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전규열의 나도 한다! 스타트업(7)
“반려동물을 생각하고 고려한 제품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이제는 동물권익 보호에 앞장서고 반려동물과 반려 가구가 건강하게 살도록 하는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반려동물용품 스타트업에 도전한 아베크의 천경호(46) 대표 말이다. 반려동물 세균제거기 ‘펫 헬스 케어러’를 지난달 출시하면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천 대표를 강남 삼성동 아베크 사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7년 8월 창업한 아베크는 직원 10명으로 시작해 반려동물과 반려 가구의 건강 지킴이로 나섰다.
펫 헬스 케어러는 반려동물이 산책하거나 집 안 구석구석 다니면서 털에 묻은 미세먼지,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곰팡이 포자, 진드기 등을 제균 및 살균해 주는 제품이다.
최근 반려동물 1000만 마리, 반려 가구 590만 개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 보험까지 등장하는 등 반려동물은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됐다. 반려동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천 대표가 16년간의 에어컨 회사에서 습득한 기술로 ‘펫 헬스 케어러’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천 대표가 반려동물 사업에 뛰어든 건 10년 동안 키운 반려견 때문이었다. 천 대표는 어느 날 산책 후 돌아온 아이와 강아지가 샤워도 하지 않고 몸을 비비며 노는 모습을 보면서 반려견 털에 붙어있는 수많은 미세먼지나 세균을 손쉽게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고민이 국내 최초로 반려견을 목욕시키지 않고도 털에 붙어있는 먼지나 세균을 없애주는 가전 ‘펫 헬스 케어러’를 탄생시켰다.
클라우딩 펀드로 2억5000만원 모금
천 대표의 창업에는 타이밍도 한몫했다. 미세먼지로 인한 환경문제가 그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투자할 돈이었다. 천 대표는 클라우딩 펀드로 모은 2억5000만원과 기술신용보증 기금을 활용했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대표의 신용이었다. 운전자금 대출시 대표이사 신용, 투명성, 인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가장 힘든 것은 역시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회사가 추구하는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중소기업의 동일한 애로사항이자 스타트업에서는 더 절실한 문제였다.
스타트업은 잠자는 새벽에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하는 것이 필요할 만큼 24시간 집중하는 DNA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실행력으로 바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만 하고 시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생각에만 멈춰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세 번째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나태함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 번째가 불편함을 즐기라는 것이다.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자리에 가야 기회도, 발전도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를 특허로 만들어 지적 재산을 관리하라는 것이다, 개인 특허를 회사로 귀속시킬 경우 회사에 대한 평가 등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천 대표의 꿈은 아베크를 팻 종합 가전 전문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가전에 삼성과 LG가 있는 것처럼 아베크를 펫 산업 전체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한편 먹는 것부터 용품까지 토탈회사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지난해 8월 창업한 아베크의 매출을 내년 170억원, 2020년 370억원으로 끌어올리고 2021년 코스닥에 상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전규열 서경대 경영학부 교수 jky9618@hanmail.net
< 원문 출처 >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3153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