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사립 초등학교에서의 학교폭력 사건으로 시끌시끌하다. 학교폭력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지만 연간 2만건 수준에서 줄지 않고, 질적으로도 나빠지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만든 지 13년이 지났지만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가장 큰 문제는 이 법이 학교와 교사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폭력 예방 현장의 사령관은 학교와 교사인데, 이들에게는 학교폭력을 예방하지 못해도, 발생한 사건을 잘 처리하지 못해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항이 없다. 국공립 학교는 인사권을 통해 암묵적인 좌천이라도 가능하지만 사립학교에는 이 또한 무용지물이다.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학기마다 실시하도록 하고 있으나, 처리 절차나 피해 학생에게 출석이 인정되는 등 기초 조항조차 아는 교사가 거의 없다. 매년 실태조사 대상에서 교사는 제외돼 있어 공식적인 통계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화해나 중재 금지령을 내리는 교육청 장학사도 있고, 모든 결정에 중립을 표방하며 학부모가 과반인 ‘학폭위’에 책임을 전가하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을 합법화하고 있다. 

임성은 교수님.jpg
임성은
서경대 교수·행정학

그다음 문제는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피해학생에게 전학을 반강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해자에게 내리는 최고의 징계인 퇴학이나 ‘강제 전학’은 빈도가 낮아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다. 한 교실 또는 같은 학교 내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공존할 수밖에 없는데 접촉금지와 같은 조치가 실효성이 있을 리 만무하다. 사회봉사나 서면사과, 몇 시간 교정교육으로 해결될 사항이었다면 애시당초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피해자는 조사과정과 학폭위 석상, 그리고 주변 학생들 시선으로부터 계속해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고, 보복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어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책은 자신이 전학을 가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언어폭력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있는 점이다. 언어폭력은 학교폭력에 포함하고 있으나 신체폭력보다 징계 강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신체폭력은 외형적으로 크게 보이지만, 피해자가 자살을 했다거나 생명을 잃은 사례는 거의 없다. 사건 이후 등교도 대부분 정상적이다. 반면, 놀림이나 따돌림 같은 언어폭력이나 비신체폭력은 상처가 1년 내지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만큼 오랫동안 지속된다. 자살로 이어지기까지 하고, 우리나라의 높은 청소년 자살률이 학교 부적응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럼에도 학교폭력을 처리함에 있어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캐나다에서 왕따(Bullying)에 대응하는 기본 원칙이 ‘무관용’(Zero Tolerance)이라고 한다. 처음이라거나 장난, 놀릴 의도가 없었다는 호소는 관용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절대로 같이 비웃거나 동조하지 말고, 놀림의 당하는 편에 서라, 놀림을 당하면 맞서지 말고 의기소침해하지 말라, 문제는 괴롭히는 사람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교육을 한다고 한다. 덮는 게 최상이라는 문화의 변화, 학폭위원의 전문성 보강이 필요하다.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용서하지 않는 한 강제전학을 기본 조치로 바꿀 필요도 있다. 교사와 학교의 책임도 엄중히 추가해야 한다. 사람 중심의 정부가 해야 하는 최우선적이고 중요한 과제일 수 있다. 

임성은 서경대 교수·행정학 


<원문 출처>
세계일보 http://www.segye.com/newsView/20170814002514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73296

[방미영 교수 칼럼]이제 추억이 된 장충동 file

얼마 전 뷰티 관련 행사에 초대받아 장충체육관을 다녀왔다. 장충동에 대한 특별한 추억 때문에 행사가 시작되는 시간보다 일찍 서둘러 연구실을 나섰다. 장충체육관은 2012년 새 단장에 들어가 2015년 새롭게 개장하면서 지하철...

한중수교 25주년 기념, 한중미래전략포럼(회장 구자억 서경대학교 인성교양대학장) 개최

한중미래전략포럼(회장 구자억 서경대학교 인성교양대학장)은 2017년 8월 22일(화) 오후 3시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프레지던트호텔 모차르트홀에서 “한중수교 25년,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한중수교 25주년 기념 포럼을 개최...

서경대, ‘제3회 전국 뮤지컬 경연대회’ 본선 대회 개최 file

예선 통과한 31명 참가, 1등상 안양예고 이창진 군 차지···서경대 입학 시 1년 전액 장학금 지급 등 혜택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8월 5일(토) 오후 1시 서경대 은주 1관 601호실에서 ‘제3회 전국 뮤지컬 경연대회’ 본선 ...

[임성은 교수 기고] 학교폭력 예방의 허와 실 file

서울 시내 한 사립 초등학교에서의 학교폭력 사건으로 시끌시끌하다. 학교폭력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지만 연간 2만건 수준에서 줄지 않고, 질적으로도 나빠지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만든 지 13년이 ...

서경대, 성북구 관내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뮤지컬 드림캠프’ 열어···7.31 ~ 8.12 13일간 서경대 은주관서 file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 서경예술교육센터(센터장 김범준)는 7월 31일(월)부터 8월 12일(토)까지 13일간 교내 은주관에서 성북구 관내 초등학교에 다니는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뮤지컬 드림캠프’를 개최했다. 성북구청과 함께...

전규열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칼럼:상생을 위해 과도한 경쟁보다 협력이 필요한 시점 file

전규열 객원논설위원(서경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며칠 전 기름을 넣기 위해 자주 찾는 주유소를 방문했다. 일주일 사이에 가격이 L당 30원이나 올랐지만 주변 주유소에 비해 싼 가격 때문에 이날도 고객들로 붐볐다. 관리자에게 ...

이종석 서경대 뮤지컬학과 교수 연출 '타지마할의 근위병' 국내 초연... file

잘린 손목과 흩날리는 피 속에서 '아름다움의 본질' 묻다 2인극 '타지마할의 근위병' 공연장면  '무엇이 아름다운 지'를 묻는 묵직한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이 국내 초연한다. 인도계 미국 극작가 라지프 조셉이 쓴 이 ...

[임성은 교수 기고] 임대소득세에 침묵하는 이유는? file

임성은 서경대 공공인적자원학부 교수 부자 증세 논의가 한창이다. 총성 없는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누가 되든 상처뿐인 영광이 될 수 있다. 여론전은 승리하고 세법 개정은 못할 수 있고, 했는데 빈 주머니가 될 ...

‘아버지가 이상해’ 톱스타 진성준 역 강다빈(서경대 모델연기학과), 그를 만든 99%의 끈기 1%의 자신감 [인터뷰] file

“그런 느낌으로 보이는 게 제일 싫었어요.” KBS2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극중 이준이 연기하는 안중희와 라이벌로 등장하는 톱스타 진성준 역을 연기 중인 신예 강다빈이 인터뷰 중 가장 많이 한 말 중 하나다. 1992...

[아는 만큼 예뻐진다] 품위있는 그녀 '김희선 도자기 피부' 따라잡기...생리주기 맞춰 유·수분 관리만 잘해도 동안피부(서경대 석사학위 논문) file

동안피부, 도자기 피부 등은 이젠 모든 사람들의 필수 어휘가 됐다. 그만큼 외모가 사회생활에 있어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본래의 외모와 상관없이 깨끗한 피부는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 평소 관리를...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