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서경대학교의 교환학생제도 3 : 2017년 1학기 동안 프랑스의 장모네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활동했던 정서인 양(국제비즈니스어학부 불어전공 4년) 인터뷰
조회 수 9830 추천 수 0 2018.03.15 16:19:44
서경대학교는 2017학년도 1학기 교환학생 선발에서 총 11명의 학생을 뽑아 프랑스, 일본, 대만 등 3개 나라의 대학에 파견했다. 2017년 1월부터 5월까지 프랑스의 장모네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활동했던 정서인 양을 지난 2월 정릉 캠퍼스에서 만났다.
프랑스 남부 생테티엔 거리를 걷고 있는 정서인 양
장겨울 학생기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서인 양: 안녕하세요. 국제비즈니스어학부에서 불어를 전공하고 있는 13학번 정서인입니다.
장겨울 학생기자: 정확히 언제(몇 학기), 어느 학교에서 교환학생 활동을 하신 건가요?
정서인 양: 2017년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 동안 프랑스 남부지역의 생테티엔(Saint-Étienne)에 있는 장모네대학교(Université Jean Monnet)에서 활동했었습니다.
장겨울 학생기자: 교환학생을 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이었으며, 이를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했나요.?
정서인 양: 대학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은 꼭 하고 싶었던 활동이 교환학생이었고, 교환학생 활동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제가 전공하는 언어실력도 더욱 높은 수준으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결정적으로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프랑스의 문화와 제도에 대한 관심을 현지에서 직접 체험을 통해 확인해 보고 싶어 교환학생 활동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활동하기 위해 제일 먼저 어학 자격증부터 취득하였습니다. 장모네대학교의 교환학생으로 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 번째는 프랑스어 능력시험(DELF)에서 B2 이상을 취득한 뒤 바로 해당 학교로 파견되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B1을 취득한 뒤 장모네대학교 산하 어학원을 한 학기 다니는 방법입니다. 저는 두 번째 방법을 선택했는데, 당시 제 어학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현지에서 어학원을 다니면서 현지적응과 어학실력, 두 가지를 동시에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이외에 현지 학교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 교수님과의 지속적인 면담, 비자준비 등을 준비하기 위해 꾸준히 정보를 모으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서경대학교에서 취득한 학점과 교환학생으로서 현지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취득할 학점을 비교해 유불리를 따지는 일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장모네대학교 어학원 내 도서관
장겨울 학생기자: 프랑스에서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정서인 양: 제가 거주하던 지역이 시골이다 보니 도시보다 조용하고 조금 여유로웠지만, 나름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당시 수강했던 강의가 모두 오후 강의여서, 오전에는 과제를 하거나 시장에서 장을 봤었고, 강의 수강 이후에는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해오던 취미인 검도를 프랑스 친구들과 같이 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학교에 갔다가 운동을 다녀오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는데, 가끔 비수기를 노려서 싼 값에 현지 여행을 다니기도 했었습니다. 프랑스에는 프랑스 특유의 느긋함이 있습니다. 프랑스는 12시부터 2시까지, 2시간 동안 점심시간이기 때문에 모든 가게와 관공서, 심지어 몇몇 음식점까지 그 시간에는 잠시 문을 닫습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점심시간을 그들과 같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어서 당황스러웠고 적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점심시간 2시간’이란 느긋함을 즐기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여유로움’의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여유로움을 ‘게으름’, ‘비생산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저 스스로도 이런 여유가 부자연스럽고 부정적으로 느껴졌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이같은 여유로움이 얼마나 삶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점심식사를 한 후 커피를 마시면서 동료와 이야기꽃을 피우는 프랑스인들과 같이 지내면서, 기숙사의 한국인 친구들과 ‘한국은 왜 여유로운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할까’라는 주제로 많은 토론의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생테티엔 지역 내 공원의 광장
장겨울 학생기자: 현지생활을 하기 전에 기대했던 점과 다른 부분이 있었나요?
