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박람회 서경대 홍보 브로슈어에 게재 '학벌론' 눈길
학벌보다 자신만의 꿈 꾸는 게 중요

“가장 힘들었던 인생의 암흑기에 나를 담금질하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 준 기반이 학교였다.”
야간학교였던 옛 국제대(서경대학교)를 졸업한 김동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신만의 ‘학벌론’을 제기했다. 명문대 같은 학벌보다는 스스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깨닫는 것과 사회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13일 기재부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13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8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배포한 서경대 홍보 브로슈어에 이 같은 글을 게재했다.
그는 “젊은 시절, 나를 짓누르는 환경이 너무도 싫어 세상을 뒤집고 싶었다”며 “낮에는 직장, 저녁엔 대학, 밤에는 고시공부를 해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반란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찾는 반란과 주위의 불합리한 것들에 대한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학교(서경대)는 반란을 생각하고 열정을 갖게 했던 터전이었고 지금도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려는 젊은이들에게 단단한 터전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2018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 참가자들에게 배부된 '2018 서경대 홍보브로슈어'에 실린 김동현 경제부총리 글 전문을 소개한다.
내게 서경은 [반란의 터전]이다.
타는 목마름이 있었다. 젊은 시절, 나를 짓누르는 환경이 너무도 싫었다. 세상을 뒤집고 싶었다.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반란의 시작은 직장생활 3년차에 한 대학입학이었다. 낮에는 직장, 저녁엔 대학, 밤에는 고시공부를 했다.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가졌던 낙관적인 생각과 ‘눈 먼 열정’이 나를 지탱시켜 주는 힘이었다.
두 번째 반란은 나 자신에 대한 반란이었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회의에서 비롯됐다. 나 자신의 틀을 깨는 시도였다. 첫 번째보다 훨씬 힘든 반란이었다.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조금씩 자기중심이 잡혀지기 시작했다. ‘눈 뜬 열정’을 알게 됐다.
세 번째 반란은 사회에 대한 반란이었다. 주위의 불합리한 것들,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작은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 긴 공직생활을 하는 이유는 ‘사회변화에 대한 기여’가 됐다. 겉으로 보이는 현상적인 문제가 아니라 가려져 있는 진짜 문제에 대한 태클이었다. ‘킹 핀(King Pin)’을 찾아 쓰러뜨리고 싶었다.
반란은 현실을 극복하고 변화시키려는 가장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다. 환경, 자기 자신, 사회에 대한 반란은 각각 남이 낸 문제, 내가 낸 문제, 사회가 낸 문제를 푸는 것이다.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어서 ‘유쾌한’ 반란이다.
서경은 ‘반란’을 생각하고 열정을 갖게 했던 터전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인생의 암흑기에 나를 담금질하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 준 기반이었다.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도 나는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 남이 시키는 일이나, 해야 할 일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서경은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려는 젊은이들에게 단단한 터전을 만들어줄 것이다. 20대 초반의 내게 그러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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