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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인 인터뷰] 이루다 감독(서경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졸업생)의 첫 감독작 백수아파트 개봉(1).png

서경대학교 영화영상학과를 졸업한 이루다 감독의 첫 감독작 <백수아파트>가 지난달 26일 극장에서 개봉됐다. <백수아파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조카와 함께 동네 민원을 처리하는 오지라퍼 백수 ‘거울’이 새로 입주한 백세아파트에서 새벽 4시, 알 수 없는 소리에 잠을 설치게 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 소리는 바로 층간소음이었고, 거울은 의문의 소리를 추적하며 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비밀을 파헤치는 일을 하게 된다. 이 영화는 미스터리와 코미디가 결합된 추적 장르로 펼쳐진다.

[서경인 인터뷰] 이루다 감독(서경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졸업생)의 첫 감독작 백수아파트 개봉(3).jpg[서경인 인터뷰] 이루다 감독(서경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졸업생)의 첫 감독작 백수아파트 개봉(2).jpg

지난 3월 13일 목요일, 이루다 감독은 모교인 서경대학교 영화 영상학과를 찾아 후배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이루다 감독은 <백수아파트>를 본 학생들과 궁금한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답변을 주고받았다. 졸업생으로서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소회를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었으며, 학생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기회가 됐다.

이루다 감독을 만나 <백수아파트>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서경대학교 재학 시절 그리고 감독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등을 들어보았다.

■ 인터뷰 : 이루다 감독(서경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졸업생) 

- 안녕하세요 감독님, <백수아파트>의 개봉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먼저 영화 소개 부탁드릴게요.

영화 <백수아파트>는 특출난 오지랖을 가진 동네 백수 ‘안거울’이 6개월째 층간소음이 지속되는 의문의 아파트에 입주하게 된 후, 악질적인 층간소음의 범인을 색출해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여 주민들에게 평화를 되찾아주는 과정을 담은 유쾌한 미스터리 추적극입니다.

- 영화가 개봉된 후 현재 소감은 어떠신 지 궁금합니다.

감독이 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왔고 노력했던 그간의 시간들이 생각나기도 하면서 많이 뜻깊습니다. 신인 감독의 영화가 대중들에게 소개가 되고 전국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는 일은, 영화 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고 극장 유입 관객 확보가 어려운 지금의 시기에는 더더욱 꿈만 같은 일이었습니다. 개봉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행운이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 층간 소음이 난제인 한국사회에서 사람들의 큰 공감을 얻을 것 같은데 특별히 이런 이야기를 구상하시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실제로 오피스텔에서 살 때 의문의 소음공해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며칠에 한 번씩 들리는 쿵소리였는데 1년이 지나니 점점 잦아져 어느 순간부터는 분 단위로 들려왔습니다. 그제서야 직접 모든 호수를 돌며 근원을 찾아 헤맸는데 아파트 측벽에 매달린 찢어진 현수막이 원인이었습니다. 낡은 현수막을 떼어내니 소음은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소리 하나 없어졌을 뿐인데 삶의 질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그때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쉽게 해결될 것을 난 왜 1년 넘게 견디고 살았지?’ 그리고 ‘왜 다른 사람은 여태 가만히 있었지?’ 이때 머릿속에 머물었던 생각들이 추후 층간소음에 대한 이야기를 집필하게 만들어준 씨앗이 된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자료조사를 하며 ‘층간소음’이라는 것이 우리 주위에 만연하지만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소음공해를 아이템으로 하여 충분히 극적이면서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 아파트라는 공간이 예전 주택의 공간보다 더 이웃간의 결핍이 고도화된 공간이 된 것 같아요. 서로 얼굴과 정을 나누지 않으니 층간소음이라는 문제가 발생한 것 같구요. 이 부분도 영화에서 잘 드러난 것 같은데 혹시 관객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개인주의가 만연한 요즘 시대에 불편함으로 치부되는 ‘오지랖’이라는 단어의 긍정적인 면을 재미있게 다뤄보고자 했습니다. 능동적인 오지라퍼 주인공이 삶의 질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씨들을 잠재우고, 나아가 주변을 선한 영향력으로 물들일 수 있다는 따뜻한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또, 일명 ‘뻘짓’에 몰두하는 백수가 승리하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열정이 향하는 곳이 누군가의 눈엔 매우 사소할지라도 그 몰두로 일궈내는 성취감은 결코 사소하지 않을 거란 의견도 함께 덧붙이고 싶었습니다. 

- 관객들에게 <백수아파트>는 어떤 존재로 남았으면 하나요? 

