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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가치'와 '역사성'에 중고거래 인기
중요 사건 고비마다 호외판으로 재조명

박재항 서경대 광보홍보영상학과 교수

[박재항의 소소한 통찰] 그날의 기록 담은 신문, 갖고 싶어진 이유.jpg

지난 4일 오전 11시22분, 대통령 탄핵 선고 후 신문사에서는 당일 호외를 찍었다. 다음날이 토요일이었는데 토요일자 신문을 발행하지 않는 신문사조차 특별판을 발행했다. 이날은 당연히 전 국민이 TV나 유튜브로 생중계를 봤다. 종이로 전하는 긴급 속보인 호외는 전파 속도로만 보면 동영상을 당해낼 수 없다. 그런데도 종이 신문으로 뿌리는 호외 및 특별판을 자주 만나고 있다. 숨 가쁜 미디어 지형 변화에서 이들이 존속하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12월 4일 계엄 선포 다음 날에 쏟아진 호외를 서울 시내 지하철역 출구 앞에서 집어 들었다. 호외를 접한 것은 7년여 만이었다. 2017년 3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헌재의 선고 이후 처음이다. 다음 날 언론홍보 관련 과목 수업을 받는 대학생들에게 실물을 보여줬다. 대부분 학생은 호외라는 낱말 자체가 낯설었다. 단어를 들어봤거나 뜻을 아는 학생이라도 호외를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한 학생이 ‘가지고 있을 만한 가치가 있겠다’고 말하자, 다른 학생이 이미 중고 거래 플랫폼에 나와 있다고 했다. 가격은 1000원에서 2만원 이상으로 천차만별이었다. 이후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2월 14일에도 기다렸다는 듯 호외가 나왔고, 바로 중고 거래 품목으로 나왔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 종이 신문이 등장하며 화제를 모은 건 2023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직후였다. LG 트윈스의 우승 소식으로만 채운 스포츠신문 1면을 수집해 간직하려는 팬들이 나타났다. 미처 스포츠신문을 못 산 팬들이 중고 거래 플랫폼에 구매 의향을 알렸고, 판매하는 이들이 나타나며 거래가 이뤄졌다. 아이돌 그룹의 팬들이 앨범·굿즈(기념품) 구매로 충성심을 보이듯, 스포츠신문 실물은 구단의 열성팬임을 증명하는 징표였다. 계엄 시국에서 발행하는 호외들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게 당연한 수순이 되다시피 했다. 역사의식을 가졌다는 자부심을 부여하는 소장품으로서 가치가 있었다.

같은 상품이나 판매 형식이 되풀이되면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호외라는 본질은 바꾸지 않더라도 변화를 주는 시도도 나타났다. 4월의 판결을 다룬 종이 신문 특별판을 발행해 팔면서, 온라인으로 지면의 PDF 파일을 제공하는 신문사도 나타났다. 4월 4일 11시라는 헌재 선고 시간에 맞춰 특별판을 4411부만 발행한다며, 희귀·한정품으로 보이는 마케팅 기법을 적용하는 곳도 있었다. 계엄 선포 직후부터 국회의 소추 의결에 이어 헌재의 파면 선고 때 발행한 호외 세 가지를 묶어 파는 세트도 나왔다.

앞으로도 특정 이슈나 사건을 다룬 정기 신문 외 호외 및 특별판 같은 발행물을 더 자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뉴스 전달이라는 업의 본질을 위해 노력하는 이미지 구축에 도움이 된다. 직접 만질 수 있는 물리적 실체는 디지털 매체와 차별화하는 무기가 된다. 아날로그적 특성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세트 구성, 한정판 등의 시도도 나올 수 있다. 이는 신문사뿐 아니라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는 마케팅이다.

<원문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41163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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