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출산율 저하로 학령기 아동 수가 급감하면서 대학 입학 자원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교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까지 갈수록 감소한다. 2005년 82.1%에서 2015년에는 70.8%로 떨어졌다. 대학이 문을 닫는다면 지방대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최소 50곳, 많게는 100개가 폐교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대학은 지역 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도 매우 크다. 지역 구성원 일정 수가 대학을 중심으로 수입을 얻고 생활한다. 대학이 없어진다는 것은 그들이 생활 터전을 잃게 된다는 의미다.
지방대 문제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새 패러다임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필자는 지방대 위기 극복의 한 방법으로 대학별 맞춤형 국제화를 제안한다. 대학 경쟁력도 높이고, 외국 유학생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방대에 저마다 적합한 국제화 모형을 만들 필요가 있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한국 대학의 국제화 수준은 100점 만점에 30점대로 나타났다. 괜찮다는 대학이 이 정도 수준이니 이 점수도 안 되는 대학이 많을 것이다. 차제에 지방대에 적합한 맞춤형 국제화 모델을 만들자. 일본 규슈의 벳푸(別府)에 있는 리쓰메이칸 아시아태평양대학(APU)이 대표적이다. 영어와 일어로 가르치며 외국 학생들을 유치하는 이 대학은 지역과 대학이 상생할 수 있는 지방대 국제화 모델의 모범 사례다.
지방대에 한정해 지역에 상관없이 외국 대학과 합작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싱가포르 사례를 보면, 외국 대학은 독자적으로든 합작을 통해서든 싱가포르에 진출할 수 있지만 합작 형태가 대부분이다. 외국 대학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이 적은 합작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방대학 맞춤형 유학생 유치 플랜도 필요하다. 가장 좋은 것은 국내 지자체와 해외 지자체가 협력해 맞춤형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이다. 상대 국가의 수요에 맞게 소수의 다양한 분야 인력을 양성해 주는 것이다. 공동 교육과정 운영, 합동 기숙사 운영 등 유 학생 정주 여건도 갖춰야 한다. 지자체에 유학생 유치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교육 당국은 학생 수 급감에 대비해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하고 있지만 모든 대학을 짧은 시간에 구조조정을 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왕이면 좀 더 긍정적인 방향에서 지방대의 문제를 바라봤으면 한다. 지방대학의 국제화가 답이 될 수 있다.
<원문 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28/201611280272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