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교학부총장, 김준 대외협력부총장 등 서경대 방문단, 대만 내 3개 유력 대학과 1개
예술공연전문고교 순회 방문
대만 대학들, “대만 내 한류 열망 크다. 서경대와의 학생 파견 및 교류 적극 검토할 것”
SM∙FNC∙KIWI 등이 연습생 뽑아가는 예술공연고교도 “서경대 미용예술학부, 실용음악학과에 학생 보내고 싶다”고 관심 표명
2017년 2학기 현재 서경대학교 미용예술학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대만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 대학 전체로 보면 교환학생 5명이 있을 뿐이다. 미용예술학부 유학생 가운데는 중국 학생이 90%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나머지는 베트남(10명), 홍콩(6명), 말레이시아(3명), 마카오∙싱가포르(각 2명), 일본∙몽골∙미얀마∙카자흐스탄(각 1명) 순이다.
이런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만 유학생들을 서경대학교 미용예술학부 혹은 실용음악학과로 유치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계기는 10월25일부터 30일까지 엿새 동안 진행된 ‘4개 대만대학 순회방문’이다. 참여자는 김범준 교학부총장, 김준 대외협력부총장, 진세근 외국인학생지원센터장이다.
대만 순회방문의 첫 기착지는 대만 남부 소도시 타이난(臺南)이다. 타이베이(臺北) 타오위안(桃園)공항 부근 고속철 정거장에서 평균 시속 300km의 고속철도를 타고 1시간반 정도를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옛 도시다. 중국 푸젠(福建)성과 대만을 중심으로 세력을 굳힌 객가(客家)의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객가는 중국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다. ‘중국의 유대인’으로 불릴 정도로 부지런하고 이재에 밝다. 중국의 국부 쑨원(孫文), 개혁개방의 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李光耀), 홍콩 최대 재벌 리카싱(李嘉誠) 등이 모두 객가 출신이다.
타이난에는 중신(中信)금융관리학원(CTBC)이 있다. 금융∙재무∙회계∙기업관리 전문 대학이다. 중국 최대 ATM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중국신탁(中國信託)이 설립했다. 스광쉰(施光訓) CTBC 총장과 서경대학교 김준 부총장은 ‘공동 교육과정 마련 후 중국 동반진출’ 계획을 이전부터 줄곧 논의해왔다. 이번 방문은 이 논의를 좀더 구체화시키기 위한 심층 협의에 그 목적이 있다. 학생 교류 문제도 깊이 있게 논의했다.
다음 목적지는 대만 중부에 있는 타이중(臺中)이다. 인구 200만 명으로 동남부 가오슝(高雄)과 규모 2위를 다투는 대도시다. 이곳에 자리 잡은 링둥(嶺東)과기대학은 학생 1만 명 규모다. 자오즈양(趙志揚) 총장과 옌전(嚴貞) 부총장 겸 패션대학장이 지난 4월 서경대학교를 방문해 교육 프로그램 및 교수∙학생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지난달에도 링둥대 패션학과 학생 10여명이 서경대를 찾아 하루 동안 신부화장과 무대화장에 대한 특강을 듣기도 했다.
이번 링둥대 방문은 링둥과기대학 개교 53주년을 맞아 장타이셩(張臺生) 법인 이사장이 특별히 김범준 교학부총장과 김준 대외협력부총장을 초청해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 방문이 친선 도모만 목적은 아니다. 공동학위 프로그램 실시와 교수 및 학생 교류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했을 뿐 아니라 영동대 학생들의 정기적인 서경대 단기연수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토의했다.
