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국제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다시 한류 드라마 앞에 모이는 일본 사람들[이즈미의 한국 블로그]
조회 수 9224 추천 수 0 2020.06.19 10:11:29‘반드시 봐야 할 한류 드라마 베스트.’ 일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 이런 드라마 소개가 눈에 띈다. 지금 일본에서는 성별과 연령을 뛰어넘어 한류 드라마의 두 번째 커다란 파도가 도래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화제에 오른 드라마는 연령별로 다양하다. 그중에는 최근 드라마뿐만 아니라 십수 년 전 작품들도 있다.
이즈미 지하루 일본 출신 서경대 국제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최근 인기의 계기가 된 것은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다. 이 드라마는 어느 날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돌풍과 함께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려다 사랑하게 되는 북한 장교 리정혁(현빈)의 사랑 이야기다.
한국에서는 올 2월 16일 방영된 마지막 16회가 21.7%의 높은 시청률을 나타냈다. 일본에서는 그 일주일 후인 2월 23일 넷플릭스에서 모든 회가 동시에 공개됐다. 드라마는 공개 직후부터 ‘오늘의 종합 톱10(일본)’에 들어갔고, 그 후 계속 상위권을 유지했다. SNS에는 ‘한국 드라마 사상 최고’ ‘폭풍 오열을 불러일으켰다’ 등 절찬의 목소리가 대부분이었고, 드라마를 시청하고 나서 ‘∼앓이를 시작했다’ ‘∼늪에 빠져 버렸다’는 사람들이 쏟아졌다. 반복 시청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 드라마를 계기로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를 일절 보지 않았다’는 사람들도 한류 드라마를 보고 찾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 팬은 중년이나 노년 여성과 노년 남성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코로나19로 재택 근무하는 사람이나 젊은 남성, 중년 남성 등이 새로운 팬층으로 더해졌다.
이 드라마의 매력을 분석한 기사나 특집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일본인의 높은 관심을 알 수 있다. 드라마의 인기 요인은 완성도 높은 각본, 한국과 북한 그리고 스위스라는 커다란 스케일, 주연 배우는 물론이고 조연들까지 돋보인 연기력, 남녀의 새로운 관계, 주옥같은 대사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두 주인공의 관계는 기존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벗어나 서로가 ‘윈윈’하며 젠더의 스테레오 타입을 뒤집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저널리스트 하루베 렌게 씨는 북한 장교 리정혁의 남성상을 ‘포스트 미투 시대의 히어로’라고 평가했다.
<원문 출처>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619/101580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