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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카페는 상생의 공간

조회 수 1169 추천 수 0 2024.09.03 10:40:38

ㆍ기행문집 '파리가 사랑한 카페' 출간

ㆍ최내경 서경대 프랑스어 전공 교수

 

파리의 카페는 상생의 공간.jpg

프랑스 문화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해 온 카페 드 플로르. 

 “바쁘고 헛헛한 우리의 삶에서 파리의 카페를 떠올리며 그곳을 드나들었던 철학자나 문인 혹은 예술가들로 즐거움을 가졌으면 했습니다. 최초의 카페인 프로코프에서 그랑 카페의 지하 살롱으로, ‘자유의 길’을 따라 되마고나 플로르 2층으로 몽마르트르, 몽파르나스, 에펠탑의 쥘베른 그리고 마지막 셰익스피어 인 컴퍼니로 따라가면서 그곳에 머물렀던 볼테르, 사르트르, 보부아르, 카뮈, 고흐, 로트렉, 모딜리아니, 보들레르, 랭보, 헤밍웨이, 모파상 등... 이들과 사랑과 슬픔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기를 바랬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유명 카페를 다룬 기행문집 《파리가 사랑한 카페》를 낸 최내경 서경대 교수(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불어 전공)는 지난 29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프랑스 문화 예술사에서 카페가 차지해온 위상을 강조했다.

“헤밍웨이가 <파리는 축제 중>에서 이야기했듯이 파리는 춥고 비가 많이 내리고 여전히 다소 불편한 부분이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파리는 행복이 있는 만남의 장소인 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더 예술적이고 낭만적인 곳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카페는 목을 축이고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오아시스이자 상상력과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 작업실로 문학과 예술이 이 공간과 함께 시작되었고 성장했으며 사람과 사랑이라는 우리 모두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함께 해 온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리의 카페는 상생의 공간 (2).jpg

파리 카페를 탐방한 기록을 모아서 책을 낸 최내경 서경대 교수.

최 교수는 파리이 유명 카페 20 여곳을 일일이 탐방하고 취재를 한 끝에 이 책을 내게 됐다.  최 교수는 지난 1686년 파리에서 문을 연 최초의 카페 ‘프로코프’를 소개하면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많은 문인과 철학자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혁명의 세력을 모았던 공간’이라고 적시했다.  당대의 시대 정신을 대변한 곳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라는 것.  

프랑스의 지식인과 예술인들은 카페에 모여 자유롭게 토론하는 것을 삶의 즐거움으로 여겼다. 그들은  카페에서의 만남을 거쳐 저마다 자기 분야에서 탐구력을 심화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 변혁을 위한 여론 형성을 촉발하기도 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벗과의 우정을 다지고, 연인과는 사랑을 속삭이는 장소로 가꿨다.  파리의 카페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사람들에게 상생의 공간을 제공했고, 지금도 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최 교수는 여러 해에 걸쳐 파리의 주요 카페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프루스트나 베를렌, 보들레르, 말로, 볼테르, 사르트르, 까뮈 등이 프랑스 파리의 카페라는 용광로 속에서 자신들의 철학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펼쳐나간 곳, 카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을 하고 싶었습니다. 논문이나 번역 등 작업을 할때마다 사르트르처럼 한 잔을 커피를 시키고 끊임없이 자료를 정리하고 글을 읽어나가기도 헤밍웨이처럼 카페 테라스에 멍하니 앉아 그 앞에 펼쳐진 세계를 바라보며 카페의 이야기를 모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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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최초의 카페 프로코프.

최 교수는 이 책을 통해 파리의 유명 카페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식사와 음료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안내했다.  혹시라도 파리에 가게 될 누군가에게  이 책이 요긴하게 쓰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기호학자 롤랑 바르트는 ’독자는 곧 작가“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책에 쓰여진 장소를 족자의 민감한 감수성으로 ‘다시 쓰기’를 해본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공간의 안내자로 여백을 드리고 싶습니다. 독자는 이전보다 시공간이 훨씬 넓어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도, 인생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떠올릴만한 멋진 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최 교수에게 가장 사랑하는 카페를 꼽아보라고 부탁했더니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이 책에 소개된 카페 외에도 너무도 사랑스럽고 멋진 카페는 파리에는 너무도 많이 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카페는 그 중 파리의 멋을 잘 느낄 수 있는 곳을 소개한 곳이라 모두 추천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여행은 항상 시간의 한계가 있기에 이 중 몇 곳만 추천하자면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만남의 장소이자 사르트르가 이 공간으로 이르는 길은 자유에 이르는 길이었다는 생제르맹 데 프레의 ‘플로르’나 ‘되마고, 에펠탑의 쥘 베른, 최초의 카페인 ‘프로코프'입니다.

물론 파리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에펠탑의 쥘 베른에서의 멋진 식사, 플로르의 커피, 프로코프에서 코코뱅이나 소르베를 맛보는 것도 좋지만 제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이곳에 머물렀던 우이네 삶을 너무도 잘 묘사한 모파상이나 볼테르, 사르트르, 까뮈 등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원문출처>
오케이뉴스 http://www.oknews.news/news/articleView.html?idxno=1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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