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억 인성교양대학장
한국대학이 흔들리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대학존립이 어려워졌다. 세간에서는 100개 이상의 대학이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도 평가를 통해 대학정원을 조정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재정문제도 대학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웃 중국대학은 연간 예산
1조원이 넘는 대학들이 많다. 한국대학들은 꿈도 꾸기 힘든 얘기다. 재정이 부족하니 질 높은 교육을 하기 어렵다.
당연히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에 사활을 건다. 그런 와중에 대학교육은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다. 대학도 그간 양적 확장에 집중해 교육이나 연구의 질 향상을 게을리
했다. 그러다보니 세계대학 순위에서 한국대학의 경쟁력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2016년 QS세계대학평가에서 종합순위 200위
내에든 국내대학은 7개에 머물렀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한국 대학경쟁력은 55위로 최하위권에 맴돈다. 당연히 국가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쳐 2012년 22위였던 국가경쟁력이 2016년에는 29위로 하락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파고는 높게 일고
있다.
교육과정 전환 필요
대학교육에 대한 변화 요구도 거세다. 어떻게 할 것인가? 대학이 경쟁력을 가질
때 국가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대학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재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우선 대학 자신의 변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의 학교를 사례로 대학혁신 노력을 돌아보고자 한다.
첫째, 미래핵심역량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완전히 바꿨다.
성공학·실패학, 상상력의 세계, 문제해결의 힘 등 미래역량 개발에 필요한 과목을 필수로 개설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인 가상현실,
무인자동차, 빅데이터 등에 대한 내용을 1학년 때부터 습득하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전공과목에 대한 인증제를 도입해 실용가치를 높이고
사회수요에 적합한 과목으로 변경했다. 모든 전공이 전공역량을 중심으로 재배치되고 미래사회에 적합한 과목들이 개설됨으로써 학생들이 미래직업세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둘째, 역량개발을 위한 비교과프로그램 300여 개를 개설하고, 교양과목과 연계되도록 했다. 이같은 연계를 통해
교양에서 배운 역량이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 한층 심화되도록 했다. 셋째, 교양수업을 체험과 활동 중심으로 바꿨다. 학생들이 강의내용을 숙지한
후 그것을 활용해 직접 체험하고, 활동함으로써 수업에서 배운 지식이 개인의 역량으로 체화되도록 했다. 당연히 강의실 구조와 시설도 바꿨다.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도록 강의실을 3면 활용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넷째, 매년 전교생에 대한 핵심역량검사를 통해 발달상황을 4년간 추적하도록
했다. 학생에게는 구체적으로 분석된 개인역량 발달수준을 제공하도록 했다. 대학들이 지금까지 소홀히 해온 교육성과를 체계적으로 측정하기로 한
것이다. 졸업생에 대해서도 학교에서 습득한 역량이 사회에서 효과적인지 사후관리를 하도록 했다. 이런 대학혁신의 밑바탕에는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담겨져 있다.
소프트 파워 역량 중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소프트 파워 역량이 중요해진다. 소프트 파워의 핵심적인 요소는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연결능력과 독창성을 기반으로 하는
창의력이다. 이젠 이같은 소프트 파워를 키우려는 대학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여기서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앞서나갈 것인가. 그 중심에 대학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대학은 새로운 혁신 마인드로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변화시켜야 한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질문을 만들어내고, 답하는 창의적 수업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로 우뚝 설
것이다.
구자억 서경대학교 인성교양대학장 겸 서경혁신원장
<원문 출처>
내일신문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234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