 육아와 관련된 방송에서는 아이와 ‘놀아주는 부모’를 강조한다. 아이와 잘 놀아주는 부모를 매우 유능한 부모라고 하고, 그렇지 못한 부모는 매우 안...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교수의 한국 블로그]곱창 연기로 피어오른 재일한국인의 애환 file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슬로건으로 3일 개막한 제19회 전주 국제영화제가 12일 막을 내렸다. 2000년 시작된 영화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독립영화제로 주목을 받았고, 올해는 46개국...

[e글중심] 금주령인듯 금주령 아닌 대학 축제의 현실 file

 올해부터 대학축제에서 주류판매가 금지됐습니다. 지난 1일 교육부로부터 한 공문이 내려오면서입니다. 공문은 “대학생들이 학교 축제 기간 주류 판매 면허 없이 주점을 운영하는 등 주세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매년 발생한다”...

[인터뷰] 구자억 서경대 인성교약대학장 '만들어지는 인재가 아닌 스스로 성장하는 인재'의 중요성 file

한중일 3국에도 유럽의 에라스무스 프로그램 만들고 싶다 서경대학교 인성교양대학 구자억 학장은 학자이자 정책가로서 활발한 연구업적과 실행력으로 교육업계 리더십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중국 베이징사범대 출신으로 중국 유학 ...

한국헌법학회, 한국형 지방재정조정제도 학술 심포지엄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김관영·심상정 의원, 한국헌법학회(회장 고문현)가 주최하고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장 송재호)가 후원한 ‘한국형 지방재정조정제도 모색’ 학술 심포지엄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

[진세근 서경대 겸임교수 칼럼 : 漢字, 세상을 말하다] 開闢<개벽>

개벽은 개천벽지(開天闢地)의 줄임 말이다. 하늘을 열고 땅을 쪼갠다는 말이다. 새로운 천지를 연다는 의미다. 개벽의 원래 의미는 여러 가지다. 첫째, 천지창조다. 후한서(後漢書)에 “역신(逆臣) 동탁(董卓)이 황실을 뒤엎고 법전을...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