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학생 심다하 외 11인으로 구성된 창작집단 ‘하다심’의 첫 번째 공동 창작 워크숍 공연 <아니 근데 진짜> 성황리에 개최돼···연출 맡은 심다하 학생 인터뷰
조회 수 5291 추천 수 0 2022.09.13 15:31:27<공연포스터>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학생 심다하 외 11인으로 구성된 창작집단 ‘하다심’의 공동 창작 워크숍 공연 <아니 근데 진짜>가 지난 9월 2일부터 9월 4일까지 3일간 금요일 8시, 토요일 3시, 7시, 일요일 3시에 극장 봄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학생들이 속해 있는 창작집단 ‘하다심’의 첫 번째 공연으로, 창작집단 ‘하다심’은 연극 활동을 위해 새로 만들어진 창작 단체이다.
인터미션 없이 약 80분간 진행된 공연 <아니 근데 진짜>는 배우들의 개성과 케미가 돋보이는 동시에 연극을 준비하며 겪는 다사다난한 일들을 재치 있게 담아내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아니 근데 진짜>는 또, “연극을 왜 하세요?”라는 질문에 “저주에 걸려서요.”, “사랑에 빠져서요.” “인정받고 싶어서요.” 등 각 인물들의 색다른 대답들로 이야기를 전개해 가며 연극의 매력과 재미를 관객들에게 선사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공연이 끝난 후 <아니 근데 진짜>의 연출을 맡은 심다하 학생을 만나 이번 공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인터뷰 : 공연 <아니 근데 진짜> 연출 심다하
- 안녕하세요. 우선 이번 극을 무대에 올리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심다하: 안녕하십니까. 공연예술학부 연출 전공 22기(20학번) 심다하입니다. 연극 연출을 기본적으로 하고 있고, 이번에 창작집단 하다심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열심히 준비했던 공연을 끝마친 소감이 궁금합니다. 공연을 끝내고 나면 후련함과 아쉬움 중에 어떤 감정이 더 남는 편인가요?
심다하: 이번 공연은 이때까지 가장 최선을 다했던 공연이기 때문에 후련함이 남습니다. 단순히 제가 잘 해냈기 때문을 떠나서 공연 자체에 모든 걸 쏟아붓고 돌아온 느낌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후련하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존재하지만 언제나 예술은 완벽할 수 없으니, 아쉬움을 느끼며 나아가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리허설 연습 장면>
- 이번 공연은 심다하 외 11인의 공동 창작 워크숍이라 들었어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된 프로젝트인지와 창작집단 하다심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심다하: 이번 공연은 일단 연극에 관심이 있거나 앞으로 연극을 향해 나아갈 사람들을 공연예술학부 내에서 구하거나, 혹은 주변에 연극을 사랑하는 동기들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함께 의자에 앉아 창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나 엑서사이즈 프로그램들을 통해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들을 기반으로 제가 쓰고 함께 수정하고 피드백해가며 완성해 나갔습니다. 창작집단 하다심은 이번에 새로 창단하여 앞으로의 연극 활동을 통해 나아가려고 만들게 되었습니다. 하다심은 제 이름을 거꾸로 한 것이기도 하고, 연극이라는 행위가 무언가를 ‘하는’ 행위이기도 하면서 마음을 다하는 행위(한자 마음 심)이기도 해서 여러 방면으로 해석할 수 있어 정하게 되었습니다.
<캐스팅보드1>
<캐스팅보드2>
- <아니 근데 진짜>는 어떤 작품인가요? 간단한 줄거리 소개 부탁드릴게요.
심다하: 연극을 만드는 <아니 근데 진짜> 팀에서는 매일매일 다사다난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무대에만 올라가면 몸이 굳어가는 저주에 걸린 배우 ‘재이’, 같은 팀 배우에게 고백해버린 조연출 ‘윤하’, 지각 문제로 매일매일 싸우는 선배 배우 ‘선우'와 ’선희‘, 공연 일주일 전 그만두겠다고 말하는 ’태훈‘, 그런 태훈을 말리는 ’나연'까지. 이런 상황 속에서 연출 ‘민철'은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연극을 왜 하세요?”
- <아니 근데 진짜>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어요. 뒷말이 궁금해지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것이 느껴지는 제목 같달까. 제목의 의미와 떠올리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심다하: <아니 근데 진짜>는 단순히 연출인 제가 정한 것이 아닌, 대본 초고가 완성된 이후로 모두가 함께 공모를 하고 투표하여 결정한 제목입니다. 다양한 좋은 제목들이 있었지만, 그중 가장 득표수가 많은 <아니 근데 진짜>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정말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들은 있는데 그걸 얘기할 장이 없다고 느꼈고 그래서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여서 제목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각 에피소드 별로 <아니>는 스스로를 부정하는 인물 ‘재이'가 부정을 부정하면서 극복하는 에피소드면서, 좋아하는 선우에게 부정 당한 ’윤하'의 모습이 보여서 적절했고 <근데>는 사실 나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좋은 사람인,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나쁜 사람인 인물을 보여주고 있었고, <진짜>는 계속해서 속내를 숨기는 ‘태훈'의 진짜 생각에 관한 에피소드라고 생각되어 각 에피소드도 <아니>, <근데>, <진짜>라는 제목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공연 장면1>
- <아니 근데 진짜>의 연극팀은 여러 가지 난관을 겪고 다양한 갈등을 마주하며 연극을 준비해 나가요. 실제 <아니 근데 진짜>를 준비하며 겪은 난관이라든가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심다하: 실제로 에피소드에 있는 이야기들은 서로서로의 공연 경험을 비밀리에 나눠서 많은 각색을 거친 이야기들이어서 실제로 팀원들이 겪은 이야기입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가장 난관이었던 부분은 대관 문제였습니다. 공연장이 이미 대관을 마친 곳들이 많아 실제로 대관을 못할 뻔하기도 했고, 그래서 어렵게 어렵게 수소문을 해서 공연장을 대관해 무사히 공연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 연출가로서 신경 쓰시는 부분과 연출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심다하: 제가 연출로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관객인 것 같습니다. 너무 난해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경험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콘텐츠들이 아주 많아 방에서 누워서도 좋은 콘텐츠들을 경험할 수 있는데 굳이 시간을 내고 오랜 시간 불편한 의자에 앉아 연극을 보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연극만이 가질 수 있는 표현들과 연출들, 합의된 약속들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노력합니다.
<공연 장면2>
- 연극 그리고 연출에 대한 이야기를 담다 보니 <아니 근데 진짜>에 남다른 애정이 담겼을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이 관객들에게 어떤 공연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나요?
심다하: “아 연극을 하고 싶다” 혹은 “연극을 계속 보고 싶다"라는 공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연극계가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연극계를 바라보고, 주변 전공 선배, 후배, 동기들을 보면서 어쨌든 연극을 하고, 보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연극을 하거나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팀원들을 만날 때도 처음 했던 말이 이 공연은 함께 연극하자고 호소하는 공연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연극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함께 만들어나가는 걸 떠나서 많은 사람들이 관객으로나마 꼭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연극을 왜 하세요?”라는 질문에 심다하 연출가님의 대답은 무엇인가요?
심다하: "연극을 왜 하세요?" 어느 순간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공연은 계속해서 이유를 찾아 달려갔지만, 결국 저의 이유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모두 함께 작은 책상 위에 치열하게 올라서보았습니다. 저는 인물들에게 어떤 방향으로 가자고 끌고 가지 않았지만, 인물들은 자기 마음대로 무대 위에서 계속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방향이 옳은 방향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나아가보려고 합니다. 일단, 연극합니다.
<홍보실=황주영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