정서인 양: 프랑스에 대해 가졌던 인식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선진국’이었습니다. 보통 한국기사를 보면 유럽은 주로 긍정적인 뉘앙스로 보도가 되었습니다. 또한 주변에서 사람들이 ‘역시 선진국은 다르다’라고 말하는 것을 많이 듣다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유럽은 선진국’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고, 한국보다 훨씬 좋은 부분이 많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출국할 때도 친구들에게 선진국의 일상을 누리고 오겠다며 호언장담을 했었습니다. 일단 제가 품었던 선진국이라는 그 유럽의 이미지와 가장 일치했던 건 바로 주택보조금이었습니다. 외국인 신분이어도 집세를 낼 때 정부에서 보조금으로 한 달에 약 150유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의료 혜택, 대학교 등록금, 동거 보조금 등을 받는 현지인들을 보면서 사회 안전망이 잘 구축되어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선진국이라는 이미지와 가장 잘 맞아떨어진다고 느꼈던 건 권리에 대해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프랑스 국민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정치뿐만 아니라 동물 보호, 여성 인권, 노동자 인권, 학생 인권 등 모든 문제에 대해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또 그런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는 단체들을 보면서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불편한 점도 많았습니다. 소매치기가 많기 때문에 짐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고 깨끗하지 않은 거리나 여행할 때 그리 안전한 환경이 아닌 것을 몸소 겪으면서,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던 프랑스에도 보완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장겨울 학생기자: 교환학생으로 생활하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점이나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정서인 양: 가장 힘들었던 점은 프랑스의 서류 처리와 날씨 그리고 수업이었습니다. 제가 국제비즈니스어학부 불어전공에서는 처음으로 선발된 교환학생이다 보니, 서경대학교와 장모네대학교 간의 서류 처리 과정에서 많은 마찰이 있었습니다. 교내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해당 서류를 보내라고 하지만, 느긋한 분위기인 프랑스에서는 한국의 급한 처리방식을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저는 이 가운데에서 행정처리를 하느라 큰 부담이 됐었습니다. 다음은 프랑스의 날씨였습니다. 제가 거주했던 생테티엔은 산이 많아서 원래 추운 지역이지만, 기숙사의 난방이 잘 안돼서 옷을 많이 껴입어야 했습니다. 또한 프랑스는 전기세가 워낙 비싸, 온풍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절약해야 하는 유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마음껏 틀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수업이 가장 힘든 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 대학을 포함해 유럽의 거의 모든 대학은 높은 학점을 잘 주지 않습니다. 장모네대학교는 서경대학교처럼 A나 B나 C같이 하나의 등급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20점 만점에 10점을 넘기면 진급, 10점 미만이면 낙제 처리가 되는 방식으로 평가합니다. 특히 절대평가로 점수를 매기는데, 문제는 현지 학생들마저 10점을 못 넘기고 낙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점이 저에게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었고, 수업 하루 전날에는 계속 긴장하느라 잠도 잘 못 잤었습니다. 또한 한국과 달리 프랑스 교수님은 필기 없이 쭉 이어서 설명만 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가끔 영어로 수업하셨지만, 교환학생으로 온 학생은 저 하나뿐이라 프랑스 현지 학생들의 언어수준에 맞게 설명했기 때문에 수업 내용을 단 한마디도 알아듣기가 힘들었었습니다. 다행이었던 점은 현지 교수님께서 매우 친절하셔서 저에게 따로 피드백을 해주시기도 하고, 다른 학생들을 소개도 해주셨습니다. 시험 당일 날엔 너무 자신이 없어서 교수님께 “시험 안 보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러자 교수님께서 ‘왜 열심히 공부했으면서 시험을 안 보는 거니? 괜찮다.’라고 하시면서 다시 안심시켜 주셨습니다. 저는 다시 최선을 다해 시험을 봤고, 시험점수도 10점을 넘어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진심으로 교수님께 감사함을 느꼈고, 매우 행복했었습니다.
장겨울 학생기자: 교환학생으로서의 경험이 이후 학교생활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정서인 양: 가장 큰 도움은 서경대학교에서 프랑스어 과목을 들을 때였습니다. 교환학생 활동 이전에는 원어민 교수님의 수업을 들을 때마다 긴 시간 긴장을 하느라 지칠 때가 많았는데, 교환학생 활동 이후에는 전혀 부담 없이 강의를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말하기, 쓰기, 듣기 실력 모두 전보다 크게 향상돼서 여유롭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다른 전공 수업을 들을 때에도, 프랑스의 문화와 역사, 사회 분야의 주제가 나올 때마다 전보다 빨리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가봤던 장소나 건축물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장겨울 학생기자: 교환학생이란 경험이 장서인 학우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정서인 양: 교환학생은 단순히 보면 그저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교환학생 활동을 ‘퍼즐 맞추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지에서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고, ‘교환학생’이라는 외국인의 입장으로 살아감과 동시에 그들의 생활습관을 몸소 부딪치고 실천하는 하루하루가 퍼즐조각처럼 모여 크고 작은 의미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장겨울 학생기자: 교환학생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내용이나 현지생활에 유용한 팁 등 학우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정서인 양: 프랑스는 한국에 비해 행정업무가 느리게 처리됩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이점을 유의하고 철저하게 서류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서류를 보낼 것이 있다면 빠른 시간 내에 미리 준비하고 확실하게 검토해서 보내야 합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단순히 집과 학교만 왕복하지 말고, 현지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꼭 같이 해보시길 바랍니다. 학교에서 강의만 듣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프랑스어 실력을 늘릴 수 있습니다. 현지에서 프랑스인들만 있는 검도장을 다니다보니 집에서 따로 불어공부를 해야 하는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됐었습니다. 아무리 외국이라도 집과 학교만 왔다갔다 하면 현지문화를 체험할 기회가 적어지므로 현지인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가능한 많이 확보하시길 바랍니다.
장겨울 학생기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정서인 양: 서경대 국제비즈니스어학부 불어전공에서는 처음으로 생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활동을 하고 돌아오게 되어 매우 기뻤고 영광스러웠으며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교환학생제도 시행에 힘써 주신 최내경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학생들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해 많은 경험을 쌓고 오면 좋겠습니다.
< 홍보실 = 장겨울 학생기자 >