셋째 방문지는 대만 수도 타이베이(臺北) 부근 신베이(新北)의 예술전문고교인 좡징(莊敬) 고급공업가사 직업학교다. 미용과(애완동물미용 포함), 조리관리과, 표현예술과, 복장예술과, 아동보육과, 음악과, 3D 만화과 등 실용적인 전공만 설치돼 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 FNC, 키위 등이 1년에도 몇 차례씩 현지 오디션을 진행해 유망주를 뽑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9월에도 SM에 10명이 뽑혔고, 11월에도 한국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현지 오디션이 예정돼 있다. 그만큼 쟁쟁한 유망주들이 많다는 얘기다. 대만 스타들 가운데에도 좡징 출신이 상당수 포진돼 있다. 학교 공연장에서 관람한 좡징 여학생들로 구성된 ‘대만 걸스데이’의 공연은 한국 걸그룹 뺨치는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린슈궤이(林淑貴) 교장, 저우전총(周振聰) 교감, 왕위린(王玉麟) 교무과장 등은 서경대학교 미용예술학과 소개자료를 보곤 “우리 학생들을 꼭 보내고 싶은 대학이다. 이 자료를 학생들에게 소개한 뒤 학생들의 단기 연수부터 한번 추진해 보겠다”고 말했다. 린 교장은 특히 “서경대학교 실용음악학과로 우리 학생들을 보낼 수 있다면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서경대 실용음악학과는 2019년 1학기부터 외국인 유학생 모집이 가능하다.
마지막 방문지는 신베이에 있는 싱우(醒吾)과기대학이다. 재학생 1만 명 규모의 중견대학인 싱우는 기업관리∙재무금융∙유통관리 등 금융 분야뿐 아니라 관광∙요리∙여행∙표현예술∙패션디자인∙디지털디자인∙유행음악 등 폭넓은 전공을 확보한 대학이다. 싱우대학은 특히 한류에 빠져 있는 대만 소비층을 겨냥해 한국의 미용∙실용음악∙디자인∙영상영화와의 긴밀한 교류를 희망하고 있다. 서경대와의 교류가능 면적이 상당히 넓은 셈이다. 천이원(陳義文) 부총장은 “당장에라도 서경대와의 각종 교류 사업을 전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고 “빠른 시일 내에 서경대학교를 답방해 구체적인 협력 분야를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4대 대만대학 순회방문에서 확인한 핵심 메시지는 3가지다.
첫째, 대만은 중국 못지 않은 한류의 소비시장이라는 점이다. 한류를 재료로 한 각종 교육 콘텐츠를 수출할 수 있는 유망한 시장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현지에서 만난 대만 교육계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대만인들이 한국 문화를 매우 사랑한다. 대만 TV를 켜보면 한국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을 고정 방영하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류에 대한 선호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대만 교육계 인사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둘째, 대만의 실용교육 수준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좡징 고교나 싱우대학에서 확인한 실용 교육의 수준은 한국과의 격차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오히려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장비나 환경 면에서는 한국을 압도하는 느낌을 줄 정도다. 다만 감각과 안목에서 아직 부족할 뿐이다. 그러나 이 부분도 신속하게 성장하는 추세다.
셋째, 한국 대학들의 대만 내 노출빈도가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대만에 대한 무관심이 빚은 결과다. 서경대학교가 앞으로 대만을 대상으로 한 각종 교류에 적극 나설 경우 대만 내 한류 교육콘텐츠 공급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는 이유다.
이번 대만 순회방문을 계기로 대만에 대한 관심과 교류, 그리고 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간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서경대학교 미용예술학과 혹은 실용음악학과에서 한류를 공부하는 대만 학생들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김범준 교학부총장과 장타이셩 링둥과기대 재단 이사장이
양교의 협력과 교류를 다짐한 뒤 악수하고 있다.
싱우대학 정문 부근 전경. 멀리 전광판에 서경대 방문을 환영하는 글씨가 보인다.
싱우대학 공연연습실. 공연실 한쪽에는 10여개 규모의 독립된 탈의실이 남녀별로 갖춰져 있다.
좡징고교에 붙어있는 대형 영화포스터.
이 영화에 출연한 주연을 비롯한 상당수의 배우들이 모두 좡징고교 출신이다.
CTBC 교내에 설치된 24시간 영어방송국 스튜디오
CTBC 본관 건물.
건물과 건물을 오갈 때 골프카트 차량에 타고 이동할 정도로 교정이 널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