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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모델 김태연은 별을 찾는 방랑자다. 별들이 잠긴 저 은하수, 어딘가 있을 패션유토피아로 이끌 나의 별을 꿈꾼다

 

모델이 옷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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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모델 김태연은 모델의 화려한 스킬에 앞서 기본기를 가장 강조한다. 프로농구 선수가 가장 

기초적인 스텝의 훈련을 통해 완성되듯, 옷에 생명을 불어놓는 창조가로서의 첫스텝은 자세이다.


피그마리온을 아세요? 디자이너가 아름다운 옷을 만들죠. 모델은 그 옷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창조가에요.”

 

피그마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이다. 그는 세상의 여자들에게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하기 시작했고 조각이 완성되자 그 조각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아프로디테 여신이 그 조각에 인간으로 만들었고, 피그마리온은 조각이었던 그 여인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옷은 모델을 통해 대중들과 만나요. 그래서 모델은 런웨이에 오르면서 옷을 황홀하고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온 신경과 사랑을 집중해야하죠.”

 

모델은 멋을 구현하는 사색가이자 퍼포밍 아티스트(Performing Artist), 그러기에 패션 오브제(objet)’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하고 자신만의 해법을 찾아간다. 이렇다보니 각자가 표현하는 퍼포먼스와 워킹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기본은 하나에서 출발한다.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몸을 반듯하게 세우며, 허리는 곧게 편다. 걸을 때는 무릎과 정강이를 쭉 펴서 보폭을 시원하게 한다.

 

이와 비슷한 예가 농구이다. 이 운동의 처음이자 마지막은 슛에 앞서 퍼스트 스텝(First Step)’이다. 이를 익히기 위해 드리블패스 연습 과정에서 정확한 스텝을 밟는 단계를 도입한다. 드리블을 1천번 연습해다면 자연스럽게 스텝은 1만번이 훈련된다. 스카우터들은 선수의 첫 스텝을 보고 프로와 아마를 구분 짓는다. 그기에는 선수의 재능뿐만 아닌 노력의 시간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델의 워킹 역시 마찬가지이다. 프로 모델의 워킹은 고양이가 걷는 듯 우아하면서 부드럽다. 보폭도 일정하다. 톱엘리트패션모델의 워킹은 이 단계를 넘어 나비의 춤과도 같다. 그야말로 이 기본자세를 익히고 유지하기가 가장 어렵다.

 

한국모델 무시하던 일본, 2002년 월드컵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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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과 인연맺은 국내외 패션무대, 브랜드, 잡지 등은 그녀와의 관계를 20년 가까이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도쿄는 파리, 런던, 밀라노, 뉴욕에 이어 제5의 패션도시로 꼽힌다. 패션업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글로벌기업들 그리고 소비자들이 전 세계 패션의 동향, 정보, 비즈니스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곳이 패션위크도쿄이다. 또한 패션월드도쿄는 세계 최대 규모의 패션 허브 박람회이다.

 

엘리트모델을 매개로 한 옷이 풍부한 소비력과 화려한 트렌드를 쏟아내는 곳, 바로 아시아패션의 중심 도쿄 컬렉션이다.

 

김태연은 21살 때 이 무대에 섰다. 전편인 외전 슈퍼모델의 자긍심내 이름(My Name)”’에서 언급했듯 그녀의 아버지는 20살 때 돌아가셨다. 김태연은 세상에 하나뿐인 내 편인 어머니를 항상 애틋해하며 그리워한다. 모델이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유럽 무대 제의도 20살 때 있었지만, 아버지가 병환 중이다보니 다급한 일이 발생하면 빠른 시간에 돌아올수 있는 아시아 무대에서만 모델활동을 펼쳤다.

 

언제든 한국으로 올 수 있는 가까운 일본에서 돈을 벌고 싶어서, 2001년 일본으로 건너갔어요. 그리고 고모 댁에 머물면서 신문잡지 등을 찾아 디자이너들에게 무작정 전화를 걸었죠. 고모가 고생 많았어요. 같이 전화도 걸고, 사무실도 찾아가고 하셨으니까요.”

 

분명 김태연은 소심하고, 모험을 즐기지 않는 안정적인 생활을 좋아한다. 사교적이면서 배려심이 깊어 혼자 끙끙대는 경우도 많다. 동시에 자신만의 고독과 독립된 시간을 즐기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열중한다. 이 같은 상반된 면들이 충돌하면 언제나 그녀의 선택은 후자 쪽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톱모델의 경력이라면 해외활동은 필수였던 시대였다. 김태연의 (가끔이지만) 무모하다싶은 행동은 이때 나오는데, 대다수 삶의 정답을 찾아간다.

