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에 있는 저장대학 부총장 쑹융화(宋永華)는 영국 리버풀대 부총장으로 있다가 2009년 천인계획에 의해 중국에 초빙됐다. 쑹 교수는
영국 사상 최연소 공대 교수로 유명하다. 중국엔 이런 해외 유치 학자가 부지기수다. 천인계획은 2008년에 시작된 해외 인재 유치 정책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3000명가량의 해외 인재를 유치했다.
천인계획의 특징은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천인계획 아래 각 성(省) 정부에서
추진하는 천인계획이 있다는 점이다. 중앙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필요한 인재를 수입하고, 지방정부는 각 지방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유치한다. 여기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 광둥성 한 곳만 약 1조4600억위안(한화 약 248조 원)을 투입한다. 중국이 해외 인재의 블랙홀이 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도 한국판 천인계획이 필요하다. 이제 국내 인재만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인재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각국은 혁신적인 인재를 갈구하고 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007년
11위에서 계속 떨어져 지난해엔 26위로 추락했다. 특히 2014년부터 3년 연속 하락이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 홍콩, 일본은 물론
말레이시아, 대만보다도 낮다. 한국 대학의 경쟁력도 하락하고 있다. 2016년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종합 순위 200위 내에 든 국내 대학은
7곳에 불과했다. 한국의 산업과 과학기술 역량도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스위스 최대금융그룹인 UBS는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적응 수준을
세계 25위라고 평가했다. 이 역시 대만, 말레이시아보다 낮다. 인공지능,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3D 프린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의 국가경쟁력이 낮은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ICT 산업의 국내총생산 기여도는 2015년 기준 2.2%에 머물러
있다.
장기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바꿔야 한다. 입시 위주의 암기식 교육으론 더 이상 안 된다. 그러나 교육을 바꾸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외부 인재 수혈을 통해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파격적인 해외 인재 유치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
<원문 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02/201704020197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