오지라퍼라는 단어는 요즘 시대에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은 멸칭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하지만 눈물나게 따뜻한 순간이 나와 전혀 관련이 없는 타인에게서 찾아올 때도 분명히 있습니다. 같은 의미로 낯선 오지라퍼 주인공이 활개치는 이 영화의 관람이 관객들에게 이내 긍정적 에너지를 주는 따뜻한 순간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 아직 <백수아파트>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유쾌한 톤의 영화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기분 좋은 관람이 되실 것입니다. 공감대가 높은 일상의 층간소음을 다룬 아이템으로 이야기에 빠른 탑승을 하면서 주인공과 함께 층간소음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고, 더불어 훌륭한 배우분들이 보여주시는 각양각색 캐릭터들의 앙상블에서 오는 케미스트리를 즐겁게 관전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꼭 봐주세요.

- 저희 학교를 나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대학시절 감독님의 학교생활도 궁금하고 어떤 분이셨을지도 궁금합니다. 어릴 적부터 영화감독의 꿈을 갖고 연극영화과(현 영화영상학과)에 진학하신 건가요?

영화감독의 꿈은 학과 생활을 하는 도중에 갖게 된 꿈입니다. 저는 어릴 적에 소설을 쓰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작가로서 시나리오를 써보겠다는 생각으로 영화과에 진학을 했습니다. 서경대 영화영상학과의 가장 큰 장점은, 갖춰진 장비 시스템 하에 매학기 1인 1작품 제작 커리큘럼입니다. 모두가 직접 자신의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 촬영, 편집, 믹싱, DI 작업 등 영화화하는 모든 작업들을 매 학기 마주하게 됩니다. 저는 그 과정 안에서 종합예술로서 자리한 영화의 매력을 크게 느끼게 된 케이스 입니다. 고단하고 배고픈 길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졸업 직전 영화 감독을 직업적 목표로 삼고 달려나가 보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 다수의 작품 연출과 <변신> 조감독을 맡으시는 등 졸업 이후에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며 탄탄한 경력을 쌓아오셨어요. 결코 쉬운 여정만은 아니었을 텐데 계속 이 영화계를 이어나갈 동력이 있으셨나요?

현장은 매우 힘들었지만 돌이켜 보면 늘 재미있었던 기억만 남은 걸로 보아 적성에 맞았던 것 같습니다. 현장 사람들의 신뢰와 인정은 제가 제 시나리오를 쓰고 남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의 기쁨만큼 저에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수년간의 현장 일을 통해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책임과 직책 안에서는 쑥스러워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무언가 실수할 때면 다신 그것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기민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최선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함께 고민했고 그 고민 끝에는 반드시 결론을 짓고 실행을 시켜야 한다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서 배웠습니다. ‘영화감독이 될거야’ 라는 꿈은 사실 20대의 저에겐 뜬구름 잡는 먼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을 경험하는 과정 안에서 영화 감독에 대한 꿈을 스스로 가깝게 여길 줄 알게 되었습니다.

- 재학 시절에 얻은 가장 큰 자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큰 자산이라 하니 사랑스러운 9기 동기들과 선후배님들이 떠오릅니다. 재학 시절 우리는 매일 싸우고 화해하고 웃고 소통하며 서로의 영화를 함께 만들어 나갔습니다. 그 과정 안에서 느꼈던 영화를 만드는 첫 즐거움이 현재까지도 저에게 큰 동력을 주고 있습니다. 같은 꿈을 꾸는 동료들의 존재는 정말 큰 자산입니다.

- 막 입학한 신입생들과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혹은 따뜻한 응원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학교 신입생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난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리 모범생이 아니어서 결석률도 높았고 수업 시간에 졸기도 참 많이 했던 학생이었습니다. 뒤늦게 현장에 와서 부족한 지식을 깨닫고 따로 책을 사서 공부를 하며 후회가 많았습니다. 재학생 분들께선 나중에 전부 써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모든 수업 과정을 쏙쏙 빼먹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극영화는 시나리오가 거의, 아니 전부입니다. 시나리오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면 정말 큰 무기를 가지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 마지막으로 감독님께서 앞으로 어떠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싶은지 말씀해주세요.

누군가가 원하는 이야기보다는 스스로가 먼저 재미있게 느끼는 이야기를 또 다시 써보려 합니다. 저는 수수께끼물을 좋아하고, 또한 주인공의 강한 동기를 따라가는 것을 재미있어 합니다. 내적으로는 휴머니즘이 바탕으로 깔린 이야기를 선호하는데 언더독들이 합심해서 이루는 짜릿한 승리라던지, 비록 서툴지만 결국 느껴지는 인류애, 동지애, 우정 등의 테마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제가 앞으로 만들 영화도 자연스럽게 제가 좋아하는 감정선들이 담긴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홍보실=임다현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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