 

일본은 당시 한국모델을 굉장히 무시하던 때였어요. 오디션 때 프로필에 한국국적이 적혀있는 것을 보고는 포토폴리오를 바로 덮고는 나가라고 한적도 꽤 있었죠. 이 상황이 반전된 건 2002년 한일월드컵이었어요.”

 

2002531일부터 630일까지 한국과 일본에서 개최된 제17회 월드컵은 붉은 악마한국인의 저력을 전 세계인에게 알린 계기였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브라질, 독일, 터키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세계인은 수백만의 인파가 붉은 옷을 입고 전국 곳곳에서 길거리 응원을 펼친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 대회로 인해 한국은 그 이름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국제적 위상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었다.

 

월드컵 이후 일본 패션계에서 한국모델의 가치도 많이 올라가서요. 귀한 몸이 된거죠.”

 

김태연은 도쿄컬렉션, 스즈키 자동차, 마루이 백화점, 방송활동 등 성공적인 도쿄활동을 26살때까지 이어간다.

 

동성애자와 같은 방 쓰게 된 사연 그리고 떠나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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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은 중국어, 일본어, 영어 등 외국어 공부를 손에 놓질 않는다

외국어는 모델로서의 가치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야를 넓히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김태연은 20대의 많은 부분을 해외에서 활동했다. 첫 번째 국가는 싱가포르였다. 이후 인정을 받고 중국에 캐스팅된다.

 

중국에 도착했는데, 소속된 중국 회사에서 저에게 배정한 매니저가 남자였어요. 그런데 숙소가 하나뿐이라고 같이 쓰라고 하는 거에요.”

 

당황한 김태연은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중국 회사의 임직원 왈()

 

그 사람 게이(동성연애자)에요. 여자보다 더 안전할걸.”

그분과 지내면서 사회주의에서 성 소수자로 산다는 것, 비애 등 남 모를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덕에 문화에 대한 편견은 없는 것 같아요.”

 

해외 패션쇼는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궁핍의 연속이다. 오디션 일정 잡기부터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

 

한번은 케이크가 너무 먹고 싶은거에요. 생활비를 제외하면 돈은 부족했고요. 언니한테 전화했더니, 돈을 보내주더라고요. 홍콩 생활은 케이크 한조각 먹는 것이 사치였어요.”

 

경쟁도 전쟁을 방불케하는데다 향수병으로 인한 우울증에 걸리기도 쉽다. 실제 해외활동 중 자살한 모델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김태연은 28살 때 스스로의 의지로 해외활동을 마감했다. 떠나야 될 때를 안 것이다.

 

해외활동의 마지막은 홍콩에서 했어요. 저는 해외에서 모델 활동하면서 그 나라의 풍경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어요. 지하철로 이동하다 보니 꿈이 돈 벌어서 택시 타야지였죠.”

 

패션쇼 화보 광고 촬영 등은 하루 7~12 시간 일정은 기본이다. 화장을 수없이 지웠다 했다 하는 덕분에 피부가 뒤집어지고, 헤어 스타일을 자주 바꾸다보니 탈모 증세도 자주 걸린다. 

 

그러면서도 수중에 돈은 거의 남아나질 않는다.

 

광고촬영이 새벽에 끝나, 너무 피곤한거에요. 큰마음 먹고 택시를 탔죠. 차는 어두워 보이지 않는 홍콩의 바다 길을 달렸어요.”

 

미명의 바다 쪽으로 달려가는 상쾌한 바람 소리, 차창에 닿은 볼의 피부를 뚫고 들어오는 공기, 이 차가운 느낌을 즐기는 때였다. 갑자기 바다가 깨어나는 듯 파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바다새 소리가 힘차다. 바다가 술렁이며, 무겁게 드리워진 구름을 향해 붉은 태양이 솟아오른다. 그녀가 처음으로 이국의 바다 전경을 본 순간이었다.

 

바다를 물들이며, 주변의 풍광을 잡아준 빛 속에서 웬일인지 떠나야 할 때를 알았어요. 그런 나이가 된거죠.”

 

스물여덟, 2007년의 어느 여름이었다.

 

보랏빛 팜므파탈의 유혹, 현대카드 퍼플 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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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은 교육자로서, 무대연출자로서, 진행자로서 모델과 관련한 다양한 일에 매진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센세이셔널을 일으킨 레전드 현대카드 퍼플 CF.

