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 최창열 교수가 서울 중구 대경상업고에서 이 학교
금융관리과 3학년 학생에게 진로 및 취업 강연을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초여름 더위가 시작되는 5월의 마지막 날. 이 시기 특성화고 3학년생은 취업과 대학 진학을 두고 기로에 선다. 서울 대경상업고 금융관리과에 재학 중인 3학년 7반 한민섭 군(18)은 무조건 졸업 전 취업부터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 군은 일단 먼저 취업한 뒤 대학에 갈 생각이다. 반면 같은 반 정준영 군(18)은 원하는 은행권 취업에서 고배를 마신 뒤 우선 대학에 가기로 했다.
31일 오후 대경상업고. 서경대의 금융정보공학과 교수들이 대경상업고 금융관리과 3학년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펼쳤다. 1교시부터 하루 종일 면접, 자기소개서 작성 등 취업과 대입 수시 준비에 진땀을 뺀 한 군과 정 군에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대학 진학은 두 학생 모두에게 가깝고, 먼 미래이기 때문이다.
이날 강연에서는 파생상품과 국제금융 분야 전문가인 최창열 교수, 재무설계와 가치평가 분야 전문인 함형준 교수가 1시간 동안 금융공학이란 무엇인지부터 금융 전문가의 중요성, 금융권 취업 전망 등 진로, 취업에 대한 정보를 소개했다. 강연은 50명씩 나뉘어 각각 시청각실과 교실에서 이뤄졌다.
고교생에겐 아직 금융공학이라는 말이 낯선 분위기였다. 함 교수는 일단 금융공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부터 설명했다. “수학을 활용해 금융자산, 파생상품을 설계하고 가치를 매기는 융·복합 학문이 금융공학이고, 이를 통해 금융 상품 투자와 관련한 위험을 관리하는 데 쓸 수 있어요.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시대 도래로 국내 금융자산이 증가한 상황에서 전문가가 필요하죠.” 저금리 시대에는 저축, 예금만으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어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금융투자회사는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금융투자상품을 개발하는데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게 국내외 금융 시장에서 일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인재라는 얘기다.
함 교수는 또 학생에게 높아지고 있는 금융 전문가의 위상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2012년 미국 시사주간지인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드가 최고의 직업 5위에 재무설계사(financial planner)를 꼽으며 향후 10년간 기록적인 성장을 할 직업으로 예측했다”며 “한국의 취업포털 커리어가 꼽은 2015년 10대 유망직업 1위에 금융자산 운용가가 꼽혔다”고 말했다.
강연에서는 고3 학생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법한 대학 소개가 함께 이어졌다. 함 교수는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 졸업생은 은행 증권 보험 재무 회계 경리 금융컨설팅 투자자문·운용 부동산투자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다”며 “취업률이 2016년 2월 기준 72.4%에 달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의 목표는 학생이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직무 역량을 갖추도록 해 시장 수요 중심의 실무형 인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졸업생이 취업 후 파생상품, 리스크 관리, 금융정보 분석 등을 통해 미래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도록 할 뿐 아니라 금융기관 이외 다른 기업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금융, 회계, 재무 분야 전문 인재를 키우겠다는 포부다.
실제로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는 학생이 학과 수업을 통해 구체적인 직무 역량을 키우도록 장려한다. 수업에서 수리 능력(기초연산, 금융정보 분석), 정보기술 활용 능력(컴퓨터 활용, 정보 수집 및 관리) 등의 역량을 기르게 하고, 전공 교과목 수업과 취업에 유용한 자격증 취득, 공모전 참여, 스터디를 연계시킨다. 학생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게 학과의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학생은 1학년 때부터 학과 수업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전산회계, 세무회계, 회계관리, 기업회계, 파생상품투자권유자문인력, 투자자산운용사, 금융투자분석사, 재무위험분석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학과에 개설된 수업만 들어도 학원에 다닐 필요 없이 개인재무설계사 자격(AFPK)을 취득할 수 있는 게 대표적 예다.
강의를 들은 정 군은 “금융정보공학과라는 이름이 생소했는데, 잘 알게 됐다”며 “대학 진학 후 내가 원하는 은행 등 다양한 금융권 회사로 진출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돼 유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先)취업 후(後)진학을 생각하는 한 군도 “취업한 후 일을 하다 대학에 갈 생각이었는데 여러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대경상업고 이석원 부장교사는 “학생 중 80%는 취업, 20% 정도는 진학을 생각하지만 3학년 초에 취업하지 못한 학생은 수시나 정시 등으로 지원을 할 수도 있어 이러한 정보가 필요하다”며 “또한 대부분이 선취업 후진학을 생각하기 때문에 취업 후 대학에 갈 때도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문 출처>
동아일보http://news.donga.com/3/all/20170601/84664820/1#csidxe5f173ce297a4349e018bfd424a3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