 

김태연은 국내최고의 엘리트패션모델 등용문인 SBS슈퍼모델선발대회의 준우승자로 페라가모, 랑콤, 샤넬 모델로 활동하면서 크리스챤디올, 앙드레김, 이신우, 노승은 등의 런웨이를 장식했다. 방송CF 도 상당수 출연해 블렌하임 아파트, 현대카드, 대한항공, 골든듀, 올림푸스, 우노화장품, KT&G, 유기농 맘마밀 등에 출연했다.

 

특히 당신은 보라색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의 현대카드 퍼플 CF ‘the Purple-스캔들편은 아직도 회자되는 레전드이다. 현대카드는 처음 출시 당시만해도 1%대의 보잘 것 없는 가장 낮은 시장점유율이었지만, 2007년 연체율을 0.4%로 낮추더니 20102위로 올라서는 고속성장을 나타낸다.

 

현대카드 퍼플 CF20074월 온에어해 그 기점이 된 광고이다. 보랏빛 가마가 지나고, 김태연이 분한 양반집 규수가 눈초리를 올려 치장을 하더니, 어느새 이 여인은 보랏빛 팜므파탈의 유혹으로 바뀌어, 보라색 면사포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돌담길을 따라가 은밀한 밀회를 즐긴다는 당시로는 파격적인 스토리라인을 담은 광고이다.

 

당신은 보라색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는 이 나레이션은 카르멘이 돈호세를 유혹할 때 부른 배경음악 ‘Habanera’와 맞물려 엄청난 광고효과를 거둬냈다. 광고의 진짜 속내인 당신은 퍼플카드를 가질 자격이 있는가라는 공격적인 질문에 소비자들은 강한 열망으로 화답한 것이다.

 

나도 시니어 모델 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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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은 육체적 활동과 표현뿐만 아니라 패션 전반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패션을 이해해야 의상의 표현도 풍부해지고 모델로서의 자존감과 가치도 높일수 있다는 것이 김태연의 지론이다.

 

모델에 따라 구매욕을 높이기도 낮추기도 해요. 카페의 찻잔은 디자이너가 만들지만, 그 안에 자몽티를 넣을 것인지, 커피를 넣을 것인지 그리해서 5천원대 아님 6천원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모델이에요. 모델의 기량에 따라 6만원 대의 옷을 60만원대로 포장해 구매욕을 높일 수 있어요. 그런데 반대로 5천원 대의 상품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죠. 이런 경우 소비자들은 절대 이 옷을 사지를 않겠죠.”

 

시니어모델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현재 1세대 시니어모델들에 의해 모델 생명은 20대에서 60대 아니 점차 길어지고 있어요. 저도 장차 시니어 세대가 되요. 그때도 모델 관련 일을 하고 싶어요. 시니어모델 분들은 모델이란 직업을 이해하고 아껴주는 동반자들이시잖아요. 시니어 모델들이 늘어날수록 트로트 열풍처럼 패션모델이란 직업도 점차 당당한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거에요.”

 

별무리에 잠긴 불멸의 패션유토피아, 그곳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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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은 영원히 끝나질 않을 꿈, 패션 유토피아를 쫓는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한 한 알의 다이아몬드, 이것은 그녀의 운명이다.

  

현재 그녀는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모델연기전공&서경대 예술교육원 모델학전공 주임교수로서 후학양성에 힘쓰면서, 슈퍼모델대회 입상자 모임인 아름회슈퍼모델골프단 일원으로 소외된 이웃 돕기유기견 지원사업에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한국모델협회 이사아시아모델페스티벌조직위원회(AMFOC), 국제모델대회 심사위원 및 MC로 활약하며 모델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면서, 모델을 플랫폼으로 한 패션뷰티 산업의 증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다수 모델은 유한한 인생 속에서 이름을 남기지 않아요. 런웨이라는 정해진 장소에서 강렬하고 뜨거웠던 퍼포먼스와 함께 신기루처럼 사라질 뿐이죠. 그러나 모델은 저 무한한 별들의 바다에 다이아몬드 한 개 정도는 걸어둘 있어요. 그것들이 모여

 

그런 소망과 열정이 모여 찬란한 빛을 발한다.

 

다이아몬드처럼 밝게 빛나

Shine bright like a diamond

우린 하늘 위에 떠있는 다이아몬드 같아

We’re like diamonds in the sky

-리한나(Rihanna)의 노래 다이아몬드(Diamonds) -

 

모델은 어딘가 있을 패션유토피아를 쫓는 방랑자다. 별무리 잠긴 저 어두컴컴한 바다, 나만의 북극성을 이정표 삼아 영원의 우주를 항해한다. 그리고 불멸의 이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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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무비스트 http://www.movist.com/star3d/view.asp?type=32&id=atc000000003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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